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 전집 1)오윤 : 세상 사람, 동네 사람
- 청구기호659.3/오66ㅇ;1
- 저자명오윤[외]
- 출판사현실문화연구
- 출판년도2010년
- ISBN8992214902;8992214933(세트)
- 가격20,000원
오윤이란 이름은 내게 ‘칼노래’처럼 들린다. 그 아호가 ‘개도치’이니까 개도치가 칼 노래를 부르는 그 모습 그대로다. 나는 1986년 5월 그림마당민에서 오윤의 처음이자 생전의 마지막 개인전을 진행하면서 그 가락을 내것으로 만들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가락을 내 안에 품지 못했다. 그 스물 다섯 해 사이 몇 번인가 어느 출판사에선가 오윤 일대기니, 평전을 쓰라는 청탁을 받기도 했고, 또 언젠가 김도연 형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 만난 채희완 형에게 말하기를, 내가 글쟁이니까 오윤 형에 대해 뭔가 글쓰기를 해야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이루지 못했다. 2006년 작고 20주기 오윤전을 준비하면서도 나는 오윤에 대한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 다만 김정희, 이응노와 어울려 두 꼭지 글을 썼을 뿐, 그랬던 건 아마도 내 속에 그 개도치의 칼노래 가락이 들어오지 않아서였을 게다.
사라져간 누군가 떠올리면 가슴 시린 그런 사람이 있다. 내게 오윤이 그런 이다. 1985년 8월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 민족미술대토론회 자리에서 밤새워 마시던 술이며, 1984년 여름 채희완의 탈춤 <강쟁이 다리쟁이>에 쓸 탈 만들 때 뒤섞이던 말이며, 그리고 또, 또, 기껏 몇 해만 어울렸을 뿐인 형인데도 그렇다. 떠나가는 뒷모습이 아픔이었던 탓일까.
『오윤전집』 세 권은 감격스럽다. 1권은 오윤의 벗들이 기억하는 생애와 함께 평론가와 관찰자들이 쓴 예술론 그리고 오윤이 쓴 몇 안 되는 글과 좌담을 모았다. 2권은 판화와 회화, 조각을 비롯해 책 표지를 모았으며 3권은 소묘 3천여점 가운데 7백여점을 수록했다. 한 작가에 대한 이처럼 방대한 규모의 전집의 출간은, 오윤처럼 20세기 미술사에 무거운 가치를 지닌 작가의 전집은 미술사학계에 커다란 선물일 것이다.
하지만 전집의 간행은 무엇보다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축복이다. 한 예술가에게 있어 가장 큰 행복은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 작품이 사랑 받을 수 있음일 것이다. 작가는 떠났어도 몰입할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그 작품을 남긴 작가는 흔치 않다. 오윤은 바로 그 흔치 않은 몇 작가의 한 명이다. 설레임을 불러 일으키는 형상을 남긴다는 것, 오윤은 그렇게 했다. 이 『오윤전집』은 들뜬 가슴을 이어가게 해 주는 다리로써 참으로 손쉽게 오윤을 만나게 해 준다. 엄청난 크기와 무게 탓에 펼치거나 손에 쥐기도 힘든 호화판 화집이 아니라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나는 희망한다. 이 전집으로 오윤 연구와 가치평가가 진전되기를, 하지만 더욱 큰 바람은 더 많은 사람들이 오윤에 깊이 탐닉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 전집이 그렇게 해 줄 것 같다. 그럴 것이다.
