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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상자-아트스타Ⅳ 김경렬: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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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전 시 명: 2024 유리상자-아트스타Ⅳ 김경렬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
    전시기간: 2024. 10. 11.(금) ~ 12. 22.(일) ※매주 월요일 전시 없음
    작가만남: 2024. 10. 11.(금) 18:00
    전시장소: 봉산문화회관 2층 아트스페이스
    코디네이터: 신강호 depcon@naver.com
    기     획: 봉산문화회관
    문     의: www.bongsanart.org, 053-422-6280
           페이스북(bongsanart), 인스타그램(bongsanart_)

 


전시소개
 

2008년부터 이어진 봉산문화회관 기획 「유리상자-아트스타」 전시공모 선정작가展은 동시대 예술의 새로운 시각과 담론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이 전시는 봉산문화회관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공간인 유리상자(=아트스페이스)에서 펼쳐집니다. 사면이 유리로 이루어진 유리상자는 미술관의 화이트큐브와 같이 폐쇄적인 공간이 아니라 외부에서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구조로, 설치된 작품을 언제든지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객에게 열려있는 생활 속 예술공간입니다.

「유리상자-아트스타」는 이러한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담고자 기획된 전시공모 프로그램으로, 작품 형태와 형식에 있어 제한과 한계를 넘을 수 있도록 작가의 도전정신을 북돋아 실험적인 미술작품을 창작하는 공간의 창조적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지역의 경계 없이 역량 있는 작가들이 누구나 참여해 참신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전국공모 예술가지원프로그램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2024년 「유리상자-아트스타」 전시공모 선정작 네 번째 전시, 유리상자-아트스타Ⅳ에서는 김경렬 작가의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를 소개합니다.

그간 재활용 재료를 사용한 정크아트 작업을 주로 하여 작품을 소개해 온 작가는 이번 공모에서 유리상자를 작은 어항 속 세상으로 해석하여 바쁘게 살아가지만 어려운 현실의 벽에서 벗어나고 싶은 현대인을 투영시킨 나뭇잎으로 만든 ‘만타가오리’가 비상하듯 헤엄치는 모습의 설치작품을 설계했습니다. 

작품은 자연 재료를 사용해 나뭇가지로 뼈대를 만들고 종이죽으로 만든 수많은 플라타너스 잎 조각들로 채웠습니다. 마치 철새 떼가 더 나은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모습도 연상하게 합니다. 내부에는 LED조명을 설치해 나뭇잎 틈에서 숨 쉬는 생명의 빛이 뿜어져 나오도록 제작하였습니다. 만타가오리의 실제 크기와 유사하게 제작된 작품의 머리와 몸통 부분은 유리상자 내부 중앙을 넓게 차지하는 한편 꼬리는 유리상자의 바깥에 설치하여 공간의 내·외부를 연결·확장시킵니다. 공모 당시에는 제작물의 크기를 5m 정도로 계획했지만, 이번 전시를 인생에 다시 올 수 없는 도전이라 생각한 작가는 유리상자 공간을 가득 채워 크기의 한계를 극복해 보고자 했습니다. 

특별히 이번 유리상자 전시는 작가의 요청에 의해 낙엽을 많이 볼 수 있는 가을에 시작됩니다. 나뭇잎이 낙엽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게 소멸되는 과정이지만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작가에게 있어 무성히 자라나고 낙엽이 되어 사라지는 나뭇잎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환적 초상이었습니다. 

나뭇잎들의 군집으로 만들어진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를 통해 작가는 한계를 극복하고 세상 밖으로 나아 가려는 자유로운 날갯짓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현대사회의 어두운 면을 밝음으로 이끌어 내는 작업을 통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긍정적인 믿음을 갖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기존 작업들과 맥락을 함께하는 작품 속에는 유한한 시간 속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를 넘어서고자 하는 긍정적 태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에게 있어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작업 인생의 전환점과 좌표를 같이 합니다. 현재의 주어진 조건에 좌절하지 않고 예술로 승화시키는 도전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전시를 통해서 김경렬 작가가 도전하고 극복하고 성장하고자 하였듯, 삶을 밝게 바라보고 나아가는 긍정의 메시지가 관람객에게 닿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 안혜정



작가노트 

변하지 않는 게 있을까?
나의 작업은 무에서 유로 창조하는 게 아니라,
변화되는 것을 내가 경험하고 느낀 감정으로 변화시켜 전달함이다.
존재의 소멸과 순환의 과정은 매 순간 새로운 창조로 변화한다!
현대에 만들어진 생산물과 계절 속 나뭇잎의 모습은 유한의 시간 속에 변해가고 사라지는 우리들의 순환적 초상이다. 

