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와 보물, 서울시지정문화재를 포함해 현재 1만 5천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호림박물관의 30년 역사와 결실을 담았다. 각 분야의 명사가 엄선한 소장품 30점과 각각에 숨겨진 이야기를 비롯하여 창립자인 윤장섭 선생의 일대기와 호림박물관의 철학과 비전을 알 수 있다.
책소개
《호림, 문화재의 숲을 거닐다》에는 상감청자 한 점으로 시작해 국보 8건과 보물 46건 그리고 서울시지정문화재 9건을 포함하여 현재 1만 5천여 점을 보유하게 된 호림박물관 30년의 여정과 결실이 오롯이 담겨 있다. 호림 윤장섭 선생이 문화재 수집가의 길로들어서면서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노정을 반추하고, 대치동의 상가 건물에서 시작하여 신림본관과 신사분관을 가진 대규모 박물관으로 발전하기까지 지나온 역사를 회고하며, 소장품 가운데서 각 분야의 명사가 엄선한 문화재 30점을 소개한다. 짧은 일대기 속에 윤장섭 회장의 반세기에 걸친 문화재에 대한 사랑, 학계에서 호평 받는 물관에서 이제 대중과소통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나려는 호림박물관만의 철학과 의미 그리고 각 분야의 대가들이 손수 고른 유물 30점에 대한 숨은 이야기까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좋은 유물일수록 박물관에 있어야 한다
우연히 한국 고미술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수집가의 길에 들어서고 한국의 대표적인 사립 박물관을 세우기까지, 호림 윤장섭 회장은 반평생을 호림박물관의 역사와 함께해온 산 증인이다. 1부에서는 윤 회장이 문화재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부터 호림박물관을 세우고 구순이 넘는 지금도 유물 한 점에 가슴 설레어하는 수집가로 살아가기까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본다.
윤 회장은 고고미술학계에서 ‘개성 3인방’으로 통하던 최순우, 황수영, 진홍섭 세 선배와 오랫동안 교분을 나누면서 문화재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수집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개성 출신 선배들이 주축이 되어 만드는 《고고미술》이라는 잡지의 발간을 돕는 데서 출발한 선의는 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발전하고 끝내는 반평생을 바치는 열정으로 승화되었다. 해외를 떠도는 우리 문화재를 다시 들여오기 위해 수차례 현해탄을 건넜고, 평생 아껴 모은 돈으로 산 문화재를 박물관을 위해 남김없이 내놓았다. 윤 회장을 문화재 수집가의 길로 이끈 최순우, 황수영이라는 한국미술학계의 두 거두의 조력을 밑거름 삼아 국내 사립 박물관의 새 지평을 연 호림박물관 신림본관과 신사분관이라는 두 거목이 성장했다.
“좋은 유물일수록 박물관에 있어야 한다”는 윤회장의 지론은 호림박물관에 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유물은 하나도 없다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등 혼란기를 겪으면서 사업체를 세 개나 가진 실업가로 자리 잡고, 다시 문화재 수집가에서 서울 도심에 두 동의 건물을 가진 박물관의 이사장으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문화재에 대한 윤 회장의 변함없는 사랑과 열정은 큰 울림을 전해준다. 윤 회장의 반평생은 곧 호림박물관의 역사이자 우리나라의 문화재가 지켜지고 가꿔져온 살아 있는 역사이다.
도심 속에 화려하게 피어난 죽은 자들의 공간
2부에서는 국내 3대 사립 박물관의 하나로 인정받는 호림박물관의 역사와 비전을 담고 있다. 호림박물관은 1982년 대치동에 개관하여 기반을 닦고, 1999년 신림동으로 이전하여 제대로 된 박물관의 면모를 갖추었으며, 2009년에는 신사분관 개관하여 미래 지향적인 박물관으로 계속 성장해나가고 있다.
또한 위치에서부터 소장품, 전시 방법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파격적인 행보를 거듭하고 새로운 지평을 열면서 우리나라 박물관의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겨 왔다. 학계가 주목하기 전부터 초조대장경을 비롯한 전적류를 모으고, 시대별ㆍ지역별ㆍ유형별로 방대한 토기 컬렉션을 구성했으며, 청자와 백자에 밀려 상대적으로 홀대받던 흑자에 주목하여 틈새시장을 공략하기도 했다. 고려시대의 금속공예 작품을 현대의 설치미술과 접목시켜 유물 10여 점을 철조망에 매달아놓거나 전시 유물을 덮는 진열장을 없애는 등 기존의 전시 문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실험도 계속해왔다.
호젓한 주택가에 위치한 신림본관은 반듯한 전시를 통해 꾸준히 성장해온 반면 강남 번화가의 한복판에 세워진 신사분관은 조금 더 대담하고 화려한 디자인과 실험적인 전시를 통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치동의 조그만 상가 건물 2층에 간판을 내걸고 운영을 시작한 지 올해로 30년째, 상가를 이용하는 주민들조차 알지 못하던 작은 박물관은 학계 전문가의 호평을 받는 곳으로 우뚝 섰으며 이제 대중 앞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다.
명사들이 선정한 명품 30선
윤장섭 회장이 걸어온 길을 함께 따라가면서 우리 문화재가 지닌 가치와 아름다움에 공감하고 호림박물관의 역사를 개괄하면서 지지와 성원을 보내다보면 3부에서 화려하게 등장하는 다채로운 유물들과 만나게 된다. 개관 30주년을 기념하여 호림박물관이 가진 수많은 유물 가운데서 각 분야의 명사가 엄선한 명품 30점이 펼치는 대향연은 이 책의 정수라고 할 만하다.
