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방이란 이름은 나에게 언제나 경이로움이다. 내가 하는 공부의 대상 시대가 달라도 소박한 독자임은 뚜렷하여 독서대상인데 책이 나올 때마다 신선함을 주곤 하니 이번에도 여지 없다. 아니 이번엔 뭔가 극단에 이르른 느낌이다. 한 손으로 펼 수 없을 만큼 규모부터 대단하거니와 '머리글'부터 예사롭지 않다. '서장'은 그 누구도 밟지 못했던 길을 거닐고 있는 자신의 그 '발견'을 드러내고 있으니 다름 아닌 영기문(靈氣文)이다. 한갓 장식 형상으로 알고 있던 고구려 고분벽화의 무늬에서 '민족문화의 근원적인 뿌리'를 찾아냈고 이로 말미암아 '미술사 연구의 큰 전환'을 시작한 강우방은 분명 우리 사회에 드문 미술사학자임에 틀림없다.
퇴임하고 나면 지난날을 반추하고 정리하는 일조차 하지 못하는 게 오늘날인데 강우방이란 이름은 어찌하여 신명난 청년처럼 이리도 하늘을 나르는 것일까. 새 학설을 쏟아내면서 말 그대로 '오유(傲遊)하는 천상천하유아독존'의 경지를 거침없이 누리고 있으니 아무래도 미술사학자의 새 전범을 창출하고 있음이다. 문양학(文樣學)을 개창하여 무늬학회를 이룩하고 또 소망하는 바처럼 세계미술사를 아우르는 방법론의 새 단계를 시작하였다 밝히고 있거니와 강우방 이란 이름이 그 일을 이룩하길 나 또한 소망한다.
최열 | 미술평론가
한국미술의 탄생
강우방 지음 | 솔 | 592쪽 | 90,000원
《한국미술의 탄생》의 출간은, 한국 문화사는 물론이거니와 세계 문화사 전체를 통틀어도 일찍이 그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전대미문의 위대한 문화적 사건’이라 할 만하다. 지난 40여 년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 경주국립박물관 관장 등 문화유산 유물의 현장에서 미술사 연구에 전념하였고 이화여대 교수를 역임한 저자 강우방 선생은 학자적 성실함과 비상한 천재성을 바탕으로 평생 신라 고구려 백제 등 한국 고대 미술사 연구에 몰입해오던 중, 한국미술사의 모태는 신라라는 그간의 지론을 새로이 수정 극복하는 중요한 학문적 전기轉機를 만나게 되는데, 그 결정적 계기는 고구려 고분벽화의 도상과 양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18C에 독일의 빙켈만이 그리스 문명에 대한 기념비적 저술 《그리스 모방 예술론》(1755)《고대미술사》(1764)를 출판하고, 야콥 부르크하르트가 《이탈리아와 르네상스 문화》(1860)를 저술함으로써 비로소 고대 그리스는 인류 문명의 발상지로서 그 문화적 위상이 드러났듯이, 강우방 선생의 이 책은 고구려 미술에 대한 독창적이고 탁월한 분석과 해석을 통해 한국 미술 나아가 동아시아 미술이 요하문명의 완성자인 고구려 미술 및 그 문화를 젖줄로 삼아 발전해왔음을 입증하고 있다. 실로 인류 역사상 매우 중요한 문화예술사적 가치를 지닌 '세계문화유산'(유네스코 2006년 지정)으로서 고구려 고분벽화는, 고대 제국帝國이었던 고구려가 패망한 후 천 수백 년간 한국 문화사의 어두운 뒷길로 실종되어버린 우리 민족 최대 최고의 문화 예술적 유산이었지만 오랜 세월 그 웅대한 제국적 문화의 성격(고대 그리스 로마 제국처럼) 및 문명사적 내용과 세계사적 의의가 불가사의로 남겨진 채, 오늘날까지 방치된 채로 전해내려 왔다. 일제시대 우현 고유섭, 해방 후의 근원 김용준 등 많은 이 땅의 미술사가 및 문화예술가들이 고구려 고분벽화의 당당한 위용과 힘차고 웅장한 아름다움을 찬탄하며, 그것이 지닌 민족사적 문화사적 비밀을 풀려고 새로운 학문적 방법론적 고민을 했으나, 여전히 일본의 식민사학의 그늘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고구려 미술 및 고대 동아시아의 위대한 미술은 미궁에 빠진 채 오랜 세월 역사의 어두운 뒷전에서 풍문과 오해 속에서 전해져온 것이다. 이 민족사적 숙원이자, 오래전 멸망한 고대 동아시아의 요하遼河 문명의 찬란하고 위대한 문화적 역사적 유산에 대한 역사적, 미술사적, 정신사적 비밀이 마침내 미술사가 강우방의 헌신적인 연구 끝에 그 진실과 전모가 서서히 밝혀지게 된 것이다.
