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의 예술가 시대와 소통하다:197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자화상
- 청구기호609.11/전641ㅇ;2010
- 저자명전영백 엮음
- 출판사궁리
- 출판년도2010년 6월
- ISBN8958201878
- 가격28,000원
역사는 연대기요 계보학이다. 맥락이 없다면 역사가 아니다. 1990년대 이래 최근 20년 동안 한국 현대미술은 마치 비역사의 장소처럼 진공 상태와도 같이 보인다. 부모 없는 세대일까. 앞선 세대나 그 시대와 무관한 돌연변이처럼 자신의 감성에 충실하기만 한 작업으로 막힘 없이 한껏 자유롭다. 짓누르는 모더니즘의 규율과 리얼리즘의 진리라는 굴레를 풀어버린 해방 세대라는 것이다. 정말 그런가.
이 책은 홍익대 대학원 작가 대담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결과물이다. 설계는 전영백 책임교수가 했던 것으로 미술을 ‘삶의 연속성’과도 같은 유기체로 설정하고 ‘세대 간의 대화’를 목적으로 세웠다. 그리고 대화의 화두로 ‘한국성, 한국적 미학’을 배치했다. 그리고 1970년대 5명, 1980년대 6명, 1990년대 6명, 2000년대 5명의 작가를 임의로 선정하여 한국성을 물었다. 작가 선정의 적실성이나 주제의 수월성이 어떠하건 이와 같은 설정은 매우 흥미로운 방법이다. 지난 40년간의 현대미술을 추궁해 나가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것인데 이와 같은 대담은 무엇보다도 지난 수십년의 이야기를 지금, 여기에서 그 때 그 당사자로부터 듣는 것이므로 아주 미묘한 울림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거짓과 참됨이 섞이고 사실과 주장이 뒤엉키며 진실과 해석이 어긋나는 그러한 장대한 역동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 살아 남은 성공담만으로도 의미와 가치가 있는 그러한 설레임을 기대하기에 넉넉하다는 것이다.
지난 일백년 한국 미술사는 ‘동서융합’의 역사였고 21세기 청년작가들 또한 서구와 한 몸으로 융합의 서사를 감당하고 있다. 엮은이가 질문한 ‘한국성, 한국적 미학’은 그러므로 융합의 한계 수위였을 것이고 답변은 경계의 진폭 확인하기였을 것이다. 이 책 『22명의 예술가』는 그러므로 그 궁금함에 대한 답변이다. 정답이 아니라 끝도 가도 없는 질문의 연속선상과도 같은 소통 자체 말이다.
최열, 미술평론가
지은이 | 전영백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와 영국 리즈 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책으로 <고갱이 타히티로 간 숨은 이유>가 있다.
목차
책을 열며 한국 현대미술, 그 소통의 복구'
‘한국적’ 모더니즘의 정착과 탈모더니즘의 긴장
-1970년대 한국 현대미술
이승택-물•불•바람: 시간과 공간의 연금술사
하종현-자연을 닮은 물질의 추상풍경
김구림-한국 전위미술의 선봉장, 영원한 아방가르드
서승원-기하학적 균형, 절제된 캔버스의 미학
성능경-예술과 삶의 소통을 꿈꾸는 돈키호테
형상과 표현의 회복, 현실과 역사를 다루는 리얼리즘
-1980년대 한국 현대미술
송수남-지필묵의 현대적 실험과 해석
김인순-삶의 현장 속 여성미술의 실천
주재환-현실비판적 개념미술가, 유쾌한 씨
임옥상-현실을 발언하는 사회적 상상력
고영훈-일루전과 실재 사이의 긴장과 역설
윤진섭-이론과 실천을 넘나드는 행위미술
세계와 동시대성을 확보한 한국미술
-1990년대 한국 현대미술
김영원-통합과 해체 사이에서 동요하는 인체형상 탐구
전수천-시•공을 방랑하는 설치여행자
구본창-사진의 매체적 확장과 심화
안규철-이미지와 텍스트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조각
최정화-‘지금 여기’에서 사물을 발견하는 미술가
이용백-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새로운 표현언어
일상성에 대한 모색과 소통을 향한 의지
-2000년대 한국 현대미술
유근택-한지에 스며든 체험의 파노라마
김주현-건축적 구조로 쌓아가는 일상과의 소통
배영환-공공의 일상에 침투하는 예술행위
정연두-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비트는 마법사
최우람-미술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으로 탄생시킨 기계생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