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간 탐구 29)야나기 무네요시의 두얼굴 : 민예운동가인가, 문화정치 이데올로그 인가
청구기호991.3/정68ㅇ
저자명정일성 지음
출판사지식산업사
출판년도2007년
ISBN894,232,072,103,990
가격15,000원
지은이 정일성 선생은 뵌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쓴 책으로야 익숙한 분이다. 다른 책은 몰라도 『후쿠자와 유키치』만큼은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이번에 너무나도 익숙하기 그지없는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를 내놓으셨으니 불문하고 구해 읽을 수밖에. 감탄하고 또 감탄했지만 부끄러움이 더욱 많았다. 야나기가 조선 미술사를 압도하는 성취를 남긴 인물이 아니라고 여겨 지금껏 제대로 공부조차 하지 않았으므로 부끄러움이 더했다. 다만 일본이 낳은 빼어난 인물로써 동양평화론 및 불교미학의 거장이라는 생각에 머물러 있었는데 읽어나가다 보니 무력지배를 반대하는 평화지배론자로써 각 지역문화의 고유색을 연구, 보존, 장려하는 대동아문화공영권 구상을 지닌 제국일본의 문화주의 이론가라고 알려준다. 돌이켜 보면 미술사학 동네에서는 야나기 무네요시야말로 자기 조국의 제국주의를 비판하고 식민지 조선을 사랑한 참된 심미주의자요, 조선 미학의 핵심을 통찰한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해 왔다. 나아가 1984년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우리나라 미술품 문화재 연구와 보존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고 하여 보관(寶冠) 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그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야나기에 대해 정치에 무관심한 비현실주의자로써 관념의 세계에 노닐었던 사람이므로 제국과 식민의 구도에 끼워 넣어 비판할 필요가 없는게 아닐까라고 여겨 무심으로 일관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행적 가운데 조선, 중국은 물론 심지어 유구까지 아울러 다니며 제국의 문화통치에 기여하였으니 지금껏 조선을 사랑한 야나기의 전설만을 들은 이라면 이제 이 책을 읽고서 균형 잡힌 야나기 이해를 갖출 것을 권한다.
최열 |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는 일제의 '조선동화' 정책을 반대하고, 조선의 독립을 도왔던 보기 드문 양식 있는 지식인으로 알기 십상이다. 어떤 이는 '조선예술의 미적 가치를 논리화하고 정의한 분'이라고 극찬하는가 하면, 심지어 ''비애의 미', '한의 예술론'으로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고, 민족의 독립을 호소했던 인물이며 한국과 일본이 지향해야 할 선린의 원형'으로까지 치켜세우는 이마저 있을 정도다. 한국 정부는 '우리나라 미술품 문화재 연구와 보존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는 이유로 '문화훈장'을 추서하기도 했다. 과연 야나기 무네요시는 그런 사람이었을까?
최근 들어 그의 정치 사상이 일본 제국주의 정치사상과 공범관계에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식민통치 아래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관념적이고 정서적인 세계인 예술의 중요성만을 강조함으로써 '민족'의 관심을 예술로 돌려 사람들이 현실을 탈피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미를 비애의 미로 규정내림으로써 그것을 더욱 곤고히 했으며, 결국 그의 사상은 조선 지배를 정당화하고 재구성하기 위한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의 발현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야나기가 조선 문제에 깊이 관여했던 이유를 살펴보기 위하여 조선에 관한 그의 글들을 하나하나 추적, 분석하며, 정치, 사회학적 측면에서 그의 내면을 재조명하고 있다. 또한 그 이해를 돕기 위해 3.1 운동 당시의 국제정세를 비롯하여 20세기 서구 열강의 식민정책, 침략에 동조한 일제의 언론 실태, 식민통치 이론 정립에 동원된 일본 어용학자들의 실상을 야나기의 언설과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정일성 순천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고흥 과역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1969년 서울신문사 기자로 활동했으며 문화부, 기획특집부 차장, 뉴스피플 부장을 지냈다. 경인지역 취재본부장 겸 인천지사장을 역임했으며 일본게이오대 객원연구원으로 메이지 유신을 연구했다. 현재 한일 근현대 관계사 집필활동 중이다.
목 차
머리말
1장. 야나기의 대 조선 발언의 배경과 시작 2장. 야나기 글발의 힘 3장. 오리엔탈리즘 4장. 제2차 세계대전과 민예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