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선사 시대 미술부터 최근의 포스트모더니즘 미술까지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지역에서 제작된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감상을 위한 회화와 조각처럼 그야말로 ‘미술 작품’이라 부를 수 있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종교적, 제의적 목적을 지닌 신상과 부적들, 실용적인 용도의 석기와 도기, 건축물 등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미술 작품이라 부르기 힘든 것들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작품들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서술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관점이 필요한데, 저자가 선택한 것은 문화사적 접근이다. 역사적 변화에 따른 사회적, 문화적 환경의 변화가 미술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미술 작품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두 가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작가의 생각이며, 다른 하나는 그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적, 사회적 환경이다. 미술 작품의 특색과 양식이 그 시대나 사회의 문화적 특색과 관련성을 갖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아무리 순수한 미술 작품이라 할지라도, 그 시대의 분위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다. 미술의 역사는 이처럼 시대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을 투영하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역사의 흐름과 미술의 변화상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는 이 책은 미술사의 시기를 원시 미술,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미술, 그리스 미술, 로마 미술, 초기 중세 미술, 전성기 중세 미술, 르네상스, 매너리즘, 바로크, 로코코와 고전주의,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20세기 추상 미술, 세계 대전 이후의 미술, 포스트모더니즘 미술 등 크게 16시기로 구분한다. 저자는 각 시대의 변화에 따른 미술 양식과 그 성격을 살펴보고, 그 틀 안에서 개별 작가들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각 시대의 문화사적 변화가 예술가들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에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각 시대와 미술을 세분화하여 서술함으로써 미술 작품을 각각의 시대와 연결시켜 보다 상세하게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은 어렵고 전문적인 용어가 난무하는 기존의 딱딱한 개설서 형식을 탈피하여 이미지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이야기를 들려주듯 쉽게 미술사의 핵심을 짚어준다는 점에서 입문서 역할에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풍부한 컬러 도판과 지도 이미지, 꼼꼼하게 수록한 참고 문헌도 이 책이 지닌 장점이다
지은이 | 박일호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미학전공)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학과에서 석사와 박사(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에 당선되었으며, 제5회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 2009 대구 텍스타일 아트 도큐멘터 전시 총감독을 맡은 바 있다.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교수와 대전광역시립미술관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미술은 언어다』,『감성으로 보고 이성으로 읽는다』, 『예술의 길 문화의 길』, 『예술과 상징 상징형식』이 있다.
목차
인류의 진화와 미술의 기원 - 원시 미술
오리엔트 문명의 탄생과 미술 - 이집트 미술, 메소포타미아 미술
서양 고대 문화의 꽃 - 그리스 미술
그리스 미술의 세계화 - 헬레니즘 미술, 로마 미술
중세의 시작과 동로마 제국의 미술 - 초기 기독교 미술, 비잔틴 미술
서유럽 종교 미술의 전개 및 개화 - 로마네스크 양식, 고딕 양식
고대의 부활과 휴머니즘 - 르네상스 미술
르네상스 형식주의와 그에 대한 반발 - 전성기 르네상스 미술, 매너리즘
종교적 권위와 절대 왕정을 위한 미술 - 바로크 미술의 다양성
이성적 경향과 감성적 경향의 공존 - 프랑스 고전주의, 로코코 미술, 영국 청교도풍 그림
근대 시민 혁명과 미술 -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사회적 현실과 시각적 진실로 향한 미술 - 사실주의, 인상주의
다양한 실험과 형식들의 시대 - 후기 인상주의와 그 후
예술의 자율성으로 향한 추상 미술 - 회화, 조각, 건축
1, 2차 세계 대전과 그 후의 미술 - 다다, 초현실주의, 추상 표현주의, 앵포 르멜
대중 사회, 다원주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 다양한 양식들의 공존
ㆍ책을 마치며
ㆍ참고문헌
ㆍ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