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 빈치처럼 많이 알려진 화가도 드물고, 또 그만큼 비밀에 싸인 인물도 드물 터이다. 루브르 미술관의 ''간판 스타''이자 미술의 상징이 되어버린 다 빈치의 면모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넓게는 미술을, 좁게는 르네상스를 이해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르주 브람리는 이 책을 통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시대와 생애와 작품을 다 빈치의 그 어떤 다른 전기들보다도 훨씬 상세하고 선명하게 보여주면서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문화와 풍속, 정치를 아우러 다루고 있다. 세르주 브람리는 다 빈치의 삶을 당대의 문화, 정치, 사회 상황 속에 다시 놓고 그 시대의 눈과 오늘 우리의 눈으로 한 위대한 예술가를 분석하고 조명한다.

우리는 다 빈치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불멸의 천재가 아닌, 끊임없는 노력과 당대의 문화 업적을 기반으로 새로움을 창조한 탁월한 화가이자 학자라는 사실을 이 책에서 확인하게 된다. 또한 우리는 자신의 결함과 자기 모순에 괴로워하고 두려움과 욕망에 떠는 평범한 한 인간의 다 빈치를 만날 수 있다. 세르주 브람리는 다 빈치에게 씌워진 신비와 천재의 신화를 벗기는 작업을 이 책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작가는 매우 냉철하고 분석적인 시각으로 그의 생에 대해 알려진 몇몇 사실과 그가 남긴 수첩의 방대한 기록을 토대로 그의 생애를 추리하고 구성한다.

자료가 빈약한 인물의 전기를 기술할 때 빠지기 쉬운 허구에 의존하지 않고, 편견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객관성을 유지하는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브람리는 이 책을 쓰기 위해 5년 동안 자료조사를 했으며, 그 결과 이 책은 놀라울 정도로 폭넓고도 치밀하게 검증된 자료들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