이 책이 지닌 미술사적 문화사적 역사적 의의를 살펴보면 대강의 다음과 같다.
사라진 고대 문명으로서의 고구려 고분 벽화 및 고구려 미술 해석, 그리고 한민족의 문화적 정신적 기원이자 유서 깊은 전통으로서의 고구려 미술의 발견
(1) 고구려 고분벽화들은(가령, 사신도四神圖는 중국의 것, 특히 남북조시대를 거친 수· 당의 사신도와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힘차고 웅장하고 화려하고 아름답다) 중국의 고분벽화와는 달리, 지역적으로 압록강 유역이나 평양 대동강 일대에 대규모로 집단적으로 모여 있다. 이 대규모 무덤떼들은 동아시아에서 중국, 일본과는 달리 고구려가 그 국가적 규모나 파워에 있어서 거대한 제국적 규모와 성격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고대 문명’ 수준에 있는 초국가적인 높은 수준과 위상을 갖추고 있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 문명적 규모와 차원의 고구려의 정신사와 문화 예술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바로 고구려 고분벽화라 할 수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는 중국의 것과는 그 규모나 내용에서 비교할 수 없이 다른 차원에 있음을 이 책은 성실한 도상 작업을 통해 입증하고 있으며 일본 고대미술과는 어떻게 다른가 하는 문제를 자연스럽게 풀이하고 있다. 이는 한·중·일 3국이 정치적이고 표면적 논술적 차원의 주장이 아니라, 구체적인 예술적 분석 및 해석과 더불어서 문화사적, 정신사적 기원과 배경 이해를 통해 서로 다른 미술사적 정신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최초의 중요한 문헌이라 할 것이다. 더욱이 이 분석 입증 과정은 강우방이라는 천재적 미술사가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방법론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바, 이는 식민지시대 이후 한국미술사가 일본미술사의 일방적 종속적 영향 관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해방 후에서조차도 일본, 서양, 중국의 미술사 방법론에 완전히 포박당해 있는 낙후된 한국미술사에, 창조적이며 주체적인 학문적 방법론을 뿌리내리는 그야말로 일대 문화사적, 정신사적 혁신을 안겨준 학문적 쾌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는 18세기 서양 미술사의 탁월한 개척자이자 괴테 실러 등등 수많은 문학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독일의 고미술사가 JJ. 빙켈만을 비롯, 야콥 부르크하르트, 뵐플린 등의 고대 그리스, 르네상스 및 바로크 연구 저작에 비견될 문화예술사 및 미술사 관련 출판사상 획기적인 대사건이자 오히려 그들의 시대적 공간적 사유와 안목과 인식론의 한계를 극복하는, 다시 말해 동서양 미술사 문화예술사의 나눔을 극복하는 ‘보편적 세계미술사’의 새로운 정립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학문적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세계 문화사 세계미술사를 다시 쓰게 할 고구려의 위대한 정신,
그것은 온 우주에 가득 찬 영기靈氣와 영기화생化生!
