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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에드워드 힉스, 고립의 생태학

반지원

에드워드 힉스, 평화로운 왕국, 캔버스에 유채, c.1834,

ⓒNational Gallery of Art


에드워드 힉스(Edward HICKS, 1780-1849)만큼 자신을 화가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미술을 경박하고 하찮은 예술로 취급했으면서 당대의 가장 독창적인 미술가 중의 한 명으로 기억되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의 그림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한 스타일은 그가 그림을 독학으로 배운 까닭과 무엇보다 그가 스스로 미술계를 멀리했던 퀘이커교도로서의 종교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일에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종교적 신념에 부합하는 <평화로운 왕국> 연작에 몰두하였다. 그러한 나름의 시도들은 당시의 미술적 관례로부터 동떨어진 신선함을 가져다주었고, 결과적으로 그는 위대한 민속화가로 남게 되었다. 

예술가와 사회의 관계는 단순히 어떻게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확실한 사실은 그에게 직면했던 뜻밖의 제약이 뜻밖의 창조성을 낳았다는 것이다. 화가를 정신적으로 가둔 고립된 여건은 그를 유일한 존재로 만들었다.

비단 미술에서 드러난 예만이 아니라 고립에는 자체적인 생명의 회복력이 있다. 갈라파고스 같은 외딴 군도에서는 독특한 생물학적 진화가 발생하며, DMZ처럼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새로운 생물종들이 출현한다. 결국 일정하게 고립된 환경으로부터 촉매된 생명의 진행 방향은 생태계를 형성하는 유전자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고립의 생태학적 특질은 인간사회와 예술의 다양성과도 결부된다. 나는 오늘날과 같은 개방과 소통의 시대가 반드시 예술가의 창조성에 긍정적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나 트럼프의 당선과 같은 서구의 변화는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고립의 순수성을 적극적으로 자각하기 시작했다는 반영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예술가는 타인의 영향력에 대한 과다한 노출로부터, 그리고 스몰 브라더의 감시와 폭력으로부터 진정한 자신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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