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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미술이론) 눈과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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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구기호601/김45ㄴ
  • 저자명김복영
  • 출판사파주:한길아트
  • 출판년도2006년
  • ISBN8991636233
  • 가격30000원

상세정보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한국현대미술의 이론에 대한 당장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는 그 내면을 응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우리의 현대미술을 현장에서 이끌어온 작가들의 ‘눈과 정신’을 읽고 해석할 필요를 절실히 느낀다. 그러자면, 우리의 미술이 갖고 있는 외적 정황을 분석하거나 인상 비평을 해온 기존의 시도들과 정반대편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 책은 한국현대미술을 창도한 사람들의 ‘눈과 정신’ 바로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첫 발걸음이다.” -김복영 

눈과 정신을 통해 한국현대미술의 반세기를 바라보다
이 책은 우리의 근대화 여명기(1950~60년대)부터 근대화 후기(1990년대 이후)에 이르는 반세기의 한국현대미술을 분석한 최초의 한국현대미술이론서다.
그 동안 출간된 이론서들이 주로 미술사가들이 쓴 미술사서이거나 평론가들이 쓴 현대미술비평서, 나아가서는 대중미술 담론가들이 쓴 미술가 평전이었다면 이 책은 이러한 유형들과 그 궤를 달리한다.
분석철학, 예술심리학, 예술사회학을 전공한 저자는 일부 미술인들이 미술에 관한 글이면 모조리 미술이론이라 불러온 일반적인 관행과 거리를 둘 뿐 아니라 미술이론을 미술사와 미술비평활동으로부터 분리시켜 하나의 독자적 영역으로 고찰한다.
그 대안으로 이 책은 미술을 철학, 심리학, 사회학이라는 소위 인문사회학의 광범위한 지평에서 다룬다. 이를 위한 정치한 방법론은 한길아트에서 동시에 출간한 저자의 주저 『이미지와 시각언어 : 21세기 예술학의 모험』에서 제시하고 있으며, ‘한국현대미술이론’을 부제로 한 『눈과 정신』은 그 실천편이다. 