(2) 해방 전후 시기의 뛰어난 우리의 선배 미술사가들인 우현 고유섭과 근원 김용준 등은 일본의 미술사가들이 중국 미술의 지류支流로서 연구해온 고구려 미술을, 우리의 개별문화로서의 연구하는 한편, 중국 등의 영향사影響史 등을 고려, 종합 학문 방법론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당시의 이러한 새로운 인문학적 인식조차 기존의 전통적 혹은 외래적 방법론의 유입 속에서 정당성의 차원으로 혹은 관념적 차원으로 주장되었을 뿐, 고구려 미술의 지닌 위대한 의미와 심오한 내용을 주체적 시각으로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제 식민지 인문학이거나 서구적 이론과 개념 등이 해방 후 작금에 이르기 까지 한국 인문학과 미술사학을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오늘의 혼란스런 학문적 상황 한복판에서 미술사학자 강우방은 새롭고도 독창적인 이론과 개념을 주체적이며 정치하고 웅숭깊은 논리 속에서 논증하고 있다.
영기문靈氣文(신령스러운 기운)과 영기화생靈氣化生은 강우방이 독자적으로 탐구, 탁월하게 논증 정립한 개념으로서 고구려 미술과 고대 중국 미술의 근본적 원리를 이루었으며, 이를 통해 무수한 미학적 변주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구체적이고 생생한 형상形象 분석을 통해 밝히고 있다. 이 영기문이 우주 만물의 근원에서 비롯되는 전 과정을 명료하게 밝히고, 그것이 어떻게 고대 문화 예술 뿐 만아니라 후대의 문화 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문양이나 도상으로 변주되고 있음을 저자 자신의 깊이 있고 구체적인 도상 해석을 통해 분석, 설명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 책은 나아가 감히 엄두조차 낼 수 없었던 그리스 인더스 문명의 미술들과의 보편적 연관성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가히 기념비적인 ‘세계 보편성을 지닌 탁월한 저술’이라 할 것이다. 즉 이 영기문의 다양하고 의미심장한 변주는 한국미술사뿐만 아니라 그리스, 로마, 인도 등 서남아시아 고대미술 및 현대미술로까지 확대 해석할 수 있음을 저자의 탁월한 안목과 성실한 고증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결국 이는 영기문이 지니는 세계미술사적 의미를 입증하는 것으로서 이로써, 저자가 착안하고 정립한 영기문은 한국미술사 영역에 머물지 않고 세계미술사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는 인류사적 보편성을 지닌 개념으로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고대 동아시아 문명과 미술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시각을 통해 보편적인 세계미술사적 해석을 처음 내보인 위대한 세계적 저술이라 할 것이다. 사실상 이 책의 주요 내용은 국내의 뜻있는 전문학자들에 의해 깊은 관심과 동의를 받고 있는 중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영기문이 지닌 비밀을 밝혀냄으로써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3) 강우방 선생의 《한국미술의 탄생》은 고구려 고분벽화를 분석하면서 영기靈氣라는 독자적인 개념을 통해 비밀에 붙여졌던 한국미술사의 정곡이 무엇인가를 밝히고, 이 핵심적 양식과 도상들의 아름답고도 무한한 변주를 탁월하게 해명, 밝혀내고 있다. 이는 그동안 한국미술사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거나 전혀 밝히지 못했던 한국미술의 위대한 유산 및 유물의 핵심적 미의 근원을 밝힌 것으로서, 우리는 이 한 권의 책
으로 마침내 한국미술의 전인미답의 영역인 조선시대 불교 및 왕궁 건축(공포?包 및 단청丹靑) 등 건축사 영역, 국보인 반가사유상 등 고구려와 신라의 불상, 고려 불화, 조선 불화, 백제 금동대향로, 갖가지 공예를 비롯해 일본의 유메도노 백제 관음상 등등의 미적 원리와 그 심오한 내용을 오늘의 우리 민족과 인류가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사실은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략, 잦은 전란, 오랜 역사적 굴곡을 거치고 특히 식민지 시대를 지나오면서 실종된, 민족의 미적 감각과 예술 의식을 진실에 가깝게 복원하고, 여전히 식민지사관과 문화의식에 사
로잡혀 있는 오늘의 미술사학계 및 국립박물관의 저급한 수준에 새로운 반성과 극복의 계기를 마련한 뜻 깊은 민족 문화사적 사건이라 할 것이다.
한국미술사를 넘어 세계미술사의 조형 원리를 밝혀냄으로써
인류 정신의 보편적인 원류를 되짚는다.
