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9세기 발명 당시에는 예술이 되기 위해서 회화를 모방하였고, 그 이후에는 독자적인 미학을 정립하기 위해서 회화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였다. 그런데 일방적으로 어느 한 분야가 영향을 받았기보다는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특히 1960년대에는 개념미술과 사진이 만나고,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미술가들이 적극적으로 사진을 수용하면서 그 경계가 모호하게 되었다.

공미숙은 바다를 작가 자신의 느낌 그대로 자유롭게 그렸다. 중후하고 무거운 느낌으로 그린 것도 있고, 조금은 경쾌하고 밝은 느낌으로 그린 것도 있다. 사실적으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적 주관을 적극적으로 개입시켜서 그린 결과물이다. 그런데 실제 전시작품은 그림 그 자체를 전시한 것이 아니라 디지털 카메라로 자신이 그린 그림을 촬영한 이후에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를 한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다.

작가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이유를 존재의 부재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라고 작가 노트에서 밝히고 있다.


이번에 전시 작품은 전시작품의 크기도 다양하고 작품의 형태도 직사각형에서부터 파노라마포맷까지 다양하다. 디지털 카메라가 일반화되면서 사진 찍는 기술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되었다. 그 결과 미술작가들도 스틸카메라와 사진을 이용하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그것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그림 자체의 느낌과 디지털 프린트 용지의 느낌이 어우러져서 이미지의 무게감이 상승하였다. 그래서 그 결과물이 단순하게 느껴지면서도 보는 이들의 감성과 이성을 깊이 자극한다.

바다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곳이다. 작가는 그러한 바다를 자신의 미적 주관과 감성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독특한 결과물을 생산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사진적인 프로세스와 결합하여 또 다른 의미의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하였다.

디지털 시대, 이미지의 시대를 잘 반영 하는 전시회이다.





전시기간 : 2007.7.4~7.10 전시장소: 갤러리 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