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도시의 문화적인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전시회
김영태
방명주 사진전 '헬리오폴리스(Heliopolis)' 리뷰
사진은 카메라라는 도구를 이용하는 표현매체이다. 그러므로 카메라메커니즘과 필름의 특성을 잘 이용하여 작가 자신의 작업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표현대상이라도 메커니즘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와 작업의 내용이 달라진다. 그래서 작가는 깊이 있고 명료한 주제를 정하는 것 외에도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방명주는 2003년도부터 주제와 표현방식을 달리하면서 꾸준히 자신의 작업세계를 펼쳐보여 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도시의 밤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네온사인을 표현대상으로 삼아 영상화하여 보여 주고 있다. 작가는 사진과 함께 단채널 비디오 작품도 함께 전시하고 있는데, 도시의 밤에 대한 느낌을 네온사인을 이용하여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전시작품 중에는 아스팔트에 고여 있는 물에 비친 네온사인을 영상화 한 것도 있고, 흔들린 이미지로 시각화한 작품도 있다. 현대도시의 문화적인 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전시작품 대부분이 컬러가 현란하고 자극적이다. 그리고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시작품 사이즈가 대형이고 보는 이들의 감정에 호소한다.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주제가 명료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일부 작품의 프린트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리얼리티가 사라진 작품이기는 하지만 대형프린트 사이즈에서 입자가 거친 것은 시각적으로 장식성을 감소시킨다. 그러므로 작품의 전체적인 이미지 형성에 프린트 완성도가 중요한 작용을 한다.
방명주는 자기 작업에 대한 자기 이론이 분명한 작가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에 대한 자기 이론도 분명하다. 그래서 그것이 작품의 완성도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 하지만 결과물의 완성도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도 중요하다. 그것이 보완된다면 좀 더 설득력 있는 결과물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사진적인 프로세스와 작가의 작업에 이론이 상호작용하여 작품이 성립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적인 표현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 주는 전시회이다. 이 전시회가 밑거름이 되어 좀 더 완성도 높은 다음 작품이 생산되기를 기대한다.
2007년 11월 21일 ~ 12월 4일 | 갤러리 스케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