최열, 미술평론가
지은이 | 오윤 외
1946년 부산 동래에서 소설가 오영수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에 재학 중 오경환, 임세택 등과 함께 ‘현실’ 동인을 결성하여 리얼리즘 미술운동을 제창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난 이후 근 10여 년 동안의 모색기를 거쳐 1980년 ‘현실과 발언’ 동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수많은 목판화와 회화 작품을 선보였다. 간경화로 시달리다 첫 개인전 직후인 1986년 7월 5일, 마흔한 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오윤은 1980년대 작가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자기 형식을 제시한 화가이다. 그래서 당대에 민중미술의 상징적인 존재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한국 현대 판화의 선구자로서 평가받았다. <칼노래> <춘무인 추무의> <아라리요> <징> <북춤> 등은 1980년대 민중미술의 대표적인 판화 작품들이다. 그 외에 <원귀도>를 비롯한 십여 점의 회화와 20여 점의 조소 작품이 있다.
목차
1권
간행사: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은 작가, 오윤을 위하여
서문: 《오윤 전집1: 세상 사람, 동네 사람》에 부쳐
제1부: 오윤의 삶과 사람들
조인수: 오윤, 민중미술을 이루어내다
이석우: 생명의 힘과 맥을 형상으로 떠낸 선구자
주재환•손장섭•박현수•김용태•김정헌: ‘작가 오윤’에 대한 추억(좌담)
김지하: 오윤을 생각하면
김지하: 중력적 초월이라는 생명과 그마저 벗어난 큰 평화 ? 오윤과 나
김윤수: 오윤, 한국 화단의 신동엽
원동석: 한 장의 그림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
김정헌: 술을 너무 징허게 먹었다
손수호: 오윤, 목판화가 혹은 벽돌공장장
이흥재•김익구•채희완: 고향 친구, 오윤(좌담)
윤광주•김익구•채희완: 흙이 마알가니 지 생명이 딱 있다. (좌담)
한윤수: 가오리에서 책 표지를 시작하다
김대식: 가오리에서 만난 오윤
김대식: 가오리 사람들
유홍준: 설명하지 않는 화면
이철수: 인간적인 그림
채희완: 덧보기가락으로 추는 탱고
이애주: 도깨비 같은 사람
허진무: 어느 유신론자의 미술수업
제2부: 오윤의 예술세계
성완경: 오윤의 붓과 칼
성완경: 나의 춤은 꿈을 꾸는 동안 계속되었다?오윤과 민중미술
김지하•심광현: 오윤 작품의 현재적 의의(대담)
김지하: 굵고 깊은 윤곽선과 두루마리 가로의 수수께끼
원동석: 오윤 그림의 민중정서와 힘
유홍준: 오윤 예술에 대한 미술사적 회상
최석태: 오윤을 다시 보자
이철수: 오윤과 목판화운동
윤범모: 오윤, 요절한 80년대 미술운동의 보배
최열: 시대를 빛낸 문화 예술가, 이응노와 오윤
최열: 전통의 창조적 계승자들, 미술관에 모이다?추사 김정희와 개도치 오윤
채희완: 낮도깨비 신명 마당에 합세한 물귀신과 가분다리 탈들
라원식: 춤추는 호랑이와 함께, 도깨비 나라로
김동화: 오윤, <강쟁이 다리쟁이>
강성원: 오윤, <칼노래>
이성민: 오윤 인물 형상의 전형성과 비전형성 분석?1984년 오윤의 글을 중심으로
김종길: 오윤의 민중의식과 민중미학
제3부: 오윤의 글, 오윤의 말
미술적 상상력과 세계의 확대
아무것도 없는 빈 그릇
미술의 언어
행복의 모습
오윤•이애주•채희완•최태현•하종오: 오늘의 우리에게 굿은 무엇인가?삶의 본질,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굿(좌담)
동인 선언문: 현실 동인 제1선언 / 현실과 발언 창립 취지문
기획전 초대글
민혜숙: 오윤 판화전을 열면서(그림마당 민 개인전, 1986년)
홍선웅: 오윤의 판화 작업을 끝내고(10주기 회고전, 학고재, 1996년)
강수정: ‘오윤: 낮도깨비 신명 마당’ 전을 기획하며(20주기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2006년)
오윤 관련 문헌 목록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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