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이야기
- 청구기호911.0025/이15ㄱ
- 저자명이광표 지음
- 출판사랜덤하우스중앙
- 출판년도2005년
- ISBN895986109X
- 가격15000원
국보 1호 숭례문, 바꿔야 하나?
최근 문화계를 뜨겁게 달궜던 국보 1호 논쟁으로 새삼(?) 우리 국보에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책 <국보 이야기>는 이러한 관심에 답할 수 있는 책이다. 교과서나 백과사전, 때로는 무겁고 어려운 화집이나 도록 속에서 겨우 숨을 고르던 국보가 우리들의 이야깃거리로 나온 유일한 책이다.
- 국보와 보물은 어떻게 다른가?
- 제작연대 차이인가? 미학적, 역사적 차이인가?
- 숭례문을 국보 1호로 지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 국보 지정에 문제는 없는가?
- 국보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 1996년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가짜 국보(274호 거북선별황자총통) 사건의 전말은?
- 가짜 문화재는 누가 어떻게 만들까?
- 끊임없이 제기되는 국보의 훼손과 보존을 둘러싼 논쟁들, 그 대책은 없는가?
- 해외로 유출, 강탈당한 우리의 국보급 문화재는?
이 책은 국보를 둘러싼 이런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첫 번째, 이 책은 국보 이야기이다. 문화재 전문기자로 10여 년 취재 현장을 누빈 기자의 예민한 감각과 국보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이야기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전문용어 투성이의 알듯 모를 듯한 국보론이 아닌 별다른 사전 지식이 없이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 국보이다.
두 번째, 국보에 얽힌 화제와 미스터리 등 국보를 둘러싼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국보에 숨겨진 사연과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국보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이름이 잘못 된 국보, 제 짝을 잃어버린 국보, 원래의 일부만 남아 있는 국보 등 사연도 제각각이다.
세 번째, 국보의 도난과 약탈, 국보의 훼손 문제, 가짜 국보와 문화재 사기극 등 우리 국보가 처한 암울한 현실을 전문기자의 시각으로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필자를 이를 위해 그간 꾸준히 자료를 수집해 왔고, 이 책에서 유형별로 정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겪으며 훼손되고 약탈당한 우리 문화재와 국보를 돈으로 보는 세태가 여실히 드러나 있다. 특히 일본의 국보가 된 우리 문화재를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네 번째, 문화재 전문기자의 안목이 돋보이는 국보 비교 감상이다. 유사한 국보를 묶어서 좀더 재미있고 편안하게 국보의 특징과 의미,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수덕사 대웅전(국보 49호)과 부석사 무량수전(국보 18호)을 남성미와 여성미로 대비시키고, 서산 마애삼존불(국보 84호)과 태안 마애삼존불(국보 307호)의 미소와 제작시기, 불상의 배치 등을 비교하고 있다.
다섯 번째, 국보 1호 숭례문에서 308호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좌상까지 국보를 목록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국보의 소재지와 소장처는 물론이고, 특징과, 감상 포인트를 간추려서 요약 정리했다.
여섯 번째, 이 책 <국보 이야기>는 눈으로 즐기는 국보 이야기이다. 국보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양질의 도판은 물론이고, 국보에 얽힌 각종 자료와 참고 도판을 500여 컷 이상 풍부하게 수록하고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국보를 즐길 수 있다.
이 책 <국보 이야기>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두 가지이다.
우선, 최근 이슈가 되었던 국보 1호 논쟁이다. 당분간 숭례문이 국보 1호로 남게 되었다지만…… 사실 이 논쟁은 이미 1996년에 결론이 난 해묵은 것이다. 참여정부에 들어 새삼스레 다시 거론이 되는 것도 의아하지만…… 최근 문화재위원회의 결론 또한 그 당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단지, 이를 계기로 국가지정 문화재의 분류와 관리체계가 심층적으로 검토되었으면 한다. 1996년 당시 ‘국보 1호 재지정 관련 설문조사 결과(본문 27페이지~28페이지)’를 보면 전문가와 일반인들 모두 6대 4 정도로 재지정에 반대했고, 혹시 재지정할 경우 그 후보로는 훈민정음과 석굴암의 순이었다.
석굴암 전실에 있는 팔부중상이 8구인지, 6구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본문 87페이지~91페이지). 필자가 이번에 소개하는 자료(朝鮮 慶州 の美術, 나카무라 료헤이)를 보면 6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909년께 일제가 석굴암을 보수하기 직전에 촬영한 사진을 잘 살펴보면 전실의 팔부중상은 놀랍게도 8구가 아니라 6구인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학계는 이 팔부중상을 8구로 보고, 전실 입구가 절곡형인지, 전개형인지에 논의를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朝鮮 慶州 の美術>>의 저자 나카무라 료헤이(中村亮平)는 “좌우 첫 번째 조각상 1913년 조선총독부가 부가(附加)했다…… 이는 추악의 극이며 실로 대담한 추가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적고, 1913년에 일제가 보수한 석굴암 도면에 ‘부가(附加)’라고 정확하게 표기했다. 이제 학계는 이 주장의 신빙성을 따지는 것을 비롯해 논의를 활발히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