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과 정서가 잘 드러나는 유승연 사진전
김영태
유승연 사진전 'Out of-sight' 리뷰
사진은 카메라 메커니즘과 필름의 화학적인 작용 그리고 사진가의 이성과 감성이 의미 작용하여 생성된 최종 결과물이다. 그래서 그 결과물은 작가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작가가 자신의 관심사와 정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행위이다. 따라서 작가가 찍은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그것에서 작가를 느낄 수 있다.
유승연은 핀홀 카메라를 이용하여 숲에서 풀잎을 찍었다. 핀홀 카메라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카메라에 렌즈가 부착되어있지 않고 바늘구멍 크기 정도의 구멍만 뚫려 있는 카메라이다. 그래서 그 카메라로 찍은 결과물은 이미지가 모호하고 선명하지 않다. 다분히 감성적이고 차분하게 보는 이들의 감정에 호소한다.
이번에 유승연이 전시하는 작품들도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가 강하게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보다는 무엇인가 조용하고 은밀하게 속삭이듯이 다가온다. 사진은 시각예술이지만 차분하게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처럼 느껴지는 작품도 있는데 유승연의 사진이 그것을 느끼게 한다.
유승연은 차분하고 감성적인 성격을 소유하고 있다. 그리고 30대 젊은 작가이지만, 끼가 넘치고 발랄하기보다는 차분하고 사색적이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작가의 그러한 성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작가의 감성과 정서가 잘 드러나는 전시회이다. 하지만 전시작품의 상당수가 중복되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좀 더 명료하게 주제가 드러나는 다음 전시회를 기대한다.
2007. 11. 15-11. 28, 장소 | 갤러리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