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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공작소 - 최상흠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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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람일정 : 2024. 10. 23.(수) ~ 12. 22.(일) ※ 매주 월요일 전시 없음
  ■ 작가만남 : 2024. 10. 24.(목) 18:00

  ■ 장  소 :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2층)
  ■ 기  획 : 봉산문화회관
  ■ 문  의 : www.bongsanart.org, 053-422-6280
           페이스북(bongsanart), 인스타그램(bongsanart_)

 

전시 소개

올해 마지막 기억공작소의 전시로 최상흠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 2009년 우리회관에서 개인전을 한 최상흠 작가는 2015년, 캔버스를 바닥에 뉘어놓고 그 위에 아크릴물감을 섞은 레진몰탈을 반복적으로 부은 ‘레진몰탈 캐스팅’ 작업을 3전시실 개인전에서 선보였다. 이번 기억공작소의 <3개의 에피소드>는 최근 그의 작품과 다른 모양새의 작품을 기존과 동일한 제작방식인 캐스팅(Casting)을 통해 선보인다. 

전시실 바닥을 수백 개의 분홍색 조각들이 차지하고 있다. 몽글하고, 동글한 모양새가 꽃봉오리 같기도 밟혀서 눌린 것 같기도 한데, 바로 옆 사진 속에는 이것들이 풀밭에 늘어져 있다. 석고물과 실리콘을 사용하여 본을 뜬 뒤 레진으로 캐스팅한 <분꽃>은 문자 유희의 첫 작품인 1993년도의 ‘도가도 비상도(刀伽刀匕箱刀)’처럼 ‘동음이의어’ 작업이다. 더 가까이 다가가 보면 그것은 들판에 퍼질러진 소의 똥 모양이며, 작가는 똥糞(분)과 꽃花(화)로 표기한다. 정면의 벽면에 수많은 종이들이 자리하는데 이것은 먼지를 뗄 때 사용하는 ‘돌돌이’이며,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의 기록으로 <먼지 달력>을 만들었다. 이는 ‘레진몰탈 캐스팅’ 작품의 매끈한 표면에 묻은, 봄에는 황사와 꽃가루, 여름엔 작은 벌레 등 성가신 것들을 떼어내는 수고스러운 경험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마주보이는 낮은 공간의 천장에서 바닥까지 닿을 듯 흘러내리는 8겹의 작품은 <흘러내리기>이다. 이는 뉘어둔 캔버스 위로 부은 레진몰탈이 색채의 깊이를 만들고 남아 측면으로 배설되는 尿(뇨)의 모양으로 흘러 굳혀진 것으로, 이것을 정면으로 가지고 오기 위해 캔버스를 세워 매달아 천 대신 비닐을 씌웠다. 최종적으로는 이 지지체들을 모두 떼어내고 조색된 물감 그 자체를 전시하여 행위의 중첩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초기작과 최근작을 제작하는 과정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인지하지 못하던 것을 사유를 통해 새롭게 인지하게 된 경험을 시각화한 것으로, 힘을 들이지 않아도 생산되는 糞(분), 尿(뇨), 티의 모양을 빌려온 것이다. 이것은 상상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관객 스스로 일상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장치가 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을 완성 한 후 은유하는 글을 연필로 적어 두었고, 이를 위해 책과 페이지를 선정하여 활자와 타공, 읽는 순서를 설명해 두었다. 그리고 작품과 함께 배치하여 사유의 깊이를 더욱 강조하고, 관객이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생각하게끔 유도한다. 들여다보기를 통해 일상의 단순한 현상들을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사건으로 만든 이번 전시는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를 허물고, 삶 속 의미를 되새기며, 예술의 과정과 결과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사유와 감각을 자극하며, 일상 속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김영숙

 
 




평론글

최상흠의 '회화를 통해 회화 벗어나기'

 

