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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적 아나키스트)야나기 무네요시 평전

  • 청구기호991.3/나872ㅇ
  • 저자명나카미 마리 지음 ; 김순희 옮김
  • 출판사파주:효형출판
  • 출판년도2005년
  • ISBN8958720212
  • 가격18000원

상세정보

근대 서양의 가치관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미치던 20세기 초반, 일본 역시 제국주의 국가로서 약육강식 지향의 노선을 걷고 있었다. 청일전쟁과 연이은 러일전쟁의 승리로 일본 민중이 애국주의에 빠져갈 무렵, 일본의 지식인층은 개인의식의 확립, 사회주의와 무정부주의의 수용 그리고 동·서양에 대한 재정의再定義 등 어떻게 근대를 그리고 서양을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품고 있었다. 이들이 품게 된 서양 콤플렉스는 여러 민족의 문화를 서양 문명의 모방 정도에 따라 서열을 매기는 서양 중심주의로 드러나거나 혹은 서양 문명에 대한 반발인 국수주의로 나타나 대동아공영권 구상이나 ‘일본맹주론’ 같은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야나기 무네요시 평전》의 저자인 국제관계 전문가 나카미 마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야나기의 차별성을 지적한다. 야나기는 두 가지 오류를 모두 벗어나 서양 제국주의를 모방한 ‘일본 제국’을 해체하고 일본 안팎의 여러 민족이 문화적으로 대등하게 공생하는 아시아를 이상으로 삼은 실천가이자 사상가라고 말한다. 
다른 문화를 추종하거나 비하하지 않고 자문화의 개성을 명확히 하려는 야나기의 염원은 그의 관심을 동양적인 종교·예술로 이끌어갔다. 그 결과 창출된 것이 바로 민예운동이었다. 민예운동은 민중이 만든 일상잡기에 착안해 중국이나 조선의 미와는 다른 일본 독자의 미를 찾으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한편 민예운동은 미의 관점에서 이상사회를 추구하려는 예술적인 사회변혁 운동이었다. 야나기는 민중적인 일상의 미를 이상향으로 삼고, 뛰어난 미의 창출을 방해하는 자본주의 사회 비판으로 나아갔다. 
또 그는 자연환경과 역사의 차이에 따라 각 민족문화를 토착·유기적으로 하나의 것, 하나의 생명처럼 여기고 서로 ‘생명’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광화문 철거 반대를 외치고 조선민족미술관을 설립하고 조선총독부의 석굴암 보수를 비판하는 등 조선의 문화는 조선인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모두 이런 생각의 반영이다. 또 이는 절친한 벗이자 평생 경애했던 아사카와 다쿠미의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 
야나기는 민예운동을 창시, 확립하고 일본민예관을 세워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일본’ 문화를 명확히 했다. 나아가 ‘민족’을 단위로 한 ‘복합의 미’라는 평화 사상과 연결해 상대화함으로써 일본 문화를 열린 형태로 확립시키는 데 거의 성공했다. ‘복합의 미’ 사상은 평화는 세계를 한 가지 색으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평화는 서로 이질성을 승인하면서 배우고 약점을 보완하여 더욱 풍요롭게 하는 데서 나온다는 이 사상은 모든 무력행사를 부정하는 절대평화의 신념을 기반으로 한다. 
세계화의 바람이 휘몰아치는 현재, 약자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문화의 가치를 서구화가 아닌 자문화의 개성 확립에서 찾고, 세계가 정치·경제적 강자의 논리로만 수렴되지 않도록 저항한 야나기의 평화 사상은 우리에게 어떤 깨달음과 화두를 던져주는가. 단순한 문화상대주의를 넘어 윤리에 근거한 세계 평화를 실현할 실천 전략을 고민했던 한 지식인의 초상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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