나선화, 옥영정, 유홍준, 윤용이, 윤진영, 이원복, 정재영, 종림 스님, 지니서, 최완수, 최인수 등 11명의 전문가는 문화재 지정 여부와 관계없이 각자의 관점에서 명품을 선정하고 해설했다. 회화ㆍ전적ㆍ토기ㆍ도자ㆍ금속공예 등 다섯 가지 주제로 대별하여 그동안 도록에 수록되던 딱딱하고 도식적인 글쓰기에서 벗어나 쉽고 대중적인 글쓰기를 통해 유물을 소개했다. 여러 전문가의 다양한 시각과 문체는 유물을 대하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즐거움을 제공해준다.
문화재 한 점 한 점을 전면에 배치하고 디테일한 세부 묘사와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을 곁들여서 직접 박물관에 가서 진열장 안을 들여다보듯이 유물을 감상할 수 있게 구성했다. 비단의 결과 토기의 무늬, 조각의 세부 장식까지 고스란히 느껴지는 도판은 호림박물관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명품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도판만 넘겨봐도 유물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으며, 해설을 읽으면 미처 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이 열리면서 문화재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명품 30선’을 통해 호림박물관 소장 유물의 미학과 가치를 짧게나마 엿보고 자신만의 명품을 새롭게 선정해본다면 더욱 흥미로운 감상이 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이 책에 실리지 않은 호림박물관의 또 다른 유물이 직접 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호림박물관은 지나온 30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30년을 맞이하는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호림박물관에 관심을 가져서 전시회를 찾게 되고 우리 문화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본문 뒤에는 호림박물관에 소장된 지정문화재 61건에 대한 소개가 부록으로 실려 있다. 각 문화재는 국보ㆍ보물ㆍ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나뉘어 도판과 함께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으로 한국 미술학계를 대표하는 명사 30명에 대한 약력과 주요 활동이나 대표 저서 등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책을 읽으면서 호림박물관의 다른 유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거나 명품 30선에 대한 해설을 보면서 저자들에 대해 궁금해졌다면 관심을 갖고 참고해볼 만하다.
지은이 | 호림박물관
호림박물관은 윤장섭 선생이 출연한 유물과 기금을 토대로 민족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설립되었다. 1981년 사재를 출연해 성보문화재단을 설립하고 이어서 1982년 10월 강남구 대치동에 호림박물관을 개관하여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하였다.
호림 윤장섭 선생은 간송 전형필과 더불어 우리나라 유물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크게 노력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1년에는 국민 훈장 목련장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은관문화훈장, 2011년에는 명지대로부터 국내 최초로 미술사학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
강남구 대치동에서 처음 개관한 이후 1999년에는 관악구 신림동으로 확장.신축하여 이전하였으며, 2009년에는 강남구 신사동에 분관을 개관하였다. 토기ㆍ도자기ㆍ회화ㆍ전적ㆍ금속공예ㆍ목가구 등을 비롯한 다양한 유물이 총 1만 1천여 점에 이르고 있으며, 다양한 특별전을 통하여 문화재를 바라보는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노력하고 있다.
30년이 흐른 지금 호림박물관은 간송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과 함께 국내 3대 사립 박물관으로 꼽히고 있다. 지금부터 30년 뒤에도 복잡한 도심 속의 열린 문화공간으로서 우리의 문화유산을 국민들과 함께 나누고 전통 속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할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해 앞날을 준비하고 있다.
목차
1. 문화재 수집가 호림 윤장섭
호림, 문화재 사랑 반세기
문화재 수집가 윤장섭
‘개성 3인방’을 만나다
편지로 교우하다
사연 없는 유물은 없다
혼자만 보면 무슨 재민겨
2. 호림, 문화재의 숲을 거닐다
강남에 핀 박물관 꽃_호림아트센터
역사와 미학의 경계를 허물다_토기 전시
그 상가엔 뭔가가 있다_대치동 시절
고려의 꿈, 그 손을 잡다_초조대장경과 불화 전시
박물관의 진정한 출발_신림본관
세상을 홀리다_백자와 분청사기와 청자 전시
백 년 앞을 내다본 호림박물관
3. 호림, 명품 30선
금동탄생불_최인수
금동대세지보살좌상_유홍준
청동국화범자문거울_Jinnie Seo
백지묵서 금광명경 권제3 정재영
대방광불화엄경 권제34_정재영
불정최승다라니경_종림 스님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_종림 스님
자치통감강목집람 권제1_옥영정
석봉천자문_옥영정
지장시왕도_유홍준
수월관음도_이원복
이경윤의 산수인물화첩_유홍준
최북의 가을 토끼 조를 탐하다ㆍ산을 내려오는 표범_이원복
정선의 사계산수화첩_최완수
김홍도의 늙은 소나무 아래 노스님_이원복
파도를 탄 여러 신선들_이원복
계회도_윤진영
토기새장식호_나선화
토기발형그릇받침_최인수
방패모양토기_나선화
도기고사리장식쌍합_유홍준
청자음각연화문팔각장경병_윤용이
청자철화상감연당초문장고_유홍준
청자상감모란운학문귀면장식대호_윤용이
분청사기 상감물결문보·당초문궤_나선화
백자청화매죽문호_윤용이
백자상감모란문병_윤용이
청자호_Jinnie Seo
백자반합_윤용이
분청사기철화당초문장군_나선화
4. 부록
호림박물관 소장 지정문화재
명품 30선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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