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특정한 사회문화적인 현실을 보여주는 사진전
김영태
이상영 사진전 ‘뉴 타운’ 리뷰
2007.11.01-2007.11.14 공근혜갤러리
전통적인 풍경사진은 사진술 발명 이전의 회화와 마찬가지로 자연풍경을 표현대상으로 삼는다. 하지만 1970년대에 미국에서 기획된 '새로운 지형학적' 사진전 이후 많은 사진가들은 자연풍경 보다는 인공적인 풍경, 도시 풍경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것은 문화의 중심지가 농촌에서 도시로 변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인간 삶의 모습과 구조적인 환경이 자연적인 것에서 인공적인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다.
사진작품을 비롯한 모든 예술작품은 동시대 정치·사회·문화적인 현실의 반영이다. 그것의 여러 대표적인 예들 중 하나가 인공적인 풍경과 도시풍경을 찍은 사진작품이다.
이상영은 대도시 주변에 생기고 있는 '뉴 타운'을 찍었다. 도시는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바깥으로 뻗어나가는데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대도시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상영은 그러한 도시의 팽창을 오랫동안 찍어 왔는데, 이번 전시회에서도 그것을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날씨가 흐린 날에 사진을 찍는데, 그 결과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가 차분하고 정서적이다.
작가는 대형 카메라를 사용하여 특별한 표현 기법 없이 '뉴 타운'의 모습을 기록하였다. 자신의 주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가능한 중립적인 태도로 관찰하고 기록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최종 결과물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앵글과 카메라 거리도 큰 변화 없이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고 작품의 전체적인 톤도 일관성을 유지한다. 하지만 날씨가 흐린 날에 촬영한 탓에 셔터 속도가 느려서 작품에 따라서는 바람의 흐름이 느껴지고, 색 온도가 낮아서 묘한 분위기의 컬러가 생성되어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최종 결과물의 대형 프린트 사이즈와 독특한 컬러가 상호의미작용 하여 장식성이 느껴지는 결과물이 되었다.
전시작품들 중에는 한적하고 정적인 분위기에서 바람이 느껴지기도 하고, 저 멀리 현대적인 건물이 보이는 장면도 있어 초현실적인 느낌과 묘한 시각적인 재미를 주기도 한다. 이번에 이상영이 전시하는 작품들은 새로운 주제와 표현형식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동시대 특정한 사회문화적인 현실을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고, 보는 이들의 감성도 깊이 있게 자극한다. 그래서 의미 있는 전시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