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문화유산을 찾아서
- 청구기호609.11/강55ㅇ
- 저자명강소연
- 출판사부엔리브로
- 출판년도2008년
- ISBN8995968222
- 가격25700원
숭례문(崇禮門)이란 이름 그대로 예의(禮義)를 숭상함을 저버린 지금 또 다른 저버림을 음미하고 있노라니 분노를 넘어 고통의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나를 느낀다. 그 어느 날이던가, 일본 유람을 다니던 날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에서 향수를 찾아내고 난 뒤에 꼭 그대로의 느낌이다. 고려와 조선의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작품을 바다건너 남의 땅에서 마주치는 일이 그저 반갑기만 한 일이 아니요 마치 망명객의 비애를 보는 아픔이라.
지은이 강소연의 책을 읽고 있으려니 그 시절 그 기분이 되살아남에 덮었다 펴기를 되풀이해야 했다. 하지만 어떤가. 이 땅에서 불타버리느니 저 땅에서 그 아름다움 그대로 간직하고 있음에랴, 차라리 고마워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제서야 마음 다잡고 빠져 들어갔는데 그 깔끔한 문장이며 세심한 눈길과 고운 마음 그대로 드러내는 문투가 즐겁다. 담긴 정보도 넉넉하고 해설도 친절하며 편집 또한 특별한 정성이 넘실거린다. 그래선가. 강소연이 소개하는 30점의 불화가 거의 모두 일본 아니면 미국에서 있으니 간단히 볼 작품이 아닌데도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덧 내 곁에 머물러 그 향기 짙게 풍겨 나온다.
르네상스 시대 미술 모두가 종교미술이지만 오늘날 서양사람에게 그것은 예술이다. 더욱이 한국사람도 여행길에 위대한 예술품이라며 노고를 아끼지 않고 감상한다. 하지만 바로 곁에 있는 불교회화는 예배 대상일 뿐 결코 예술품이 아니라고 한다.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강소연의 책을 읽어 가다보면 불교회화가 예술품임을 깨우칠 수 있을 게다. 종교에의 편견에 장님이 되었을 뿐 선입견을 깨고 들어가면 거기 아름다운 이야기가 너무도 많음을, 거기 천상과 지상을 잇는 선율이 흐르고 있음을, 그래서 위대한 예술가의 기운이 깔려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십 년 전이던가 깡마른 처녀 강소연을 만났을 때 십 년 뒤 이런 선물을 세상에 베풀 줄 어찌 알았겠는가.
최열 | 미술평론가
책소개
『잃어버린 문화유산을 찾아서』는 고흐의 해바라기와 같은 서양 명작들은 알아도 정작 우리의 명작을 모르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잃어버린 우리의 문화유산들 가운데 국보급 종교 걸작들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문화재청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해외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의 수는 7만5천여 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발표에 새삼 문화적 자부심과 함께 일어나는 분노, 부끄러움 등 복잡한 감정들이 토로되어지고, 더불어 문화재를 반환시키자는 목소리들도 높아지고 있다. 강소연 박사는 실물 작품 조사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는 우리 문화유산 작품의 세부 명장면들을, 약 200여 컷 사진에 담아 친절하고도 쉬운 그림 해석을 붙이고 있다.
잃어버린 문화유산을 그림으로 만나 그 속에 담긴 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 작품 이면에 담긴 우리 선조들의 사상과 문화와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저자소개
그녀는 현재 동아시아학술원 연구원 및 홍익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하며 문화유산과 미술사에 관련된 저술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일본 교토(京都)대학에서 동양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대만 국립중앙연구원 역사어언연구소의 장학연구원으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일본에 소장되어 있는 조선 왕실의 불교회화 연구로, 2005년 일본 미술문화계 최고권위학술상인 ‘국화상’, 2007년 한국 ‘불교소장학자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유년시절을 천년고도 경주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보냈고 청년기를 미국 보스톤 캠브리지에서 보냈다. 고려대학 고고미술사학과, 영국 런던대학(SOAS) Art & Archeology Dept., 서울대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 등에서 수학했지만 저자는 교실 안에서 만나는 현학적인 문자의 세계보다 순수한 작품의 세계 속에서 그 예술혼과 마음으로 만나야 그것이 글이 되고, 힘이 되고, 또 삶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목차
프롤로그: 강 저편 언덕에 닿을 때까지
1. 마음은 화가와 같아서
1 그림 속 수수께끼의 왕과 비
2 어머니를 되살리는 아들의 기원
3 천국의 풍경에 취하다
4 금빛 문양 속 천상의 선율
2. 흐르는 물속의 달을 건지려하네
5 청정한 달빛 자비의 세계로
6 부드럽고 따스한 봄날같은
7 달 빛 물결에 명상의 배를 띄워
8 바다 위에 부서지는 하얀 빛
3. 이 삶 속에 지옥이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