(4) 강우방 선생의 《한국미술의 탄생》이 지닌 커다란 의의와 가치는 미술사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즉 이 책은 한국미술사뿐만 아니라 세계미술사에서 누락된 고대 미술의 기원과 그 전통이 지닌 비밀과 진실을 밝히는 중요한 길을 열어 놓았다. 즉 불교, 노장사상과고대 미술의 미학적 의식 사이의 관계가 마침내 그 옛날, 본래의 정신 상황의 정확한 복원 속에서 그 정확한 전모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창의적이고 실제적인 우리의 빼어난 미술품의 구체적 해석을 바탕으로, 한국 민족의 전통과 문화 예술 인식의 정통성과 그 세계사적 보편성을 동시에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학문적 업적을 이룬다. 이를 통해 우리의 학계에서만이 아니라, 문화 예술계에서도 깊은 자기 성찰의 계기가 마련되고, 새로운 문화 예술의 창조를 위한 의미 깊은 정신적 미학적 토대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런 의미에서《한국미술의 탄생》은 정신사적, 문화사적 의의와 나아가 세계사적, 보편사적 가치를 지닌 책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러한 사실은 한국 정신사, 학문사를 통틀어서 또한 한국 출판 문화사를 통틀어서 가장 위대한 업적의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지은이 | 강우방 姜友邦
1941년 만주 안동 출생. 서울대 독문학과 졸업.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학사편입-중퇴. 일본 교토와 도쿄의 국립박물관에서 연수하고 미국 하버드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 및 학예연구실장,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및 관장을 역임했으며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봉직하다 현재 일향 한국미술사연구원 원장으로 있다. 저술로는 논문 모음집인『원융과 조화-한국불교조각사의 원리Ⅰ』과 『법공과 장엄-한국불교조각사의 원리 Ⅱ』가 있다. 불교조각 개설서로는 『한국불교조각의 흐름』불화에 관한 것으로는『감로탱』이 있다. 에세이 형식으로 쓴 예술론으로는 『미의 순례』『미술과 역사 사이에서』『한국미술, 그 분출하는 생명력』 그리고 사진전 도록 겸 에세이『영겁 그리고 찰나』등이 있다. 평생 한국미술의 모태가 통일신라 미술에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2000년 이래, 더 근원적인 모태가 고구려미술임을 확신하게 되어 한국미술 전체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 독자적 방법론으로 중국과 일본의 미술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미술사’의 가능성도 제시할 수 있게 되어 그리스, 로마, 서아시아 등지의 미술도 공부하고 있다.
목차
1장 - 서장序章
2장 - 화생이론의 역사적 전개과정
3장 - 고구려 고분벽화 영기문 1
4장 - 고구려 고분벽화 영기문 2
5장 - 고구려 금동삼족오 · 용 · 봉 투조 장식품
6장 - 고구려 금동보살보관
7장 - 고구려 금동일월식보관사유상
8장 - 백제 무령왕릉 왕·왕비 금제관식
9장 - 백제 금동대향로의 영기화생
10장 - 백제의 사리장엄구
11장 - 백제 화상전의 다양한 영기표현
12장 - 신라 금관의 상징구조
13장 - 신라의 마구의 용의 추상화
14장 - 삼국시대 기와의 창안과 화려한 개화
15장 - 신라의 성덕대왕신종의 영기화생
16장 - 고려 수월관음도의 영기화생
17장 - 고려 · 조선 불화의 영기화생
18장 - 고려 청동은입사관불반의 눈부신 영기화생
19장 - 고려청자의 연꽃잎에 숨겨진 연화화생의 도상
20장 - 고려 · 조선의 목조건축의 꽃, 공포
21장 - 조선시대 괘불에 표현된 영기화생
22장 - 동양 고대 불상 광배
23장 - 중국의 진 · 한대의 와당무늬
24장 - 일본 유메도노관음의 광배
25장 - 중국 북위 불상 광배의 영기무늬
26장 - 단청丹靑의 형태 구성과 상징구조
27장 - 결론
어느 미술사가의 편지
강우방 지음 | 솔 | 493쪽 | 40,000원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사가로 손꼽히는 강우방의 4번째 예술론집. 작가는 신라 불교미술과 석굴암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며 지난 40여년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 경주국립박물관 관장 등 문화유산 유물의 현장에서 미술사 연구에 전념하였다. 이 책은 그의 학문적 변화과정과 심경의 변화를 소상히 밝히면서 그의 독자적 이론이 어떻게 형성되어가는지를 소상하게 기록하였다.
