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티와 기억의 정치 : Incongruent:Contemporary Art from South Korea
- 청구기호609.1106/문64ㅁ
- 저자명문영민 ; 강수미 [공]지음
- 출판사현실문화연구
- 출판년도2006년
- ISBN8992214049
- 가격16500원
한국의 현대사를 추동해 온 모더니티 심문하기
한국의 1970, 80년대를 경유해 온 미술가들에게 한국적 근대화는 어떻게 기억되고 재현되는가? 주지하듯이, 이 시기는 최소한의 민주주의조차 철저하게 탄압받고, 정치적 폭력부터 교육현장에서의 폭력, 나아가 가부장적 성차별주의에 이르기까지 온갖 폭력이 일상화되던 시기였다. 또한 남과 북의 경직된 대립 속에서 북한에 대한 어떠한 언급조차 용납되지 않던 의사불통의 불구의 시대였으며, 한국의 정치적•군사적•문화적 불모성을 피해 혹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주로의 이민 물결이 일던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단순히 지나간 과거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역시 근대화 과정이 남긴 짙은 그림자 속에 놓여 있고, 과거가 남긴 권력의 관성, 폭력과 억압의 트라우마, 불일치와 모순이 우리의 내면과 삶에 깊숙이 배어들어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현대사를 추동해 온 모더니티를 심문하는 것은 지금의 우리의 정체성을 묻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현재에 드리워진 모더니티의 폭력적 잔흔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기억의 재구성을 통해 현재와 미래에 개입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미술가들의 기억에 각인된 한국 현대사의 폭력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아홉 명의 작가를 공통적으로 묶는 끈이 있다면, 그것은 이들이 주입된 것이 아닌, 자신들이 겪었고, 알고 있는 기억을 말하면서 역사를 새기는 작가들이란 점이다. 이들에게 기억은 대개 폭력과 연관이 있다. 즉 폭력은 한국의 현대사가 드러낸 하나의 양상으로 그들의 기억에 각인되어 있다. 이들은 30대 초에서 60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있으며, 한국적 모더니티를 온몸으로 겪은 세대들이기도 하다.
근대화의 과정에서 당연한 모델로 설정했던 서구적 모더니티에 대한 수용 태도를 근본적으로 회의하고 있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주재환), 남과 북, 한국과 미국, 북한과 미국 사이에 복잡하게 가로놓인 냉전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해체하기도 한다(김용태, 박찬경, 노재운, 민영순). 압축적 경제성장주의를 지상과제로 삼는 과정에서 제거되었던 노동의 가치, 몸의 가치, 놀이의 가치를 전면에 부각시키는 작가도 있다(고승욱). 그리고 냉전 이후 글로벌 자본주의에 급속하게 편입한 한국사회의 도처에서 문화적 욕망과 기호의 소비가 폭발하고 있는 양상을 날카롭게 포착하는가 하면(김상길), 부조리한 현실과 역사에 대한 어떠한 물음도 불가능하게 했던 엄혹한 군사정권의 남근적 성향 및 역사적 폭력의 당위성을 풍자하기도 한다(조습). 한국에서의 모더니티에 대한 경험은 설령 미국에서 1.5세대로 성장한 작가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숙명적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밖에서 보는 남한과 북한의 문제, 그리고 한국과 미국의 틈새에 끼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한국적 모더니티를 보는 또 다른 시선들이다(민영순, 윤주경).
목 차
서문
폭력과 모더니티 : 기억의 재각인
모더니티와 불일치
몸, 노동, 소비의 경제 : 고승욱의 작업에 대하여
전 지구화와 초문학적 정체성 : 김상길의 사진작업
김용태의 DMZ : 정치적 활동으로서의 예술
'치명적 아름다움' : 하이퍼 내러티브에 대한 노재운의 개입
민영순의 이산적 자아와 초국가주의
상호침투성 : 박찬경의 미디어와 이념의 해체
기억의 프로젝트 : 윤주경의 땅과 역사의 재서술
반기념비적•반승화적 작업 : 조습의 철저한 유머
주재환 : 삶과 같은 예술의 궤적
다공성의 무늬, 동시대 한국의 이미지 / 강수미
작품목록
참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