‘눈과 정신’이라는 말은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Ponty)가 1960년에 집필한 『눈과 정신』(L'Oeuil et l'esprit)을 패러디한 것이다. 메를로 퐁티가 세잔의 눈과 정신을 그의 주저인 『지각의 현상학』(1945)에서 언급했던 것을 『눈과 정신』에서 추가 언급했듯이, 김복영 또한 그의 주저 『이미지와 시각언어』에서 제시한 이론을 『눈과 정신: 한국현대미술이론』에 확대적용하고 있다. 책의 제목을 메를로 퐁티에서 따온 것은 프랑스 저자의 선례를 국내 독자들에게 상기시킴으로써 ‘한국현대미술이론’이라는 새 패러다임을 독자들이 유추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는 배려에서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강조하려는 것은 시간의 맥락과 사회라는 초개인적 틀이 특정한 시대와 장소에서 행해지는 예술의 구조 창출에 개입한다는 것이다. 만일 개인의 눈과 정신만을 허용하고 개인을 넘어서는 사회 수준의 눈과 정신을 용인하지 않는다면, 어째서 세계가 개인의 눈에 가한 충격이 사회에서 통용되고 소통될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미술이론의 정립을 위해서는 후자도 매우 중요하다. 개인으로부터 사회에 이르는 소통과정이 그 역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 개인을 통해 사회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를 통해서 작가 개인을 보는 쌍방향의 접근이 필요하다. 
1950년대 전후기부터 1990년대까지 다루는 이 책은 적어도 1950~60년대 이후 지금까지 활발하게 전개해온 우리의 현대미술을 어떻게 해석하고, 문화자산으로 편입시킬 것이냐 하는 중요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한층 원론적인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서 시작한다. 그런 절차, 즉 ‘미술이론’에 대한 당장의 갈증을 해소하려면 우리 현대미술의 내면을 응시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현장에서 한국현대미술을 이끌어온 작가들의 눈과 정신을 읽고 해석하는 것이 절실하다. 
그러자면 지금까지 우리의 미술이 갖고 있는 외적 정황을 기술해온 기존의 시도들과 정반대편, 즉 외적 인상기가 아니라 그것을 창도한 사람들의 눈과 정신 그 안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방법론은 세계가 작가들의 눈을 여과해서 정신에 입력된 후 남아 있는 기표들의 이모저모를 추적하는 한편, 그런 기표들이 의미하는 것이 세계와 어떤 연관을 가지는지 이해하고 기술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현대미술이론을 일구어내는 절차란 곧 ‘이해’와 ‘해석’의 절차라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 책에서 밝히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현대미술이 보여주려는 ‘세계’이다. 그 다양한 세계가 모두 우리의 눈과 정신의 산물임을 확인하는 작업은 쉽지 않겠지만, 한국현대미술이론의 넓이와 깊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250컷에 달하는 도판과 저자가 언급하는 100여 명의 현대작가 등 이 책에 실린 방대한 자료들은 이 작업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두 개의 분석틀: 비표상주의와 전일주의 
한국현대미술을 분석하기 위해 저자는 두 가지 틀, 비표상주의와 전일주의를 적용한다. 전자는 우리 현대 미술가들이 사물과 세계를 그들의 표상의지에 따라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가 화가 쪽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되돌려 그리는 활동이다. 이 용어는 서구 현대미술의 표상의주와 차별되는 한편 한국 특유의 전통 자연관과 세계관을 현대미술과 연계시키려는 시도에서 사용되었다. 이 용어에 의해 저자는 한국현대 미술가들에게서 그림이란 세계를 주관적 사유 패턴을 빌려 떠내는 것이 아니라 그 역으로 세계를 세계라는 넓은 장(場)으로 포섭하고 귀속시킨 결과라는 것을 강조한다.
비표상주의는 한국현대 미술가의 ‘눈’을 한국의 전래적 자연관의 맥락에서 유추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문화 맥락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된다. 이어 저자는 한국현대미술의 정체성을 고찰하기 위해서는 동아시아의 문화 전통 전체가 비표상적 맥락을 보인다는 것을 고려해 비표상주의에 전일주의라는 또 하나의 보조틀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체가 곧 일부이고(全卽一 ) 일부가 곧 전체(一卽全)’라는 뜻의 이 원리는 한국불교의 화엄사상의 요체를 방불케 하나 저자는 이 원리의 유래를 전통의 맥락에서 찾는 대신, 한국현대 미술가들의 창작 ‘정신’에서 직접 유추하고 현대 인지심리학의 전체론과 연합론이 화해하는 지점에서 근거를 찾는다. 여기서 저자의 전공인 예술심리학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이 두 개의 분석틀이 현대미술의 ‘현대’를 발현시키는 절차를 해명하는 데는 예술사회학을 원용한다. 그의 예술사회학은 작가와 사회가 접점을 갖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접점거리를 정치화하려는 데 목표를 두고 접점거리를 집합적 정체성에서 유추해내는 방법을 도입한다.


한국현대미술의 눈과 정신을 찾아서 

1부-현대미술의 눈과 정신의 궤적
1950~60년대 박수근에서 작가와 사회가 접점을 이루면서 비표상과 전일주의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피고, 박수근이 한국현대미술의 근대화 여명기의 선구자이자 출발점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이어서 작가와 사회의 접점이 해체되는 1970년대의 근대화 전기와 1980년대의 갈등과 대결의 시대, 그리고 1990년대 이후의 근대화 후기에 나타나는 탈접점의 변증법적 증식의 현상을 차례로 다루면서 우리미술의 눈과 정신이 전개해온 족적을 상술하였다.

2부-분화하는 눈: 장르론 
한국현대미술의 장르(양식)를 다룬다. 흔히 한국현대미술은 몇 가지 양식으로 분류될 수 있느냐의 질문에 응답하고자 하는 것이 장르론의 과제임을 밝힌다. 한국현대미술의 장르로 저자는 ‘자연주의’, ‘주지주의’, ‘리얼리즘’ 이라는 세 가지를 제시한다. 장르의 이름을 서구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의 ‘한국적 버전’이라는 특화된 의미를 가하여 이들이 비표상과 전일주의를 겨냥하는 방법과 내용을 자세히 언급함으로써 서구의 경우와 차별화한다.