작가는 서양문화의 관점에서 동양문화를 바라보는 기존의 관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해왔다. 그는 이 책을 통하여 그동안 격하되어왔던 '고구려'의 조형미술에 주목한다. 작가는 그리스나 중국은 물론, 더 넓게 동서양이 모두 같은 우주관과 인생관을 지니고 있었음을 설명하면서 가장 역사가 긴 조형예술의 올바른 보존과 해석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가 생산적으로 만들어내는 담론은 우리에게 새로운 파장을 일으킨다.
이 책은 한국미술사연구원 개원3주년을 기념해, 홈페이지
www.kangwoobang.or.kr에 있는 자유게시판 글 가운데 2004년 9월부터 2007년 5월까지의 글을 엮은 것이다. 작가의 다양한 학문적 스펙트럼과 예술관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오유傲遊한 천재 미술사가가 인류를 향한 사랑과 마음으로 쓴 예술론집
오유傲遊란 말이 있다. 분명 오만한데 전혀 밉게 보이지 않는 사람의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절대자유를 누리는 사람이다. 여기, 헤프게 덕담이나 하고 가식적 겸손보다는 오유를 택하며 석가모니의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기개를 지닌 어느 미술사가가 있다.
그는 무늬를 통해 인류의 정신사적 원류를 되짚어냄으로써 한국미술뿐 아니라 세계미술사 전체를 새롭게 조명하고 해석한《한국미술의 탄생》(솔출판사 2007)에서 ‘영기靈氣’라는 개념으로 전 장르에 걸친 조형미술의 언어를 해독, 인류 문화의 가장 근원적인 무늬가 담고 있는 신비한 비밀을 밝히며 동양의 광대한 우주관을 형상화한 문양에 대해 새로운 인식과 해석을 제시했다. 그 주인공인 강우방 선생은 신라 불교미술과 석굴암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현재 一鄕 한국미술사연구소 원장으로 있으며, 지난 40여 년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 경주국립박물관 관장 등 문화유산 유물의 현장에서 미술사 연구에 전념하였고 이화여대 교수를 역임했다.
이 책은《한국미술, 그 분출하는 생명력》(열화당 1999), 《미의 순례》(예경 2001), 《미술과 역사 사이에서》(열화당 2004)에 이은 저자의 네 번째 예술론집으로,《한국미술의 탄생》이 만들어지기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저자의 예술론의 형성과정을 모두 내보이고 있으며, 자신의 학문적 변화과정과 심경의 변화를 세세히 드러내면서 끝없는 시행착오와 독자적 이론이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가 하는 과정을 소상히 기록하고 있다. 또한 논문이라는 형식에서 벗어나 ‘인식’이라는 것에 관한 자신의 개인적 깨달음을 절대자유의 혜안으로 피력함으로써 ‘탁월하고 독창적인 한국 문화예술 읽기’의 훌륭한 모범을 보여준다.
서양, 중국, 일본 등에서 온 미술사 방법론의 한계를 초월, 세계 미술사에 대한 지극한 통찰력으로 명쾌, 장쾌, 호쾌한 담론談論을 재생산하다.
지금까지 조형미술, 문학, 철학, 과학 등 어느 분야에서건 동양문화를 바라보는 모든 잣대는 서양문화였다. 그러나 저자는 ‘고구려’라는 우리가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나라의 조형미술에서 발견한 원리로, 지금 세계의 조형미술을 새롭게 분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는 그리스나 중국은 물론, 더 넓게 동서양이 모두 같은 우주관과 인생관을 지니고 있었음을 설명하면서 가장 역사가 긴 조형예술의 올바른 보존과 해석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우리미술에서 추출해낸 원리는 보편성을 띠고 있기에 오랜 세월을 거쳐 한국미술사 모든 분야에 고요한 파장을 이룰 것이며 그것은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다.
