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미술:So fascinating contemporary art
- 청구기호650.4/신94ㅅ;2008
- 저자명신현림
- 출판사바다출판사
- 출판년도2008
- ISBN8955614732
- 가격13500 원
신현림이 읽어낸 현대.현대인의 성감대
이 책을 쓴 신현림은 그동안 [나의 아름다운 창] [희망의 누드] [슬픔도 오리지널이 있다] 등을 통해 현대 사진과 예술작품 들과 마주하면서 길어낸 영상 에세이를 써왔다. 저자가 이번에 출간한 [신현림의 너무 매혹적인 현대미술]은 그간 해왔던 작업을 더 극단으로 밀어붙인다. 그동안 개인의 감성을 풀어내는 방식의 작품 읽기와 소개에 치중해왔다면, 이 책에선 현대미술이 읽어내는 현대?현대인의 성감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크게 네 가지 코드―삶과 죽음, 희망과 웃음, 관계와 소통, 사랑의 섹스―로 나누어 설명한다.
현대미술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늘 고정관념과 상식의 경계를 넘어서는 작업들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성난 젊음이든 고통으로 절규하든 엽기적 발산이든 정치적 저항이든 간에 개인의 감성을 넘어서 시대의 고민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작가들은 대체로 196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들(우리 식대로 표현하면 386세대다)이며, 이 책은 이들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젊디젊은 현대미술에 대한 본격적인 안내서다. 저자가 셀렉트한 작품들 역시 교과서나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는, 누구나에게 익숙한 작품들이 아니다. 오히려 대중들에게는 너무나 생소하며, 어쩌면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미술계를 이끌고 있는 20~30대 현역 스타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을 대거 소개하고 있다.
물론 현대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 우선 [이런 것도 미술인가?]라는 표현 방식의 파격성에 대한 질문과 [모르겠다, 어렵다]라는 표현 내용의 난해함에 대한 투덜거림, 대략 두 가지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현대미술에 대한 편견과 거부에 대해 단호하게 [아니다, 현대미술은 너무나 매혹적이다]라고 주장한다.
'21세기 세계 미술계에 스타로 떠오른 30대 전후의 작가들의 작품은 현재진행형이다. 현실을 비틀어 풍자하거나, 섹슈얼리티, 국가의 정체성, 일상성, 삶과 죽음, 욕망과 상실 등 그 어떤 것을 다루든 비장함 속에서도 유쾌함이 배여 있다.
현대미술이 왜 매혹적인가?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언제나 끝에서 끝까지 가려는 정신 때문이다. 작업에 임하면서 온몸을 던져 끝장을 보려는 가열한 예술정신. 그 열렬한 작업은 관객마저 전염시키고 감동시킨다.'
이 책은 이러한 젊은 작가들(우리나라 작가들도 다수 포함)이 벌이는 현대미술과 시인의 감성으로 터져나는 매혹적인 상상력의 만남이다. 책 안쪽은 지금도 서로 웃고 떠들며 고뇌하고 토론하는 후끈한 열기로 가득 차 있다. '모든 예술은 의사소통'이라는 제프 쿤스의 말대로, 이 책은 독자들에게 모든 경계를 넘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시대의 문제에 맞서고 있는 현대미술의 유쾌한 축제의 현장에 동참하기를 요청한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회화가 미술의 중심이라고 여기는 이들에게 새로운 눈을 열어준다. 이미 현대미술에서 회화, 사진, 조각, 영상 등의 장르의 경계는 모호해졌으며, 오브제와 이미지의 관계 중시, 탈회화성, 설치미술, 퍼포먼스와 미디어 아트, 디지털 작업 등 상식의 범위를 훌쩍 넘어서 버렸다. 무엇을 표현하는가 이상으로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집중하며, 관계와 행위, 시간, 관객과의 소통 모두가 작품을 이루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작품들이 사진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어 아쉽지만, 여러 방식으로 작업해놓은 작품들을 통해 현대미술의 다양한 지평을 알게 해준다.
'사진과 미술, 영화 음악, 문학, 건축 그리고 철학 등 다양한 분야가 서로 교류하며 배우고 닮는다. 이렇게 장르의 벽을 허물며 손잡는 퓨전 현상의 시대. 새로운 통합의 시대를 이루는 현시점에서 예술작업을 통해 동시대인이 어떻게 무엇을 고민하는지 알아야만 한다. 다양한 경향의 예술가를 받아들이고 서로를 소개함으로써 우리 문화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비전을 바라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신현림의 현대미술을 보는 시각은 따뜻하며 유쾌하다. 미술가들보다 더 악동처럼 눈을 반짝이며 현대미술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그들이 작품을 통해 내지르는 소리를 듣는다. 세상에 대해 조소하고 저항하며 경계를 넘어 파격의 극단까지 가면서도 다시 경계 안에서 신음하고 사랑을 호소해 오는 걸 온몸으로 공감한다. 그래서 그의 글은 우리에게까지 쉽게 전염되며, 어느덧 현대미술의 너무 매혹적인 모습에 반하게 된다. 유쾌하고 황홀하게…….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내가 약할 때 나는 강하다'- 삶과 죽음의 매혹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언제나 죽음과 맞닿아 있어서 일까. 영국 출신의 작가로 21세기 미술계의 선두주자인 데미안 허스트를 비롯하여 볼프강 틸만, 잭 피어슨, 게리 힐, 앙드레 세라노, 론 뮤익 등의 작품에서 강한 삶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2부 '사랑은 삶을 구한다'- 희망과 웃음의 매혹
플라스틱 해바라기. 감정이 절제된 어린아이 얼굴, 박제된 망아지, 임신한 망치…. 기발한 유머와 신나는 꿈은 마술처럼 삶을 구해준다. 우리나라 작가 박이소, 김범, 김홍주를 비롯하여 나라 요시모토, 마우리지오 카텔란 등의 작품이 실려 있다.
3부 '스크린을 꺼버리면 사라지는 존재들'- 관계와 소통의 매혹
복제시대에 과연 무엇을 그리워할 수 있을까. 고립된 현대인들의 소통을 위한 절규를 듣는 듯하다. 정광호, 임옥상, 이불, 최정화, 박불똥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들과 사라 루카스, 제프리 쇼 등의 작품이 실려 있다.
4부 '뭔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어'- 사랑과 섹스의 매혹.
우리나라(일민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가졌었던 노부요시 아라키를 비롯, 13세에 강간당한 뒤 18년간 자신과 함께 잠자리를 한 사내들의 이름으로 작품을 만든 트레시 에민 등 성과 육체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