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시련과 변화 속에서 성장한 중국 근현대 미술, 그 장엄한 역사를 읽는다. 저자 낭소군은 중국 전통미술에 대한 깊은 사색과 애정을 바탕으로 중국 현대미술의 복잡하고 곡절이 많은 발전과정을 명쾌하게 정리?분석하였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미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주요내용은 다양한 미술 분야의 근대화 과정을 비롯하여, 현대중국화의 다양한 실험과 모색, 서구 사실주의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의 유입과 그에 따른 충돌과 모순, 그리고 전통의 가치에 대한 긍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에 전통이 갖는 의미의 고찰 등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중국 근현대사의 격동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서 대약진을 이룩한 중국 근현대 미술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더듬어 볼 수 있을 것이다.
● 제1장 근현대에 유입된 서양미술의 회고와 사고?는 미술교육과 미술사조, 건축과 조각, 유화 등 다양한 분야의 근대화 과정에 대해 밝히고 있다.
● 제2장 현대 중국화?는 전통시대를 종결하고 근대로의 발걸음을 내딛는 대표적인 작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근대성과 현대성, 중국 미술의 지역성을 고찰하고 중국화의 현대화를 위한 다양한 실험과 모색 등을 분석/설명한다.
● 제3장 우리에게 어떠한 사실주의가 있었는가?는 소묘를 중심으로 한 서구의 사실주의 유입 경로와 그 영향, 그리고 사회주의 혁명 이후 러시아에서 유입된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의 수용과정에 대해 서술한다. 전통적인 심미 가치와 서구의 현대적 조형감각의 충돌과 모순, 그리고 이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은 당시의 중국 미술이 처해 있었던 모순과 갈등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 제4장 전통의 재발견?은 동양문화의 중심으로서 갖는 중국인들의 자부심과 전통적 가치에 대한 긍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에서의 전통의 의미와 가치를 역설한다. 특히 전통문화가 지니고 있는 심층적 구조의 파악과 이해를 강조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통과 일정한 거리와 위치의 구분이 있어야 된다는 견해는 주목할 만한 것이다.
● 제5장 민간미술의 현대적 매력?은 기존의 미술사가 사회 지배계층인 문인사대부의 남종문인화 일색으로 편중되어 서술되었던 것에 대한 반성으로, 민간의 토착적인 심미체계를 통해 보다 중국적인 미술의 현대적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 제6장 중국 근대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신적 지도자 노신의 중국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근대화를 위한 부단한 노력에 대해 다시 한번 평가했으며,
● 제7장/8장 중국미술의 현대화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대표적인 미술가 이가염과 석로에 대한 평가이다.
● 제9장 현대화를 위한 사색?은 역사적인 경험과 다원화된 사회적 조건, 새로운 미술사조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현대적 감각은 반드시 전통적인 것과 부합되어야 함을 강조한 글이다.
● 제10장 새로운 미술사조?는 현재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현대미술의 제경향에 대한 분석과 비판, 그리고 대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중국이 서구 미술과 만나기 시작한 시기부터 현대화를 이루기 위한 분석과 반성, 그리고 대안의 모색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현대미술 발전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간 중국 미술에 관한 여러 책들이 출판되었지만, 이처럼 일정한 체계를 갖추어 현대미술의 도입과 발전과정, 그리고 미래의 제안 등을 깊이 있게 다룬 책은 드물었다. 중국미술은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의 일방적 통제와 문화혁명으로 인한 전통의 파괴라는 두 차례의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은 점차 이러한 상처를 회복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미술의 대약진으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중국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들의 경험과 성과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어떻게 내일을 도모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유사한 근대화 과정을 밟았고 동일한 문화권에 있는 중국은 우리 미술계에 좋은 참고대상이 된다. 전통과 현대,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이라는 상호 모순된 가치와 개념이 혼재하는 우리 미술계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