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만 39세의 나이로 요절한 큐레이터 이동석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글들을 정리해 발간된 유고집. 활자화 되어 발표된 글들을 재수록하고, 고인의 컴퓨터와 디스켓을 확인해 완결되지 않았더라도 자료적인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글들을 포함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故 이동석 1주기 추모전·유고집 발간 '희망' 심던 그를 기리며… 공간화랑 등 4곳 25일부터 60여 작가 130여점 출품
논리적 엄밀함과 문학적 감수성이 아름답게 통합된 미술비평으로 작가들에게는 꿈틀거리는 창작욕구를,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현대미술의 나침반을 제공했던 인물. 열정적인 대안공간 활동,뛰어난 안목과 전시기획으로 미술평단과 지역미술에 희망을 심었던 사람. 그의 이름은 바로 이동석이다.
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것이 지난해 1월,겨울이었다. 그가 진 자리에 이제 꽃이 핀다.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힘이 모여 유고 평론집이 출간되고 1주기 추모전이 25일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생전 고인의 땀방울이 마침내 환한 꽃으로 열리는 상징처럼,매서운 겨울을 이기고 봄을 준비하는 때에 열리는 이번 행사의 절기가 마침 절묘하다.
그런 만큼 이번 추모전의 진폭은 넓다. 회화 조각은 물론 판화 사진 섬유 설치 건축 등 여러 장르에 걸쳐 서울과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작가 60여명의 작품들이 대거 참여한다.
김구림 김기린 김창열 박서보 백남준 이강소 이우환 등 한국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들에서부터,김정명 김청정 김남진 김섭 김성연 김홍희 김형률 문병탁 박병제 박재현 백성근 서은경 설종보 심점환 예유근 이건희 이태호 임현이 정진윤 하의수 허위영 허황 등 지역의 중견·신진작가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면모다. 추모사업회(위원장 김정명)는 '더많은 작가들이 참여하기를 희망했지만 고인이 쓴 작가론과 전시서문에 포함된 작가들을 중심으로 참여작가들이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작가별 출품작 2점씩 외에 고인의 소장작품 10여점,부산작가들이 고인을 그린 초상화 서너점도 함께 나와 눈길을 끈다. 작품들은 양이 많아 3월 5일까지 부산공간화랑,3월10일까지 조현화랑 수가화랑 대안공간 반디 등 4곳에 나눠 전시된다. 3월 13일부터는 서울에서도 열린다. 대안공간 풀에서 서울의 일부 작가를 추가로 참여시켜 연장 전시한다.
추모전 시작과 함께 출간을 준비해온 유고 평론집도 500페이지에 가까운 묵직한 두께로 결실을 맺었다. 책은 사회현실 안에서 실존적 고뇌를 담아냈던 고인의 글 '학예연구사 구보씨의 하루'를 시작으로 작가 40여명에게 애정어린 시선을 던졌던 작가론,미술관 기획전시 서문,여러 문화장르를 아우르는 각종 비평과 칼럼,에세이,그리고 틈틈이 썼던 시와 소설 등을 모두 여섯 부분으로 망라하고 있다.
출판기념회는 25일 오후 5시 수가화랑에서 마련된다. 한편 3월 5일 오후 4시 수가화랑에서 '대안공간 풀' 디렉터인 박찬경씨가 '이동석의 미술비평에 관하여'를 주제로 강연하는 부대행사도 열린다.
추모사업회는 '향후 '이동석 미술상' 제정,추모비 건립,미발간 유고정리 등의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며 이번 추모전과 유고집 발간은 사업기금 마련과 지역미술 활성화의 주춧돌'이라고 밝혔다. 016-571-4985.
2005. 2.25. 부산일보 김건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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