강우방 선생이 생산적으로 만들어내는 담론의 독자성과 보편성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보다 작고 섬세한 차원으로, 그것은 지극히 사적이고 지각적인 차원이며 일상적 경험에서 일어나지만 아무나 찾을 수 없고 쉽게 보이지 않는 변화들의 단초이다. 그의 깊숙한 내면세계에서 벌어지는 미묘하고 웅숭깊은 사유의 세계는 치열하게 분석되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차원보다 세상에 강도 높은 파급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잃어버린 영성靈性을 찾아 떠난 한 미술사가가 삶과 예술의 오디세이 속에서 ‘절대진리’라는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여정을 담은 책
이 책은 一? 한국미술사연구원 개원3주년을 기념해, 홈페이지
www.kangwoobang.or.kr에 있는 자유게시판 글 가운데 2004년 9월부터 2007년 5월까지의 글을 엮은 것으로, 인식론, 문예론, 문화비판, 감성론 등 매일 매일의 기록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다양한 학문적 스펙트럼뿐 아니라, 변함없는 성찰의 원천이 되었던 영기무늬에 대한 인식을 통해 인류 문화의 사상적 기원과 정수를 추출해내는 도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저자인 강우방 선생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전율했던 순간순간들과 자신이 체험하는 무늬에 대한 문화적 충격들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사고의 정미한 성찰을 통해 아름다움 속에서 진리와 깨달음을 얻는다.
하루하루 전에 보이지 않았던 점들이 새로이 보이는 끝없는 시각적 인식과정을 통해 시시각각 떠오르는 깨달음을 세세히 적고 있는 이 책은 ‘지금 내가 존재하고 살아가는 이 세상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신선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으며, 독자들은 예술과 아름다움에 접근하는 전혀 새로운 통로를 발견함으로써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예술 산책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평생 묻고 찾아야 할 세상의 진리를 구하는 모든 이에게, 드높은 수준의 비판적이고 생산적인 사유방식과 체계를 배우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그리고 삶과 예술,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지은이 |
강우방 1941년 만주 안동 출생. 서울대 독문학과 졸업.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학사편입-중퇴. 일본 교토와 도쿄의 국립박물관에서 연수하고 미국 하버드 미술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 및 학예연구실장,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및 관장을 역임했으며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봉직하다 현재 일향 한국미술사연구원 원장으로 있다. 저술로는 논문 모음집인『원융과 조화-한국불교조각사의 원리Ⅰ』과 『법공과 장엄-한국불교조각사의 원리 Ⅱ』가 있다. 불교조각 개설서로는 『한국불교조각의 흐름』불화에 관한 것으로는『감로탱』이 있다. 에세이 형식으로 쓴 예술론으로는 『미의 순례』『미술과 역사 사이에서』『한국미술, 그 분출하는 생명력』 그리고 사진전 도록 겸 에세이『영겁 그리고 찰나』등이 있다. 평생 한국미술의 모태가 통일신라 미술에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2000년 이래, 더 근원적인 모태가 고구려미술임을 확신하게 되어 한국미술 전체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 독자적 방법론으로 중국과 일본의 미술도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미술사’의 가능성도 제시할 수 있게 되어 그리스, 로마, 서아시아 등지의 미술도 공부하고 있다.
목 차서문_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이에게
Ⅰ. 영기화생과 문양학
1장 영기는 생명, 진리, 빛
2장 무늬-영성靈性의 표현
Ⅱ. 우리나라 미술의 무늬의 세계
1장 백제미술의 새로운 해석
2장 불화의 본질
3장 단청의 심오한 세계
Ⅲ. 변화해야 하는 미술사학
1장 절대적 깨달음의 세계를
향한 추체험의 방법론
2장 민족문화의 위기
Ⅳ. 삶과 예술
1장 나의 삶과 예술
2장 내 주변의 삶과 예술
Ⅴ. 답사와 학회발표의 바쁜 나날들
1장 우리의 미를 찾아서
2장 나라 밖에서
Ⅵ. 학술_신문·잡지 기고문
1장 고구려 코드,
2천 년의 비밀
2장 한국미의 재발견
후기_ 고독한 도취
잊어버린 노래
오늘 산에서 내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