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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골 : 한 정신과 의사의 드로잉 컬렉션

  • 청구기호609.1105/김25ㅎ
  • 저자명김동화 지음
  • 출판사경당
  • 출판년도2007년
  • ISBN8986377323$G03600
  • 가격18,000원

상세정보

정신과 의사인 한 미술품 컬렉터가 자신이 수집해온 소장품의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와 작품에 대한 품평, 작품을 구입하는 과정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미술품 수집에 대한 저자의 철학과 관점을 소개한 책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다고 해서 좋은 수장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많은 작품을 모았다고 해도 창고에 가득 쌓아두기만 한다면 부동산 투기나 진배없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애지중지 할 줄 아는 마음이야말로 수장가의 참 모습이다. 저자가 모은 작품은 드로잉이라는 항목에 제한되지만 우리나라 근대기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작가들이 망라되어 있어 하나의 미술사적 맥락을 형성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컬렉션은 취향이지만 동시에 철학이기도 하다. 자신만이 갖는 취향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철학이 없이는 맥락을 세울 수 없다. 수집의 벽도 그렇거니와 각 작가에 대한 수장가의 비평적 안목은 수장의 철학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한 미술품 컬렉터가 자신이 수년간 수장했던 자신의 소장품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작가들의 이야기와 작품에 대한 품평, 작품을 구입하는 과정에 얽힌 다양한 에피소드를 공개하고 있고, 미술품 수집에 대한 저자의 철학과 관점을 피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술을 소개하는 수많은 책들이 출판되었지만, 미술품 컬렉터가 자신의 소장품만으로 글을 지어 펴낸 책은 그 유래를 찾기 어렵다. 이 책은 저자의 독특한 미적 감각과 미술품에 대한 감식안을 보여주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또한 300컷이 넘는 다양한 도판들은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하게 하는 미술 서적만의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흥미 있는 점은 드로잉(drawing)이라는 미술품의 한 영역만을 수집해 온 점인데, 드로잉은 과거에는 밑그림 또는 소묘라 하여 미술시장에서 습작으로 취급해 소홀하게 다루어져 온 장르이다. 그러나 현대미술에서는 드로잉과 본격적인 작품(work)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드로잉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드로잉에는 본격적인 작품에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순간적인 또는 직관적인 작가의 사유의 응결이 드러난다. 본격적인 작품에는 작가가 그은 선을 물감의 색이나 마티에르 속으로 감출 수 있지만 드로잉은 한 번 그어버린 선이라면 그것이 비록 실수라 하여도 여지없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여간한 경지의 작가가 아니면 자신의 드로잉을 쉽게 내어놓기가 힘들다고 한다. 즉 드로잉은 작가의 화력(畵力)을 마치 옷을 벗듯이 남김없이 보여주어, 마치 건물의 골조와 같은 위상을 점하고 있는 회화의 영역이다. 저자는 작가의 진정한 실력은 드로잉의 능력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드로잉은 그림의 형식요소를 튼튼하게 해주는 기본일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작품의 내용을 형성하는 작가의 예술적 발상과 창작의지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미술품 경매가 활성화 되고, 미술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미술품을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투자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하려는 시각이 팽배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예술품 수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이 지닌 본질적인 가치를 꿰뚫어 보는 안목을 키우는 과정이라는 점을 역설하면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근본적인 애정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안목과 애정 없는 사재기는 문화의 향수가 아닌 천민자본주의의 연장이며, 복부인들의 투기행태와 다르지 않다고 설파하면서, 예술품 수집은 장식도 투자도 아닌, 정신의 본질과 대면하는 투사적 성찰의 과정이며, 심미적 감격을 되살리는 인간성 회복의 과정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한국 근대미술 여명기의 대표적 작가인 구본웅, 이인성, 김중현과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장욱진, 오지호 등으로부터 김종영, 남 관, 유영국, 한 묵 등의 1세대 추상 작가에서 이우환, 윤형근 등 현대 추상화가 그리고 김종학, 김점선, 안창홍 등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근, 현대미술을대표하는 작가들이 망라되어 있어 하나의 미술사적 맥락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김종식, 원계홍 등 아직 미술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뛰어난 작가들을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일독하는 것만으로도 한국의 근, 현대미술의 전반적인 개요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목 차 

1. 오광수 / 화골에 대해
2. 김동화 / 수장기 서문
3. 구본웅 / 무제
4. 권진규 / 말
5. 김경 / 소, 누드

6. 김원숙 / 밤 기차, 새
7. 김점선 / 말과 오리와 사람, 말
8. 김종식 / 천마도, 여인
9. 김종영 / 나무
10. 김종학 / 돼지

11. 김중현 / 풍경
12. 김환기 / 산월, 운학
13. 김흥수 / 누드
14. 남관 / 인왕산, 가족
15. 류병엽 / 감나무와 개

16. 문신 / 무제
17. 박고석 / 산
18. 박생광 / 호랑이
19. 박수근 / 나무와 두 여인, 초가
20. 박영선 / 누드

21. 박항섭 / 인물
22. 배동신 / 자화상, 석고상, 풍경
23. 변종하 / 새(모자상)
24. 손일봉 / 산
25. 송영수 / 무제

26. 송혜수 / 남과 여, 여인
27. 안창홍 / 위험한 놀이
28. 양달석 / 소와 목동 2점 
29. 오윤 / 탈춤
30. 오지호 / 해경

31. 원계홍 / 하얼삔 소견
32. 유영국 / 산
33. 윤형근 / 다청색
34. 이우환 / 선으로부터
35. 이응노 / 문자추상, 풍경

36. 이중섭 / 물고기와 아이
37. 임직순 / 꽃과 소녀
38. 장욱진 / 가족도, 물고기 두 마리
39. 전혁림 / 정물
40. 정 규 / 무제

41. 최영림 / 말과 나부, 모자
42. 최욱경 / Sullen eyes 
43. 한묵 / 무제
44. 홍종명 / 과수원집 딸 2점, 무제1?2 
45. 황용엽 / 인간

46. 김동화 / 드로잉에 대한 단상
47. 김동화 / 작가의 창작과 관객의 향수에 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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