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미술관:미술, 영화를 읽다
- 청구기호650.4/정76ㅇ
- 저자명정준모
- 출판사파주:마로니에북스
- 출판년도2011년
- ISBN8960531963
- 가격13500원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은 화가일 뿐 아니라 영화, 음악인이었다. 그리고 그를 열광시켰던 세즈윅이란 여성은 워홀 영화의 배우였다. 1년 동안의 짧고 달콤한 사랑과 이별, 고통 끝에 세즈윅은 겨우 28살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다. 영감을 찾아 세즈윅을 발견했지만 그저 워홀에게 세즈윅은 ‘말 잘 듣는 가여운 고양이’였을 뿐이었던가. <팩토리걸>이란 영화의 줄거리다. 여성을 소모품 따위로 여겼던 워홀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해 주는 영화.
정준모의 책 『영화 속 미술관』은 이런 이야기를 담담하게 때로는 열정 넘치는 목소리로 들려준다. 또 한 명의 마초, 피카소를 다룬 영화 <피카소> 이야기도 흥미롭다. 여덟 명의 여성들에게 군림했던 피카소를 응징한 오직 유일한 여성 프랑수와즈 질로 이야기인 탓이다. 40년 연상의 피카소를 만난 화가 지망생 질로는 그와 10년을 살았다.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피카소를 버린 여인 질로. 하지만 이 영화는 질로 이야기라기 보다는 여성편력을 거듭하는 이기주의자 피카소 이야기다.
피카소가 자신 보다 더욱 큰 천재임을 인정했던 멕시코의 여성 화가 프리다 칼로. 하지만 불구의 고통 속에서 전설을 만들어 나간 20세기 가장 위대한 화가. 영화 <프리다>는 난잡한 여성으로 천재성을 드러내고 싶어 했겠지만 프리다 칼로는 차원이 다른 절망의 늪 속에서 그 감성만이 아니라 이성을 다스리며 살아 낸 의지이자 운명 그 자체였다. 또 하나의 영화 <아르테미시아> 또한 운명의 천재 여성화가 이야기다. 남성의 부속물로써 모든 것을 잃었지만 열정으로 그 모든 것을 차지한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텔레스키.
위대한 전통에 눈부신 유럽 대륙을 무시하면서도 문화 후진국의 운명에 사로잡힌 미국을 자신감 넘치도록 우뚝 서게 해 준 시대인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문화의 영웅이 있었다. 잭슨 폴록. 20세기 후반 지상에서 가장 화려한 이름이다. 화가 지망생이자 네 살 연하인 잭슨 폴록을 만난 리 크래스너는 폴록을 위해 자신의 작업마저 포기했다. 하지만 폴록이 하루아침에 성공하고서 모든 게 물구나무 선다. 폴록은 무너져 내렸고 수도 없는 여성 편력과 폭음 속으로 빠져가 버렸다. 절망한 크래스너는 홀로 유럽을 향했고 그 사이 폴록은 세상을 떠났다. 너무도 많은 유산을 손에 쥔 크래스너는 자신의 꿈을 향해 창작에 열중했고 그 유산으로 폴록과 크래스너 재단을 설립해 젊은 작가 지원을 시작했다. 영화 <잭슨 폴록>을 통해 정준모가 들려주는 이야기다.
『영화 속 미술관』은 또 낯설지만 감동의 물결을 가져다 주는 여성 화가 세라핀 루이스 이야기를 들려준다. 양치기 하녀 세라핀은 낮엔 일하고 밤엔 그리는 고통 속에서 주위의 비웃음마저 견뎌야 했다. 문득 미술사가이자 화상 빌헬름 우데를 만났고 비로소 세라핀의 재능은 세상을 향해 눈부시게 빛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영광과 성공의 순간 세라핀은 정신착란으로 허물어졌고 남은 삶을 정신병원에서 보내야 했다. <세라핀>은 주류의 위대한 미술만이 미술사의 중심이 아님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너무도 가슴 저리고 너무도 즐겁고 너무도 슬픈 이야기가 있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책 『영화 속 미술관』을 내 혼자 읽기에 아까워 내 딸 최민에게 권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책소개
없음.