이것은 나를 포함한 지금의 현대인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AI시대에 앞으로 겪어야 할 번아웃, 공허함에 대한 자각을 통하여 긍정의식을 가지고 극복함을 표현하고자 한다.

상처는 시간의 변화 속에서 치유되며 극복을 통해 성장한다.
 

“생성과 소멸 그리고 순환”

그 안에 담긴 유한한 삶에 대한 자유의지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기회이다.
우린 매일을 살며 하루만 죽는다.
죽음에 대한 명확성과 언제 죽을지 모르는 모호함 속에 매 순간 나를 마주하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여정은 각자의 몫이지 않을까?
흘러가는 변화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매 순간 예측하기 어려운 삶의 집착에서 벗어나 현실에 주어진 소임을 다하며 소멸되는 순간까지 변화에 순응하며 나를 행복하게 하는 아름다움에 몰입하며 살아가다 보면, 불안하지도 들뜨지도 않는 사계절과 같이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초연한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우리가 자연의 순환을 믿는다면 모든 게 변화되고 사라져도 절망 대신 희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멸이 아름다운 건 그것이 끝이 아니라 유한한 삶에서 무한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작가 / 김경렬

 

 

작품평문

김경렬의 순환 조각 – 비상하는 만타가오리

 

예술을 흔히 언어 또는 지식의 도구라고 한다. 이러한 예술의 잉태에는 작가의 고유한 시간이 담보됐다. 예술작품을 작가의 고뇌와 유희의 소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이다. 예술은 뿌리 끝에 고인 골수를 짜내는 일이기도 하다. 작가 김경렬의 작업 태도에서 일련의 과정이나 열정과 마주하곤 한다. 김경렬 작가의 근작은 생성과 소멸, 순환이라는 관계 구도를 유지한다. 이번 유리상자展에 설치한 작품도 이와 같은 관계가 작업의 중심축을 차지한다. 

유한한 존재임을 자각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던져보았을 질문이 ‘죽음’ 아닐까. 죽음의 불가피성은 우리 마음을 무겁게 짐 지우곤 한다. 김경렬은 일찌감치 유한한 삶을 인식하고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자문자답하곤 했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숨이 멎는다는 사실보다 그때가 언제일지 모르는 막연함이 우리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것 아닐까 한다. 불안심리는 김경렬 작가에게 ‘재생’과 ‘부활’이라는 작업방식을 부추긴 창작의 모멘트(Moment)인 셈이다. 바로 유리상자에 설치한 가로 7m 70㎝, 폭 6m, 높이 1m 90㎝의 거대한 만타가오리의 탄생 배경이다. 

미래 지향형의 큰 포부는 희망과 같은 삶의 좌표를 앞세운다. 반대로 죽음이라는 주제에 함몰되면 불안심리가 깊어진다. 유리상자 내부를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외벽을 뚫고 나온 거대한 만타가오리가 삶과 죽음을 대하는 인류의 역사를 반추한다. 작가에게 잠재된 자유의지의 표출일 수도 있다. 어느 한쪽이거나 또는 양가감정 모두 관람자의 몫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작품의 관심 포인트가 부활한 생명체의 거대한 몸집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작가가 재생시킨 생명체가 유리상자 안에서 비상하는 것을 목격한다. 다음은 김경렬 작가의 작업 의지에 귀 기울일 차례다. 

플라타너스 잎 수천 개가 한데 어우러졌다. 연접한 나뭇가지 뼈대가 몸 전체의 균형을 잡아준다. 애초에 나뭇잎들은 찬 겨울을 뚫고 피어난 어린 새싹이었다가 이글거리는 여름의 태양 아래에서 원숙함을 갖추어 온 가을의 생명체였다. 가지에서 분리된 잎들은 건조함을 견디다 못해 바스락거리며 부서졌겠지만 작가가 생명력을 불어넣어 줌으로써 본래의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한다. 물감을 먹은 종이 죽이 그 재료이다. 재생한 나뭇잎들은 일반적인 형태에 기초하고 있으나 개체를 해체해보면 디지털 화면의 픽셀을 닮았다. 어머니 자궁 속에 착상하여 하나의 개체로 자라는 태아를 연상하게도 한다. 인드라망처럼 서로를 비추면서 반사되어가는 잎들의 의 관계에서 작가가 추구하는 작업의 방향성을 읽게 된다. 

