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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 1920∼1940

  • 청구기호911.066/키57ㅇ
  • 저자명엘리자베스 키스, 엘스펫 K. 로버트슨 스콧 [공]지음 ; 송영달 옮김
  • 출판사책과함께
  • 원서명Old Korea
  • 출판년도2006년
  • ISBN8991221149
  • 가격20000원

상세정보

이 책의 특징과 내용

키스 자매가 한국과 한국인들에게 반한 것은 무엇보다 한국인들의 의젓한 몸가짐과 한국인들의 순수하고 담백한 마음 같은 한국인 특유의 품성이었다는 점은 기존의 외국인들이 오리엔탈리즘적인 시각에서 쓴 한국에 대한 기록들과 차별화되어 책 전반에 저자들의 한국 사랑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한다.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키스 자매가 표현한 자연 풍경, 한국인들과 한국인들의 일상 등에 대한 감상은 지금 보아도 감탄할 만큼 한국에 대해 잘 짚어낸 것들이다.
서울뿐 아니라, 원산, 함흥, 평양, 금강산 등을 구경하고서는 ‘시간을 초월한 황홀경을 느끼고, 고국인 영국의 전원을 산책할 때보다 훨씬 더 감각적인 즐거움을 느끼’고, 왕실의 공주, 운양 김윤식, 자결한 민영환의 동생 민영찬과 민영찬의 딸과 같은 지체 높은 귀족뿐 아니라 필동이, 섭섭이, 담뱃대 문 노인 같은 필부필부(匹夫匹婦)와의 만남도 꺼리지 않고 모두 그림으로 남기면서 ‘다시 한국을 찾더라도 이 멋진 사람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주막이나 시골 결혼식에도 참석하고 굿을 보러가기도 하고, 종묘제례에도 참석하는 등 한국의 풍습에 대해서도 애정을 갖고 그림을 그려 ‘신부 행차를 쫓아가다 물에 빠지기도 하고, 궁중 음악에 취해 그림 그리는 것을 포기’하기도 한 키스 자매의 모습. 이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며, 세기가 바뀐 후대의 우리가 보았을 때도 해학과 재미가 넘치는 그런 사랑스러운 것들이 되었다.
한편 표지 그림에 쓰인 그림(자세한 그림 설명은 p46, p82)을 비롯, 이 책에는 키스가 한국을 위해 그린 크리스마스실 도안의 원판 그림들이 실려 있는데, 일본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결핵퇴치운동을 위해 애쓰던 셔우드 홀을 도와 키스는 세 번의 크리스마스실 도안을 맡아 하였다. 이것 역시 그녀의 한국 사랑이 돋보이는 일화가 아닐 수 없다.

유관순, 김윤식…, 역사적 인물의 생생한 복원

키스 자매가 서울에 도착한 것은 앞서 말했듯이 삼일운동이 일어나고 한 달도 안 된 3월 28일이었다. 이때 키스 자매는 한국인들이 한국에 머물던 외국인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독립운동을 준비했다고 적고 있다. 조용하면서도 거대한 독립운동의 열기는 키스 자매를 비롯해 당시 국내에서 한국을 돕던 많은 외국인들(제임스 게일, 프랭크 스코필드 등)에게 전달되었다. 키스 자매는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일본 경찰들에게 끌려가는 한국인 죄수들이 오히려 당당해 보인다고 하고, 친구가 일본을 옹호하자 군국주의자들과 한패가 되었다고 분개하기도 한다. 그런 키스 자매가 유관순을 만난 것도 필연적이지 않은가 여겨진다(p162).
그리고 제임스 게일의 주선으로 독립청원서를 제출했던 김윤식을 만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다. 키스 자매는 일제에게 작위까지 받은 늙은 양반들인 김윤식과 이용직이 독립운동에 가담한 것에 주목하고 김윤식을 만난 것이다. 키스가 그린 김윤식의 초상화(p164)는 남아 있는 그의 사진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생생하여 매우 희귀한 자료가 될 듯하다.
또, 민영찬의 딸도 키스가 그렸는데, 민영찬은 초대 주불공사이자 국권침탈을 분히 여겨 자살한 민영환의 동생이다. 민영찬까지 직접 그리진 않았지만, 키스 자매는 그와의 대화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이 또한 희귀 자료가 아닐 수 없다(p196).
이 두 사람 이외에도 2대 총독이었던 하세가와 요시미치나 제암리 사건을 목격하고 한국을 도우려고 했던 프랭크 스코필드(한국명 석호필), 한국 미술품에 애정을 가진 야나기 무네요시 등 역사적 현장에 서 있던 키스 자매가 만난 인물들에 대한 글과 그림은 기록에서만 볼 수 있던 ‘유관순 누나’ 같은 전형화 된 인물이 아닌 입체화되고 구체적으로 마치 내가 직접 그들을 만난 것 같은 생생함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이 책은 화가의 여행기인 동시에 일본의 야만성을 지적하고 한국을 서양 세계에 알리고자 한 인도주의자의 양심서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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