지은이 | 정준모
중앙대학교 미술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 및 대변인,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분관장,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을 역임했다. 현재 국민대학교 대학원 초빙교수로 있으며, 2011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시분야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술관 관람 길잡이』를 번역하기도 했다.
목차
도취
예술 공장 공장장과 그의 뮤즈_<팩토리 걸>과 앤디 워홀
달리, 젊은 날의 초상_<리틀 애쉬>와 달리
마초 또는 필연적 여성 편력_<피카소>와 피카소
포스트모더니즘을 수놓다_<바스키아>와 바스키아
화가에 대한 오해와 기대_<취화선>과 장승업
‘금지된 세계’를 탐닉한 오즈의 마법사_<퍼>와 다이앤 아버스
고귀한 야만인_<파리의 고갱>과 고갱
세기말, 조각난 환영(幻影)_<클림트>와 클림트
은유
악은 악을 낳는다_<올드 보이>와 앙소르 <슬퍼하는 남자>
해피엔딩의 암시_<노팅힐>과 샤갈 <결혼>
인생도 사랑도 결국 돌고 도는 것_<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와 틴토레토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려는 인간의 욕망과 비유_<바닐라 스카이>와 모네 <아르장뙤이유의 세느강>
영혼을 그려내는 빛과 그림자_<퐁네프의 연인들>과 렘브란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암시_<종횡사해>와 모딜리아니 <노란색 스웨터를 입은 잔 에뷔테른>
웃음과 그림 천재들의 불행한 만남_<빈>과 휘슬러 <화가 어머니의 초상>
가장 미국적 그림 영화가 되다_<타이드랜드>와 와이어스 <크리스티나의 세계>
거울 속에 갇힌 거울_<거울 속으로>와 반 아이크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명작 속 ‘행복’바이러스_<아멜리에>와 르누아르 <뱃놀이 하는 사람들의 점심식사>
극화(劇化)된 극적인 바로크 미술_<플란다스의 개>와 루벤스
갈증
자연 속에서 명화를 쏟아내다_<열정의 랩소디>와 고흐
천재성에 불을 지피다_<폴락>과 폴록
영원한 가치, 미래를 살다_<브이 포 벤데타>
<이카루스의 추락> 앞에서 정신을 잃다_<스탕달 신드롭>과 브뤼겔
순수한 열정으로 천재성을 태우다_<세라핀>과 세라핀
예술적 천재, 기능일까 지능일까_<고뇌와 절정>과 미켈란젤로
그 삶의 빛과 그림자_<야경>과 렘브란트
사랑
빛을 순화시킨 눈부심_<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베르메르
천재적 여성 미술가, 남근주의 벽에 좌절_<까미유 끌로델>과 로뎅
인간은 추악하지만, 인생은 아름답다_<물랑루즈>와 로트렉
깨진 사랑도 복원할 수 있을까_<냉정과 열정 사이>와 치골리
그들은 왜 가짜 ‘비너스상’을 훔쳤나_<백만달러의사랑>과 첼리니
그림 속 리듬에 맞춘 춤과 노래_<파리의 미국인>과 라울 뒤피
슬프면서도 행복한 독(毒), 사랑_<캐링턴>과 캐링턴
교회당 벽화처럼 속세와 거리 먼 행복한 삶_<지중해>와 비잔틴 미술
고뇌
그림은 나의 힘_<프리다>와 프리다 칼로
기괴한 신체와 폭력적 감각_<사랑의 악마>와 베이컨
인간을 둘러싼 양면성_<위대한 유산>과 클레멘테
삶 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온 현대미술_<씨프 하트>와 데 스틸 운동
시대의 이단자, 화두를 시대에 던지다_<카라밧지오>와 카라바조
이성이 잠든 시대의 불침번_<고야의 유령>과 고야
여성, 당당히 남성의 바로크시대를 살다_<아르테미시아>와 아르테미시아
기적 같은 미소가 된 액션 페인팅_<모나리자 스마일>과 폴록
실력 있는 화가, ‘여성’이라는 멍에와 굴레에 갇히다_<화혼>과 판위량
인간의 추락과 파국 그리고 삶의 진실_<안드레이 류블로프>와 류블로프
‘그림 같은 정원’과 ‘그림 속 정원’_<영국식 정원 살인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