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5년 경기도 양주 회암사 중수 때 공양한 400탱(幀) 불화의 그 장엄함에 대한 박은경의 글 <조선 전기 기념비적인 경축불사 400탱, 불교의 르네상스>를 너무도 흥미롭게 읽었다. 무려 400여점을 한꺼번에 제작하여 한 자리에 전개해 두었을 그 장관은 상상조차 허락하지 않는 기념비였을 것이다. 지금은 그 가운데 겨우 6점만 남았고 5점은 모두 일본에 있다고 한다. 임진왜란 이전 조선 전기의 불화는 이전까지 아예 연구대상조차 아니었다. 박은경이 일본에 있는 그 숱한 조선전기 불화를 대상으로 연구조사하기 이전까지는 말이다. 박은경의 이 책은 조선미술사에 텅비어 있던 공백을 단숨에 메꿔주는 성취이다.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마자 불교를 탄압하여 불교미술조차 쇠락해버렸다는 지난 통설에 규율당했던 나로서 박은경의 이 책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모른다. 이렇게 대단한 열매를 거둘 수 있음은 연구자 개인에게도 행운이지만 미술사학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꿈결같은 위대한 성취에는 연구자의 넘치는 자부심과 환희가 당연히 있을 터인데 박은경은 자신의 이와같은 공부에 대하여 ‘보람이며 행운’이라고 하고서 ‘불화가 담고 있는 강렬한 메시지를 제대로 포착하고 해석하여 대중에게 전달하는 일을 전공분야로 삼은 것은 새람스럽지만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나까지 저절로 설레이는 것이다.
최열 | 미술평론가
책소개 이 책은 현재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15 • 16세기 조선 전기 불화 자료들과 저자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것으로 모두 4부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오랜 세월 불교미술사 연구에 헌신한 저자가 전공자들은 물론 불교미술에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새로 작성한 글과 이전에 발표했던 연구 성과 및 자료들을 수정 • 보완하여 새롭게 엮은 글들이다. 특히, 일본과 구미지역에 흩어진 조선 전기 불화의 전도와 화기 자료들을 총망라하여 460여 점의 도판 자료들을 한데 모은 이 책은 조선 전기 불화를 새롭게 인식하고 한국 불화연구를 한층 심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조선 전기 불화의 현황과 도상을 열람하고 있는 1부에서, 1장은 조선 전기 불화의 현황과 분포 및 연구동향을. 2장은 조선 전기 불화를 석가여래부터 나한상까지 도상별로 분류하여 작품의 전도와 내용을 편람한다. 2부에서는 '조선 전기 불화의 소재와 화법'을 다루었다. 1장은 15 • 16세기 불화의 규모와 봉안처 문제, 2장은 불화 소재의 다양성, 3장은 선묘불화인 순금화에 대해 조명한다. 3부 '조선 전기 불화의 제양상'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고려 14세기와 조선 15세기 수월관음보살도를 분석하여 도불습합 불화의 조형사례를 규명하고, 2장은 조선 전기 불교 문화와 명과의 교섭, 그리고 대중교섭의 양상을 밝히고 있으며, 3장은 조선 16세기 수륙회 불화인 감로도 도상과 그 상징성을, 4장은 불교설화도에 대해, 5장은 회암사 중수 경축불사로 조성된 400탱 불화의 상징성을 폭넓게 검토한다. 4부 '조선 전기 불화의 화기 분석'에서 1장은 조선 16세기 마본불화 화기에 기술된 시주품목과 승려들의 소임을 분석하며, 2장은 15 • 16세기 불화의 화기를 한데 모아 엮은 일종의 화기집으로, 시기별 화기 내용과 사진자료를 확보하여 제공함으로써, 지금까지 자료 제공의 폐쇄성으로 말미암은 자료 활용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지은이 | 박은경 동 아대학교 문리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규슈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아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부산광역시 문화재전문위원, 경상남도 문화재전문위원 및 감정위원,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조계종 총무원 성보보존위원회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논저로 「일본 소재 조선 16세기 수륙회 불화, 甘露幀」(2005),「조선 전기 불화의 서사적 표현, 불교설화도」(2005),「공주 신원사 괘불탱」(2005),「조선 전반기 불화의 대중교섭」(2006),『미술사, 자료와 해석』(공저, 2008), 『西日本 지역 한국의 불상과 불화』(공저, 2008) 등이 있다. 