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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집을 찾아서 : 한젬마의 한반도 미술창고 뒤지기 1

  • 청구기호609.11/한74ㅎ;1
  • 저자명한젬마
  • 출판사샘터사
  • 출판년도2006년
  • ISBN8946415649
  • 가격12000원

상세정보

‘그림 읽어 주는 여자’ 한젬마가 야심차게 펴낸 7년 만의 신작
이 책이 무엇보다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과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한젬마가 지난 5년 동안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열정과 재능을 투여해서 만든 노작이라는 사실이다. 《그림 읽어 주는 여자》라는 첫 책이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이후, 그녀 앞에는 늘 ‘그림 읽어 주는 여자’라는 타이틀이 붙어 다녔다. 그녀는 첫 책의 성공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하고 미술이 응용되는 여러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대중적인 유명세는 오히려 그녀를 제한하는 족쇄가 되기도 했다. 베스트셀러 출간과 연이은 방송 활동에서 얻어진 대중적인 인지도와 친근하면서도 지적인 이미지 때문에, 그녀는 여러 출판사 및 매체로부터 첫 책의 뒤를 잇는 후속책을 내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내적인 에너지를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곳에 쓰고 싶지 않다며 스스로 정중히 거절의 뜻을 밝혔다. 지난 3월에 가나아트에서 연 개인전 주제인 ‘텔레펍(방송과 출판을 넘나들며 소통이라는 주제를 계속 확장하고 있는 화가 한젬마의 활동영역에 대한 정의)’이라는 레토릭에서 웅변하고 있는 것처럼, 그녀는 대중적인 코드에 부합하는 연예인과 같은 대중적 아이콘이 되기보다는, 일관되게 ‘관계와 소통’을 주제로 예술적인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이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방송과 출판 활동으로 인해 미술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늘 주변인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회의와 고민의 과정 속에서 내적으로 성숙하게 된 그녀는 자신이 글로 써야 할 것은, 이 땅을 뜨겁게 사랑하며, 이 땅의 색과 이 땅의 호흡으로 치열하게 작품 활동을 해나간 선배 화가들의 삶이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한눈팔지 않고 부단히 선배 화가들의 발자취를 좇는 데에만 전념했다.
지난 개인전에서 한젬마는 서양화가들의 작품을 자신의 지퍼 작업으로 새롭게 각색해 내었는데, 작품을 형상화하는 기본적인 정서는 다분히 한국적인 가치관에 뿌리를 둔 것이었다. 내년 2월에 있을 개인전에서는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한국 근현대 대표작가의 작품을 변주할 예정이다.
자신의 속살을 깎으면서 많은 시간을 투여해 한 해 한 해 깊이 있는 사색의 알이 박힌 글을 쓰고자 노력한 한젬마의 모습은 이 책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강한 에너지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로운 생각, 한 번 마음먹은 것은 꼭 하고자 말겠다는 강한 집념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두 권의 귀한 저서를 보유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을 미리 접한 몇몇 독자들은 한결같이 어디에 연재되던 글이냐고 묻는다. 그 만큼 구성과 기획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화가의 생애를 생생한 느낌의 언어로 뽑아 낸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역시 한젬마는 다르구나, 맛깔나게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자신이 왔다 간 표시를 싫지 않게, 밉지 않게 남길 줄 아는 작가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화가들의 생가에서 묘지까지, 유족들의 생생한 인터뷰까지,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
독자들이 이 책을 읽을 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는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족이 밝히는 화가의 생생한 자취는 압권이라 할 만하다. 혹은 삼고초려 식으로 몇 번이나 부탁해서 이루어진 인터뷰도 있을 만큼 유족의 취재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어렵게 약속을 잡은 얼마 후, 만나 뵙기로 했던 유족이 타계하신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고, 화가의 생가의 외형도 변하기도 하는 등, 한젬마가 취재를 위해 움직인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여러 가지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많이 접할 수 있다. 이러한 풍부한 에피소드들은, 이 책이 화가의 작품 세계에 대한 고루하고 평범한 가이드북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주면서 이 책에 사람의 향기가 자아낼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을 불어넣는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화가의 생가를 방문한다는 것은 기념관이나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미술관이나 기념관에서는 작품과 유품을 보며 작품세계를 심도 깊게 관찰할 수 있는 반면 생가는 그 작가에 대한 보다 원론적이고 본질적인 사색의 시간을 제공한다. 한젬마가 생가 방문을 고집했던 것은 모두 다 그런 이유 때문이다.

