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택 사진전 ‘Process’리뷰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미술에서도 사진이 중요한 표현매체들 중에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미술작품 수집가들과 상업 화랑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진에 대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사진전시회 특히 개인전도 점점 더 많이 열리고 있다.
그래서 현재 한국에서 사진을 표현매체로 작업하는 작가들은 다른 작가들과 차별화된 사진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새로운 표현형식과 소재를 찾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독창적이라기보다는 유명한 작가들의 아류작에 머물고 있다. 많은 사진인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는 한국사진의 현실이다.
오상택은 자연풍경을 배경으로 모델들을 고용하여 특정한 상황을 연출하여 사진을 찍는다. 이번에 인사아트센터에서 전시 하는 작품들도 퍼포먼스를 연출하여 찍은 사진들이다. 그런데 이작가가 보여 주는 작품들은 내용과 표현형식이 광범위하다. 정적인 느낌의 사진이 있는가 하면 현대사회의 특정한 현실을 풍자하는 듯한 사진도 있다.
전시 작품 모두가 초대형 사이즈인데 컬러가 아름답고 프린트의 완성도도 뛰어나다. 이러한 부류의 사진은 캐나다 작가 제프 월의 작품에서도 볼 수 있고 조금은 형식이 다르지만 미국작가 크루드슨도 특정한 현실을 작가의 주관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연출한 사진을 발표하였다. 국내작가들 중에도 김상길이 이와 유사한 작품을 발표하여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오상택 작품의 특징은 작품의 스케일이 다른 국내작가들에 비해서 크고 프린트의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빛을 거의 완벽하게 제어하여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그리고 전시작품의 내용이 다양해 조금은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에 오상택이 전시하는 작품의 내용과 형식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세련되고 성숙된 사진기술과 완성도 높은 프린트 결과로 인하여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번 전시회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젊은 작가들의 고뇌와 한국사진의 현실을 반영하는 전시회로 기억될 것이다. 좀 더 주제가 명료하게 다가오는 다음 전시회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