동 아대학교 문리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규슈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아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부산광역시 문화재전문위원, 경상남도 문화재전문위원 및 감정위원,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 조계종 총무원 성보보존위원회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 논저로 「일본 소재 조선 16세기 수륙회 불화, 甘露幀」(2005),「조선 전기 불화의 서사적 표현, 불교설화도」(2005),「공주 신원사 괘불탱」(2005),「조선 전반기 불화의 대중교섭」(2006),『미술사, 자료와 해석』(공저, 2008), 『西日本 지역 한국의 불상과 불화』(공저, 2008) 등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조선 전기 불화의 현황과 도상별 열람 Ⅰ. 조선 전기 불화의 현황과 분포 Ⅱ. 조선 전기 불화 한눈에 둘러보기 1. 현실 세계에 왕림한 시아본사, 석가여래 / 2. 동방 정유리세계의 약사여래 3. 서방 극락세계의 아미타여래 / 4. 시공계 도상, 제불회도 5. 불격화된 도상, 치성광여래와 성군 / 6. 현실 고난세계의 구세주, 관세음보살 7. 유명계의 구세주, 지장보살 / 8. 정토세계로 인도하는 관세음과 지장보살 9. 천상•지상•지하세계의 삼장보살 / 10. 천부 도상, 제석천 11. 육도세계 무주고혼 구제의 의식불화, 감로그림 12.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구도자, 나한 / 13. 선지식인을 찾아나선, 선재동자 제2부 조선 전기 불화의 소재와 화법 Ⅰ. 15•16세기 불화의 규모와 봉안처 1. 불화의 크기가 갖는 의미 / 2. 불화의 크기와 봉안처 Ⅱ. 불화 소재의 다양성 1. 소재와 조형성 / 2. 왕실 관련 絹本佛畵: 일본 고묘지 소장 [지장시왕도] 3. 麻本佛畵: 일본 고쿠분지 소장 [지장시왕도] / 4. 絹•麻本 혼용불화 Ⅲ. 선묘불화, 찬연한 ‘純金畵’ 1. 순금화의 성림과 그 조형 모델 / 2. 순금화의 화법 / 3. 순금화의 조성 배경과 그 상징성 제3부 조선 전기 불화의 제양상 Ⅰ. 수월관음도를 통해 본 道佛習合의 조형 사례 1. 일본 다이도쿠지 소장 고려 14세기 [수월관음보살도] 2. 일본 바이린지 소장 조선 1427년 [수월관음보살도] Ⅱ. 조선 전기 불화의 대중교섭과 신도상 1. 조선 전기 불교 문화와 明과의 교섭 2. 수월관음도에 표현된 용왕과 摩尼寶珠 용녀, 위태천 3. 삼장보살도의 사례와 그 상징성 / 4. 천부 도상 제석천상의 이미지 5. 사천왕 도상의 변화 읽기 Ⅲ. 16세기 수륙회 불화, 감로도 1. 감로도 작품의 내용과 표현 기법 / 2. 감로도 도상의 중층성과 텍스트 3. 수륙재의 성행, 감로도의 출현과 상징성 Ⅳ. 조선 전기 불화의 서사적 표현, 불교설화도 1. 설화의 개념과 불교설화도 / 2. 불교설화도의 현황 3. 불교설화도의 서사적 표현 방식 / 4. 불교설화도의 기능, 의의 그리고 俗講僧類 Ⅴ. 조선 전기 기념비적인 경축불사 400幀, 불교의 르네상스 1. 檜巖寺 경축 불사 400탱 / 2. 400탱 불화의 표현 기법과 화기 3. 기념비적인 400탱 불화 조성의 상징성 제4부 조선 전기 불화의 화기 분석 Ⅰ. 시주 품목과 승려들의 소임 1. 화기 서식 / 2. 시주자와 시주 품목 / 3. 승려들의 소임 Ⅱ. 15•16세기 불화 화기 1. 15세기 紀年•無紀年 불화 / 2. 15세기 紀年•無紀年 불화 참고문헌 / 표목록 / 수록된 글의 출전 / 촬영 협조 및 자료 제공 /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