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도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단행본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중국 현대산수화의 대가 이가염

  • 청구기호650.9912/장74ㅈ
  • 저자명장정란 지음
  • 출판사미술문화
  • 출판년도2004년
  • ISBN8986353911
  • 가격20000원

상세정보

중국화의 혁신과 개혁을 위해 회화연구에 일생을 바친 이가염(李可染, 리커란)은 전통의 수묵과 현대적 미학을 결합시켜 새로운 양식을 개척해낸 중국 현대화단의 혁명적 인물이다. 정치/사회적 격동과 혼란 속에 유입된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중국화 전통의 예술적 가치를 현대적 방식으로 재창조하며 20세기 중국 화단에 주체적인 방향을 제시한 이가염과 함께 중국 근/현대미술을 조망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사적/문화적 과도기를 겪은 중국의 전통이 근대와 현대라는 시간과 조우하면서 어떻게 계승되고 발전되고 혁신해왔는지 짚어보는 과정은 우리나라 화단의 정체성과 현대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중국 현대미술의 대가 ‘이가염(李可染)’
이가염(1907-1989)은 강소성 서주 출신으로 상해미술학교에서 중국화를, 항주 서호국립예술원에서 서양화를 공부하였다. 1946년(39세) 북경국립예전(현 중앙미술학원)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하면서 제백석(齊白石), 황빈홍(黃貧虹)에게 전통 필묵법을 사사받고 적묵(積墨)과 경단(硬斷)이 있는 독특한 필묵의 세계를 구축한다.

이가염의 산수화는 웅장한 기상과 음악적인 리듬감, 단순한 구도와 강렬한 필묵이 특징이다. 그의 그림은 단지 화면 속에 존재하는 관조적인 수묵산수가 아니라 생생한 현장감을 담은 생활속의 산수로, 현대산수화의 새로운 장(場)을 펼쳐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3년 동독예술과학원은 그에게 제백석(齊白石)에 이어 두 번째로 원사(院士)칭호를 부여하였고 중국현대평단은 그의 산수화를 ‘이가산수(李家山水)’라 명명하여 중국현대화단에 유래없는 새로운 유파로 인정하였다.

수묵으로 연주한 산수의 세계 ‘이강산수(李江山水)’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후, 근대화단의 중/서미술융합론은 평가절하되었고 보다 중국적인 미술과 인민에게 봉사하는 미술이 강요되었다. 이가염의 산수는 혁명정신이 담긴 삶의 현장으로서의 조국을 그리는 것이었고 전통산수화가 지닌 필묵의 완벽한 아름다움과 시대적 현장성을 결합하여 독창적인 화면을 창출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지금까지 대산수(大山水)로 평가되어온 이가염의 산수화를 이강산수(?江山水)와 구분하여 독자적인 개념으로 해석하였다. 저자는 ‘대산수를 시대적 요청에 의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구현이라고 본다면, 이강산수는 시대적 요구에서 벗어나 화가 본연의 자세에서 그려진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대산수(大山水)는 대담한 화법과 구도 등 북송산수를 본으로 삼아 이가염화 한 것으로 이성(李成), 이당(李唐) 등의 전통화가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러나 이강산수는 중국 최고의 절경이라 불리는 계림의 이강을 30년간 꾸준히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조국의 현장(산수)에 이가염만의 정서인 산수의 음을 결합시킨 독창적인 화법으로 음악적 화경을 성취하였다.

저자는 이가염의 6차례 사생여행을 쫓아 화법의 변천과정과 특징을 상세히 풀어내며 치열한 연구와 노력으로 얻어낸 예술적 성과를 연대별로 정리하여 명쾌하게 밝히고 있다. 강한 묵색과 웅장한 기세가 넘치는 대산수의 화면으로 시작되는 힘찬 활력은 ‘이강산수’의 깊이 있는 묵색과 조화로운 필묵의 연주로 자연스럽고 안정된 화경을 보여준다. 중국 최고의 절경인 이강의 음을 타고 펼쳐지는 원기 넘치는 묵의 향연은 매우 신선하고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전통은 화가의 역량에 따라 그 시대의 새로움으로 태어나는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이가염의 산수화가 증명하고 있다.

“가귀자담 소요자혼(可貴者膽 所要者魂, 귀중한 것은 담대함이고 요구되는 것은 영혼이다)”
이가염은 중국화 개혁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자세를 창조의 용기와 전통의 정신으로 삼았다. 전통에 근거한 중국적인 화법의 창조를 위해 40대의 교수시절에도 전통화가 열 명을 스승으로 두고 치열하게 그들의 작품을 분석, 연구했던 태도는 전통에 대한 신념과 학구적인 그의 풍모를 보여준다. 이가염이 곽희(郭熙), 이성(李成), 이당(李唐) 등 전통화가들의 작품을 임모하며 치밀한 실경묘사와 자연의 미묘한 변화를 표현해내는 구사력을 붓 끝에 담아내고, 개성 있는 화법의 창조로 소화시키는 과정이 엄선된 도판으로 상세하게 비교/분석되어 있다.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아직까지 전통에 치우쳐 있는 중국 근/현대화단에 대한 우리의 낯선 시선을 친근하게 유도한다는 점이다. 급격한 서구화와 전통의 파괴, 혁명기의 역사적 격동과 혼란 속에서 이가염이 서호국립예술원에서 서양의 사실적 소묘의 기초를 다지던 시절에서부터 전통과 근/현대미술과의 충돌과 갈등 속에서 중국화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과정을 자세히 담아낸다. 제백석(齊白石), 황빈홍(黃貧虹), 임풍면(林風眠), 서비홍(徐悲鴻) 등 당시 근대화단을 주도했던 전통파, 개혁파 화가들의 개별적인 활동에서부터 지향했던 이념들까지 상세하게 그려내며, 이들의 대표작과 함께 특징적인 화법과 필묵의 이론, 가염이 영향 받은 필법이 전문가의 상세한 해설로 짜임새 있게 수록되어 있어 동양화가들에게 참고적인 지침서가 될 것이다.

근/현대 회화사에 창조적인 방향을 제시하며 뚜렷한 업적을 남긴 이들 작품을 통해 우리는 중국의 유구한 회화전통을 현대성으로 전환시킨 노력과 접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이 어떠한 시대적 전환기 위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누구보다 강하게 인식하고 있던 이들은 중국의 유구한 회화전통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치열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중국이 현재까지 중국화가 강세인 화단을 형성하게 되는 중요한 원인이다. 전통의 정신과 형식의 뿌리를 바탕으로 서구의 새로운 경향을 수용하면서 근대기 중국화의 진로를 모색하고 중국적 회화를 창조해나간 과정을 통해 중국 근/현대미술에 나타난 미의식과 역사관을 살펴보는 일은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의 형성과 전개과정을 체계화하는 데 있어 타산지석의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역사적/문화적 과도기를 겪은 중국의 전통이 근대와 현대라는 시간과 조우하면서 어떻게 계승되고 발전되고 혁신해왔는지 짚어보는 과정은 우리를 되돌아보며 진정한 현대의 의미를 재확인시켜줄 것이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