만타가오리와 만타가오리 모형 사이에는 절대 극복할 수 없는 차이가 존재한다. 변용의 과정을 거친 융합의 느낌은 새로운 신체적 탄생이자 정신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평범한 것이 예술의 기반이 되었다. 정리하면 정크아트(Junk Art) 또는 아르테 포베라(Art Povera)에 가까운 작업방식이다. 이러한 작업방식이 인간 심리 저 깊은 곳에 있던 어떤 것에 응답한다. 작가의 무의식 속에 잠재된 사유의 반영은 아닐까. 유리라는 투명성이 화이트큐브에 익숙한 전시에 제동을 건다. 그럼에도 만타가오리는 꼬리를 유리 외벽으로 뻗어내 불편을 해소한다. 새로운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우리의 시야를 무한대로 확장 시켜준 작가의 공간 해석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이 모든 것은 작가에게 체화된 삶의 태도일 공산이 크다. 

발터 벤야민이 아우라 상실의 시대를 선포한 후 예술은 감추기 위한 것(제의의 수단)이 아니라 드러내기 위한 것(전시의 목적)이 되었다. 예술에서 신성한 뭔가 특별한 아우라 같은 것을 기대하는 이유는 예술작품 안에서 우러러볼 만한 요소를 찾으려는 전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느껴야 하고 전달해야만 한다는 사고체계에 익숙한 우리에게 제시할 단일한 평가 기준은 사실 없다. 다만 예술을 너무 진지하게만 바라보지 않을 새로운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현대임을 상기할 필요는 있겠다. 소중한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초상화의 기능처럼 예술작품은 이제 반드시 소중하게 여기고 멀리서 바라만 봐야하는 대상이기를 거부한다. 위계나 질서를 부정하며 궤도를 벗어나는 일이 두려움을 동반하지만 어떤 대상을 붙잡고자 하는 것이 때론 집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노자가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이라 하였듯이 이름을 붙이는 순간 실재는 사라진다. 

분명한 것은 보는 것과 느끼는 것 모두 관람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김경렬의 ‘순환 조각-비상하는 만타가오리’도 마찬가지다. 정신과 물질의 순환구조를 조각이라는 고정태에 버무려서 비상을 도모하는 김경렬의 예술 행보를 응원한다.

 

수성빛예술제 총감독(미술학 박사) / 서영옥

 
 
작가 프로필

 

김경렬 金敬烈 Kim Kyunglyul

 
 

영남대학교 조형대학 미술학부 조소과 졸업

 

 

개인전

2024  유리상자-아트스타Ⅳ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 봉산문화회관, 대구

2023  나뭇잎 향연, Space129, 대구

 
단체전

2024  한국조각협회전, 갤러리 코사, 서울

          우리가 하려는 그 무엇!,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23  그것이 인생이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대구 청년미술가들의 몸짓, 아양아트센터 아양갤러리, 대구

2022  함께하는 Q&A,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강에 비친 달, 달성군청 참꽃갤러리, 대구

          다부동 미술 구하기, 갤러리오모크, 칠곡

          강에 비친 달, 달성군청 참꽃갤러리, 대구

          한국조각가협회전, 갤러리 코사, 서울

          대백아트페어, 대백프라자갤러리, 대구

2021  런 투게더, 달성군청 참꽃갤러리, 대구

          한국조각가협회전, 갤러리 코사, 서울

2019  달성, 조각 꽃피다, 달성군청 참꽃갤러리, 대구

2018  한국 조각의 현장 속으로, 수성아트피아, 대구

 

수상 및 선정

2024  유리상자 아트스타 선정, 봉산문화회관

2021  칠곡호국평화기념관 조형물 설치

2020  대한민국 환경사랑공모전 대상 수상, 대구환경공단

2006  대구미술대전 우수상 및 특별상 수상, 대구은행 본점

 

작품소장

대구환경공단, 대구은행 본점

 
 
이 메 일: ani9009@naver.com

 
 

하단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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