3부-하나의 정신: 정체성의 이론 
한국현대미술의 정체성을 다루었다. 저자는 한국현대미술의 정체성을 시대를 따라 변화하는 기표와 기의 중에서 불변하는 것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를 현대미술에 내재하는 한국인의 민족적 원형의식의 분석을 통해서 확인한다. 차례로 민족적 원형의식은 전통적 맥락의 현대적 발현을 통해서 가시화되고 현대적 발현이 진행되는 시대와 사회의 변형생성을 통해서 드러나는 것으로 정의한다. 
정체성에 접근하는 절차는 변형생성의 표면을 기술하는 절차와 표면을 생성하는 심층을 기술하는 절차로 나뉜다. 심층을 다루는 데는 분석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원형해석’을, 그리고 표면을 다루는 데는 전일주의가 현대 특유의 기표⋅기의를 원형의식과 연관시키는 역사-사회 절차를 다룬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한국현대미술이 서구미술의 영향을 자산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발현 과정을 통해서 우리 문화예술의 심층적 뿌리와 깊숙이 연접하는, 이른바 ‘역사-사회화 과정’이 우리에게 독자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고 표면과 깊이의 양면성이 균형을 이루었을 때만 정체성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목 차
우리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을 찾아서_ 책을 펴내며 

1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의 궤적 
들어가는 말 

근대화 여명기 1950~60년대 
- 예술사회학적 배경: 개인과 사회의 접점 
- 박수근의 눈과 정신 
- 무생명성과 고요한 단순성 
- 이미지의 부동성과 익명성 

근대화 전기 1960~70년대 
- 예술사회학적 배경: 개인과 사회의 탈접점 
- 1960~70년대 미술의 전개 
- 1970년대 미술의 눈과 정신 

분극시대 1980년대 
- 예술사회학적 배경: 집단간의 탈접점 
- 전환시대의 궤적 
- 이념과 양식적 특징 
- 표현의 새로운 감수성 
- 1980년대 미술의 갈등과 이반 

근대화 후기 1990년대 이후 
- 예술사회학적 배경: 탈접점의 변증법적 증식 
- 양상들의 특징 
- 새로운 지식사회의 등장과 해석경험 

1부를 마치며 

2 문화하는 눈: 장르론 
들어가는 말 

자연주의 
- 등장 배경 
- 물성탐구집단의 활동과 신체 
- 자연주의의 예술사회학적 배경: 타자와 주체의 수멸 
- 자연주의의 한국적 버전 

주지주의 
- 주지주의의 분류학적 위치 
- 주지주의의 징후들 
- 환원적 분석의 한국어 버전 
- 환원적 종합과 한국적 버전 
- 다시 '주지주의'라는 말 

리얼리즘 
- 표상의 중첩과 예술사회학적 배경 
- 영향사의 원천들 
- 전개과정과 리얼리즘의 한국적 버전 
- 표본작가 

2부를 마치며 

3 하나의 정신: 정체성의 이론 
들어가는 말 

전일주의의 예술사회학적 배경과 방법론 
- 1970년대의 사회적 성격과 '이중억압' 
- 전일적 표면화 
- 방법론으로서의 전일주의와 상정직 구조화 

표본작가 
- 물적 실존과 신체의 장 
- 빛의 생성과 각인 
- 물성의 틈새와 안과 밖의 변증법 
- 전일주의의 분석논리 

전일주의의 신화비평적 해석 
- 전일주의와 원혁비평의 시각 
- 한국적원형의 신화단계와 역사 - 사회화 단계 
- 전일주의의 현대적 개화와 한국적 버전 
- 전일주의적 표제들의 신화적 의의 

3부를 마치며 
'눈과 정신'에 부치는 유감_ 맺는 말 

주 
그림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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