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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호 개인전 ‘사진-행위 프로젝트: 밝은 방, 어두운 방...’리뷰

김영태

이명호 개인전 ‘사진-행위 프로젝트: 밝은 방, 어두운 방...’리뷰  

사진적인 재현에 대한 탐구를 하는 사진행위

 

전시기간: 2013. 12. 12 - 2014. 1. 5

전시장소: 갤러리 현대 본관 



글: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시각 예술가들은 오랫동안 재현의 문제에 천착했다. 화가들의 오랜 꿈이 현실을 완벽하게 실재처럼 재현하는 것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원근법에 대한 인식이 없었기 때문에 실재와 간격이 있는 이미지를 재현한 것이다. 

하지만 15세기부터 원근법에 대한 인식이 싹트면서 카메라의 원형인 카메라옵스큐라 Camera Obscura를 이용하여 이미지를 재현하는 방식이 일반화되기 시작했다. 화가들의 꿈이 과학의 힘으로 실현되었다. 즉 카메라는 어느 천재적인 화가의 그림보다도 완벽하게 현실을 재현했다. 카메라렌즈의 광학적인 특성으로 원근감의 문제가 해결되었고, 외형도 실재와 같은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이미지를 재현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예술과 과학이 융합된 결과이다.


그런데 사진가들도 오랫동안 현실을 완벽하게 재현하는데 몰두했다. 사진이 현실을 완벽하게 재현해서 보여주자 화가들은 현실의 재현을 포기하고 현실에 자신들의 미적인 견해를 담아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와는 다르게 19세기 초기 예술 사진가들은 회화의 미학에 뿌리를 두고서 출발했다. 또한 초기 사진술은 기술적인 미비로 인하여 현실을 좀 더 현실답게 재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초상사진사를 비롯한 초기사진가들은 필름의 감광도, 렌즈의 재현능력 등을 항상 시키는데 몰두했다. 사진가들도 과거에 화가들처럼 현실을 실제처럼 재현하는 것이 미학적으로 중요했다. 이와 같은 미학적인 태도는 테크놀로지의 한계지점이 극한점까지 도달한 현재도 중요하다. 특히 이제는 디지털카메라가 아날로그카메라의 재현능력을 완전히 극복했다. 그만큼 재현이 동시대 예술의 지형에서도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명호는 이와 같은 사진가들의 미학적인 태도에 근거를 둔 사진작업을 지난 10 여 년 동안 해왔다. 작가는 나무가 있는 풍경을 재현하는데 있어서 나무의 배경에  거대한 흰색 천을 설치하고서 사진을 찍었다. 마치 거대한 캠퍼스에 나무를 사실적으로 그린 것처럼 느껴진다. 그 이후 작업에서는 사막 한복판에 천을 길게 늘여서 설치하고서는 멀리서 재현했다. 마치 사막 한가운데에 바다물길이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막 자체가 거대한 캠퍼스 혹은 그림처럼 느껴진다.


이번에 갤러리 현대에서 개최한 전시에서는 전시공간을 밝은 방과 어두운 방으로 구분해서 전시작품을 설치했다. 밝은 방에는 초기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나무가 있는 풍경을 재현한 결과물을 전시하였다. 또한 결과물만 대형사이즈로 프린트해서 전시한 것이 아니라, 작품을 제작하는 작업과정을 기록한 사진도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어두운 방에는 사막에 천을 설치하여 바다물길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이미지를 전시했다. 그와 더불어서 영상작품도 같은 공간에 설치해서 보여준다. 

사진설치와 영상설치가 어우러져진 동시대적인 전시구성이다.


작가는 사진술발명이전에 화가들이 몰두한 문제이자, 초기 예술가들이 천착한 재현의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사진의 본질에 대한 미학적인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사진적인 행위이자 퍼포먼스와 같은 행위이기도 하다. 

작업의 도구와 결과물은 사진적인 것이지만, 작업과정과 개념은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작동하고 있다. 그러므로 작가의 작품이 미술제도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가장 사진적인 행위와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현대미술의 장안에서 작동하는 이론에 뿌리를 둔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동시대 예술의 지형에서는 장르간의 경계가 이미 오래전에 무너졌다. 한국예술지형에서도 1990년대를 지나면서 장르간의 벽이 무너지기 시작하여, 2000년대부터는 장르의 경계가 의미가 없어졌다. 이명호는 작품의 개념과 활동반경에 있어서 그러한 변모된 예술의 지형을 상징하는 작가 중에 한사람이다. 이번전시도 그러한 동시대 예술의 지형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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