유홍준, 김병종의 뒤를 잇는 작업
작가 한젬마는 이 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미술계 큰 선배인 두 분의 책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이 책은 대표적인 근현대 인물들의 생가와 발자취를 더듬는다는 점에서《김병종의 화첩기행》과 유사한 면모를 보인다. 하지만 화첩기행과는 달리 소개하는 인물을 화가로 한정해 다루었고, 덕분에 화가에 대한 심도 깊은 접근이 가능할 수 있었다. 한편 젊은 화가의 눈으로 본 선배 화가들에 대한 깊은 존경과 더불어 그들을 넘어서고 싶은 욕망이 자연스럽게 잘 표출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읽는 맛을 배가시킨다.
유홍준의 《화인열전》 역시 화가만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 책이지만 화가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서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이 책과 방향을 달리한다. 이 책은 미술을 잘 알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개성 있는 테마여행을 원하는 일반인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편안한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이 부분이 한젬마만의 뚜렷한 차별 지점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이 흥미로운 것은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한젬마식 해석과 비유 등이다. 때로는 유행가나 팝송 가사에서 화가와 작품들을 접한 느낌을 살리는 등 맛깔스럽게 자신의 이미지대로 ‘작품’을 해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캔버스를 들고 작업하고 있지는 않지만 독특하게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있는 한젬마가 다가가고 만나 대화를 나누었던 화가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저자의말
이 책은 내게 일종의 거대한 프로젝트였다. 사실 이 책이 태어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던 건 내 게으름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던 탓도 있다. 무모하고 더디고 방대하기만 했던 작업들. 혼자서 수행해 나가기엔 너무 벅차 손을 놓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건 미술사가나 큐레이터가 할 일이지 나 혼자 끙끙댈 일이 아니라면서. 지루한 행군이 지속될수록 어려운 미적분 문제를 풀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누가 해답을 좀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린 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작가의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 그야말로 나는 동분서주했다. 시ㆍ군ㆍ구청의 홈페이지를 뒤지며 ‘우리 고장을 빛낸 인물들’ 중에 화가에 대한 언급이 있지는 않은가 눈에 불을 켰으며, 각 지역 기념물과 민속자료 등도 파헤치기 일쑤였다. …… 때로는 운이 좋은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고암 이응노처럼 한 신문사에서 그의 발자취를 기획물로 다룬 지면을 발견했을 때는 횡재라도 한 기분이었다. 또한 화가의 기념 사업회에서 유적지 답사를 했던 적이 있다면 넙죽 절이라도 올려야 할 판이었다. 하지만 그런 천운이 쉽게 찾아오지는 않았다. …… 꼬치꼬치 캐묻다가 문화재 도둑으로 취급당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물론 작가의 흔적이 잘 보존돼 있다면 굳이 내가 이런 책을 만들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초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는 우리 화가들이 너무 홀대받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 어쨌든 이런저런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속 버틸 수 있었던 힘은 단 하나, 바로 사명감이었다. 힘에 부칠 때마다 나는 이런 상상을 했다. 오지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지호가옥에서 ‘남향집’의 따뜻함을 전달받는 광경, 아담한 춘설헌 앞에서 허백련의 담백한 기운을 느끼는 모습, 운보의 집 뜰 앞에서 바보산수의 한 폭을 재현해 내는 풍경들……. 나는 이 책으로 인해 사람들이 저 나무가 이인성 나무래, 저곳이 양달석이란 화가가 소를 몰고 지나다니던 길이래, 저 집이 장욱진이 태어났던 집이래 하면서 일상적으로 스쳐 지나갔던 주변 풍경을 화가와 함께 되돌아보기를 소망한다.
최악의 경우 책으로 묶어 내지 못한다 할지라도 나 자신에게 공부가 되고 재산이 된다며 위로하고,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돌진하며 지내왔던 시간들. 이 책을 준비하면서 덤으로 얻은 것들도 많다.




화가의 집을 찾아서(1편)
목 차



강원도
박수근 / 신사임당 / 강원도 미술관 엿보기

충청도
김기창 / 이응로 / 장욱진 / 충청도 미술관 엿보기

경상도
박생광 / 서동진 / 양달석 / 유영국 / 이인성 / 이쾌대 / 하인두 / 경상도 미술관 엿보기


그 산을 넘고 싶다(2편)
목 차


전라도
김환기 / 오지호 / 윤두서 / 채용신 / 허련 / 허백련 / 전라도 미술관 엿보기

제주도
김정희 / 이중섭 / 제주도 미술관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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