  우리는 ‘최상흠 작가’ 하면 무엇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명 ‘인더스트리 페인팅(Industry painting)’을 떠올린다. 그런데 이번 봉산문화회관 기억공작소에 전시된 그의 작품들은 우리의 선입감을 뒤집는다. 관객이 기억공작소로 들어서면 전시장 바닥에 설치된 화려하고 부드러우며 맑고 밝은 화사한 일종의 ‘파스텔 컬러’의 사물들을 만난다. 핑크 사물들은 마치 자석처럼 관객을 끌어당긴다, 머시라? 그것이 분홍색 꽃들로 보인다고요? 뭬야? 그것이 카네이션으로 보인다고요? 최상흠은 그 작품을 <분꽃(糞花)>(2024)으로 작명한다. 그는 ‘분꽃’의 ‘분’을 ‘분홍색’이 아니라 ‘똥(糞)’으로 표기해 놓았다. 네? 그렇다면 그것은 똥으로 꽃을 제작한 것이냐고요? 최상흠의 육성을 들어보자. “‘분꽃’은 소똥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소똥은 2023년 초여름 서산의 한 방목장에서 채집했습니다. 캐스팅이 가능한 재료인 레진에 쇳가루를 혼합해서 형틀에 붓고 떼어냈습니다. 쇳가루를 혼합해서 떠낸 결과물은 아쉽게도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후 평소 사용하는 조색 재를 혼합해서 얻은 결과물 중에서 붉은 색조의 쇠똥으로 결정했습니다. 그 시점에 누군가가 ‘꽃 같다’라고 해서 ‘금분(金糞)’이 ‘똥 꽃(糞花)’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최상흠은 전시장 바닥에 <분꽃>을 설치하고 전시장 벽면에 사진 작품 한 점도 전시해 놓았다. 그것은 그의 청도 작업실 서북쪽 정원 바닥에 <분꽃>을 설치하여 밤에 촬영한 사진을 무광 인화지에 인화한 작품이다. 머시라? 관객이 <분꽃>을 밟아도 되느냐고요? 뭬야? 똥을 밟으면 운이 나쁘게도 좋지 않은 일을 겪게 된다고요? 네? 똥 밟는 꿈을 꾸면 생각지도 않은 재물이나 행운이 들어온다고요?

관객은 <분꽃>을 보고 고개를 들면 거대한 벽면에서 분진(粉塵)을 만나게 된다. 어떻게 벽면에 먼지들이 묻어있는 것일까? 관객은 궁금한 나머지 벽면의 먼지들로 한 걸음 다가간다. 오잉? 그것은 마치 두루마리 휴지처럼 수직으로 끊어 사용하는, 돌돌이(tape cleaner)에 묻은 먼지 수백 장을 벽면에 설치한 것이 아닌가? 각각의 테이프 클리너에는 먼지들과 일자와 장소가 적혀 있다. 그는 1년 치인 365장을 설치해 놓았다. 그는 그것을 <먼지 달력>이라고 명명 하면서 다음과 같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힌다. “저의 ‘인더스트리 페인팅’ 작업은 먼지, 송홧가루, 황사, 날벌레, 작업실의 온도와 습도 등이 변수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작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예민해지기 마련이지요. 스스로 무덤덤해지기를 수없이 다짐해 보지만 레진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동안은 감수해야 할 숙제죠. <먼지 달력>은 이물질과의 긴장 관계에서 구체화되었습니다. 불편하고 귀찮은 존재라고 여겨지는 것들은 자기중심적 사고의 결과물이고, 보잘것 없이 보이는 존재도 실은 각각의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최상흠의 <먼지 달력>은 ‘인더스트리 페인팅’ 작업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한 먼지를 아예 ‘작품’으로 전환한 작업인 셈이다. 그의 <먼지 달력>은 <분꽃>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캐스팅’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그것은 ‘먼지로 그린 그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그것을 일종의 ‘먼지 드로잉’ 혹은 ‘먼지 회화’라고 부르고자 한다.

