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짐은 내 날개다
- 청구기호650.4/노67ㄴ
- 저자명노은님 지음
- 출판사샨티
- 출판년도2004년
- ISBN8991075118
- 가격14000원
“독일에 ‘수출’된 간호사에서 세계적 화가로 우뚝 선 노은님의 그림 같은 인생 이야기”
자신이 무얼 하면서 살 때 행복한지 아는 사람, 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실제로 하면서 사는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덩달아 행복한 기운을 나눠 받습니다.
샨티가 새로 펴낸 책 《내 짐은 내 날개다》의 저자 노은님 선생도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은 '붓춤을 추는 무당이 되고, 신나게 붓으로 달리는 세계 속에서 맨발로 달리는 운동 선수가 되어 있다'고 표현하는 저자는 1970년 독일로 간호보조사를 지원하여 떠난 사람입니다. 당시 25살, 외국인 선원이나 창녀, 술꾼, 거지가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함부르크의 항구 병원에서 욕조도 닦고 빵도 굽고 환자들 식사도 나르며 고된 노동을 합니다. 이런 고독하고 힘든 시간을 견뎌내기 위해 선택한 것이 혼자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병원의 간호장이 그 그림들을 보게 되고, 병원에서 '여가를 위한 그림'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어주지요. 이것이 계기가 되어 함부르크국립예술대학의 학생이 되고, 지금은 미대 교수로서, 썸머아카데미 학장으로서, 화가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늦은 나이에 우연찮게 그림을 배우고 세계적인 작가로 거듭나기까지 쉰 아홉 인생 역정에서 끊임없이 그를 따라다니면서 고통스럽게 한 것은 가난과 외로움,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풀리지 않는 물음이었다고 합니다. 그 긴 시간 끝에서 외로움은 고요함이 되고 으슬으슬 추운 독일의 잿빛 하늘은 깨달음이 되어 하얀 종이 위에 아름다움으로 그려집니다. 어린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영혼을 담아낸 것 같은 그의 그림은 물고기와 새와 사람과 꽃 등의 자연물을 과감한 생략과 명징한 색채, 동화적 분위기로 단순하게 담아냅니다. 밝은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지요.
그의 글도 그림만큼이나 담백합니다. 어릴 적 개울에서 놀면서 만났던 물고기 얘기에서부터 가난했던 시절의 가족 이야기, 독일에서 '벌받는 것같이' 살던 간호사 시절 이야기, 스물 여덟에 우연히 그림을 시작하고 그것을 인생의 업으로 삼게 되는 이야기, 쉰 여섯에 쉰 아홉의 신랑을 만나 결혼하고, 250년 된 로코코 성에서 공주와 왕자처럼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자유롭게 산다는 것과 예술에 대한 생각 등이 편안한 문체 위에 꼭 그 자신의 그림처럼 담백하게 얹혀 있습니다.
노은님 선생은 그러더군요. '삶의 짐이 너무 무거울 때 그 무거운 짐을 어찌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는 그 짐에 눌려 주저앉는 거구요, 한 가지는 그 짐을 오히려 날개로 삼는 방법'이라구요. 오랜 시간 '벌받는 느낌'으로 살았다던 저자가 어떻게 '산이나 혹은 흐르는 물 같다. 공기처럼 가벼움을 느끼며 끝없이 땅과 하늘 사이를 떠도는 것 같다'고 고백하게 되었는지, 삶이라는 '짐'이 어떻게 그의 몸에 날개로 돋아나 마침내 그를 자유롭게 했는지, 그런 체험 끝에 나온 글과 그림은 어떤지 책을 통해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