관객이 <먼지 달력>을 보고 돌아서면 기억공작소의 또 다른 공간에 설치된 작품을 만난다. 그것은 폭 2미터와 길이 3미터에 달하는 물감들이 마치 폭포수처럼 흘러내린 형국이다. 그는 ‘흘러내리기’ 작품을 앞/뒤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8점을 설치해 놓았다. 머시라? 그것은 어떻게 작업된 것이냐고요? 그의 육성을 들어보자. “‘흘러내리기’ 작업은 패널이라는 구조체가 없다. 먼저 천이 아닌 비닐을 씌운 패널을 세워놓고 뒤쪽으로 흘러내리지 않게 장치한 후 패널의 위쪽 모서리 면에서 물감을 부어 비닐을 씌운 면으로 ‘흘러내리기’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흘러내리기’ 작업은 패널과 비닐이 제거된다. 별도의 지지체 없이 물감의 물성만으로 지지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패널이나 캔버스의 두께 면이 없다. 옆에서 볼 때 물감 층으로 두껍게 편편해진 위쪽의 모서리 면과 흘러내린 흔적으로 채워진 정면이 ‘ㄱ’자 구조를 이루며, 물감의 피부층만이 남는다.” 최상흠의 ‘인더스트리 페인팅’은 산업용 투명 레진 몰탈에 아크릴 물감으로 조색한 다음 경화제를 혼합한 물감을 나무패널에 씌운 캔버스 천에 부어서 제작한다. 따라서 물감은 캔버스의 가장자리를 넘어 측면으로 흘러내린다. 컬러를 달리해 물감을 수십 번 반복해 부은 캔버스 표면은 오묘한 컬러가 되고, 캔버스 측면은 표면을 만들어낸 물감들의 흔적들을 드러낸다. 따라서 그것은 정면뿐만 아니라 측면까지 보아야만 온전하게 작품을 볼 수 있는 셈이다. 그의 신작 ‘흘러내리기’는 바로 측면을 정면으로 전이시킨 작품이다.

최상흠은 기억공작소에 설치한 3점의 작품과 함께 일종의 ‘캡션(caption) 작품’도 첨가해 놓았다. ‘캡션’은 회화(사진, 작품) 옆에 붙이는 제목이나 짧은 설명문을 뜻한다. 따라서 캡션은 일종의 ‘파레르곤(parergon)’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에르곤(ergon) ‘옆에서(par)’ 작품(ergon)의 내적 결핍을 보충한다. 하지만 ‘최상흠의 캡션’은 작품 옆에서 ‘또 다른 작품’으로 등장한다. 그렇다면 그의 회화에서 파생된 ‘캡션’은, <먼지 달력>이나 <분꽃> 그리고 <흘러내리기>의 회화를 통해서 회화를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미술평론가  류병학

 

 

작가 프로필

최상흠 CHOI Sang-Hm

1964년 경북 출생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회화학과 졸업

 

주요 개인전

2024 기억공작소 최상흠-3개의 에피소드, 봉산문화회관, 대구

       물감(物監)을 풀다, 갤러리 분도, 대구

2023 가설 건축물, 스페이스캔&오래된 집, 서울

2022 누가 빨강, 노랑 그리고 파랑을 두려워하랴?, 갤러리 R, 서울

2021 EUL Gallery, 대구

       누가 빨강, 노랑 그리고 파랑을 두려워하랴?, 스페이스 자모, 서울

       갤러리 분도, 대구

2019 EUL Gallery, 대구

2018 GOODSPACE Gallery, 대구

2016 YFO Gallery, 대구

2015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0 Goozi Gallery, 대구

2009 봉산문화회관, 대구

 

단체전

2022 “궤적...”, 021갤러리

2020 “낙선전”, 아트스페이스 펄, 대구

2019 그 이후(Since then), 시안미술관, 영천

2018 회사후소-최상흠·김승현 2인전,

       세컨드애비뉴갤러리, 서울

2017 “대구예술 생태보감”기획전,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6 “2016-또 다른 기능성으로부터”, 봉산문화회관, 대구

       Neti Neti, 갤러리소소, 파주

2015 1537전, 스페이스B, 대구

       1587전, 봉산문화회관, 대구

       강정-대구현대미술제, 강정보, 대구

2014 6인전, 봉산문화회관, 대구

1997 트레커전, 인공갤러리, 대구

1996 트레커전, 신라갤러리, 대구

1994 시공갤러리 기획 4인전, 시공갤러리, 대구

       4인전, 인공갤러리, 대구

1993 인카운터-1993년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12인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1992 인공갤러리 기획 12인전, 인공갤러리, 대구

       프린트메세지, 태백화랑, 대구

1991 프린트메세지, 태백화랑, 대구

       인카운터-1991년전, 계명대전시장, 대구

1989 대구독립작가리그전, 단공갤러리, 대구

1988 대구작가 4인전, 일갤러리, 서울

       대구독립작가리그전, 태백화랑, 대구

1985 3인의 작업, 계명대학교 캠퍼스, 대구

 

저서

2022 누가 빨강, 노랑 그리고 파랑을 두려워하랴?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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