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SBS 미술 담당 기자로 일하며 만났던1990년대 이후의 현대미술 작품들을 감상자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에세이 집이다. 회화, 조각, 사진, 설치미술, 영상 등 다양한 분양의 작품들을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미술관과 전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와 매거진도 소개하고 있다.
책소개
영원할 것만 같던 20대가 훌쩍 떠나보내고 맞는 첫 번째 해, 서른이란 나이는 참 특별하다. 스무 살 무렵 꿈꿨던 서른의 모습은 화려하다. 후배들의 존경과 선배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슈트가 잘 어울리는 멋진 커리어우먼, 외모도 직업도 성품도 완벽한 연인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는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어 있을 줄만 알았다. 서른은 일도, 사랑도 능숙하게 해내는 어른의 나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서른에 마주한 현실은 사뭇 다르다. 여전히 사랑이 힘들고, 잘 풀리지 않는 일에 고단하고, 든든한 친구들도 언제나 응원해주는 부모님도 옆에 있지만 외롭기만 하다.『나의 다정한 그림』은 지은이인 SBS 권란 기자가 미술 담당 기자로 일하며 만났던 작품들을 통한 서른 즈음의 진솔한 청춘 고백이다.
미술을 전공한 적도, 제대로 공부한 적도 없지만 누구보다 미술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지은이는 미술작품들을 자신만의 특별한 시선으로 읽어냈다.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졌고, 미술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설명하기보다, 자신의 눈에 어떻게 보이고 마음에 어떤 울림을 주는지에 주목하여 작품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사랑, 이별, 가족, 친구, 일, 꿈 등을 소재로 서른 즈음을 살아가며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법한 것들을 이야기하며, 그 해답을 미술작품에서 찾고 있다. 일본작가 아이코 미야나가의 <나비> 앞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잃은 것처럼 힘겨웠던 이별의 순간을 떠올리고, 조장은의 <아무도 내게 청혼하지 않았다>라는 한국화를 보며 결혼할 나이가 훌쩍 지나버린 여자의 불안함과 그 이면의 기대감을 이야기한다. 이진주의 <어제의 거짓말>과 오치균의 <감>을 통해 점점 작아지는 부모님에 대한 안쓰러움을, 장지아의 <앉아 있는 어린 소녀>와 이창원의 <평행 세계>를 이야기하며 일의 애환과 보람을 풀어놓는다. 몰래 쓰는 일기처럼 솔직하고 담담하게 쓰인 지은이의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나의 다정한 그림』은 힘들고 고단하지만 다시 한 번 힘을 내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우리들의 모습과 꼭 닮아 있다.
일반적으로 ‘현대미술은 난해하다’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 모습만으로는 도무지 작가가 어떤 의도로 만든 작품인지 알아채기 쉽지 않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작품의 의미에 가슴 깊이 공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다. 『나의 다정한 그림』은 그동안 서양 명화 위주로 다루었던 다른 그림 에세이들과 달리, 1990년대 이후의 현대미술 작품들만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책 속의 작품들은 전혀 어렵거나 난해하지 않다.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사진, 설치미술, 영상작품들까지 다양하게 담고 있지만, 지은이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친한 친구와의 정겨운 대화처럼 재미있고 따뜻하다. 설치미술인 양수인의 <있잖아요>를 통해, 하루에도 열두 번씩 열어보는 SNS를 이야기하고, 서민정의 도자기 작품인 <유물>을 통해 친동생처럼 귀여워하는 애완견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한다.
낯선 현대미술 작품을 일상적인 소재들과 접목시켜 차근차근 자신만의 방법으로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은이의 글을 읽다 보면, 미술작품과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을 깨달을 수 있다. 바로 작품에서 내 모습과 닮은 점을 가만히 찾아보는 것이다. 『나의 다정한 그림』은 작품 안에서 발견한 지은이의 기억과 추억에 대한 기록이다. 책 속에 담긴 20점의 현대미술 작품과 지은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더 이상 현대미술이 어렵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책 속 작품들을 보며 지은이와는 또 다른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하나의 작품을 100명이 본다면 100개의 다른 이야기가 생겨나지 않을까? 그렇게 우리는『나의 다정한 그림』을 통해 멀게만 느껴졌던 현대미술과 한 걸음 가까워질 수 있다.
『나의 다정한 그림』에는 스무 개의 미술작품에 대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지은이가 그동안 미술 담당 기자로, 미술 애호가로, 차곡차곡 쌓아둔 미술관 정보를 담고 있다. 그저 산책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는 지은이만 단골 미술 아지트를 아낌없이 꺼내 놓았다. 국공립미술관부터, 구석구석 숨어 있는 작은 갤러리까지 약 30여 개의 다양한 미술관 정보는 소소하지만, 메모해두고 언젠가 꼭 한 번 찾아가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영화관을 드나들 듯 편안한 마음으로 미술관을 드나들자고 제안하는 지은이는 삼청동 인근의 갤러리, 대학로 부근 갤러리, 전통 화랑가인 인사동 갤러리, 강남 지역 갤러리, 백화점 내 갤러리 등으로 나누어서 마치 산책 코스를 소개하듯 미술관을 소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와 매거진도 소개하고 있어 쏠쏠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은이 ㅣ 권 란
SBS 보도국 문화부 기자. 2005년 입사하여 사회부, 경제부 등을 거쳐 문화부에서 3년째 미술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신입기자 시절부터 꿈꿔왔던 문화부에서 일하며, 열정 넘치는 예술가들을만나고, 그들이 창조해낸 마음을 울리는 작품과 대면하는 일은 상상 그 이상의 행복이었다. 예술이란, 특별한 공부가 필요한 게 아니라 작품 앞에서 자유로워지면누구든지 즐길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사람들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그림과 그녀의 로맨스’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목 차
프롤로그 내 마음과 꼭 닮은, 나만의 걸작 나의 다정한 그림을 소개합니다
1부 사랑: 누구나 그림 같은 사랑을 꿈꾼다
우리, 눈빛으로 말해요 | 알렉스 카츠 〈차갑지만 상쾌한 날 III〉
아무도 내게 청혼하지 않았다 | 조장은 〈아무도 내게 청혼하지 않았다〉
이별 후 남는 것들 | 아이코 미야나가 〈나비〉
연애편지를 쓴다는 것 | 고산금 〈레이스 뜨는 여자〉
꽃 선물을 싫어하는 여자 | 이이남 〈고흐의 해바라기-타임〉
2부 관계: 타인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다
엄마에게 검정 스타킹을 선물한 날 | 이진주 〈어제의 거짓말〉
친구야, 우리 행복하자 | 에바 알머슨 〈버섯 따기〉
감처럼 빨간 아빠의 사랑 | 오치균 〈감〉
반려견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내 동생 웅자 | 서민정 〈유물〉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 | 양수인 〈있잖아요〉
3부 일: 처음의 설렘을 기억한다면 언제나 즐겁다
아, 이게 바로 술맛이야 | 송진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나는 오늘도 일기를 쓴다 | 장-미셸 오토니엘 〈행복의 일기〉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 이창원 〈평행 세계〉
나는 잘나지 않았다 | 유영호 〈인사하는 사람〉
성별이 여자인 기자로 산다는 것 | 장지아 〈앉아 있는 어린 소녀〉
4부 그리고 나: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달콤함이 주는 따뜻한 위로 | 구성연 〈사탕〉
그 겨울, 그 바다의 기억 | 권부문 〈낙산〉
강남 미인도와 자화상 | 김지희 〈포장된 미소〉
꿈이 있어 오늘도 행복하다 | 정연두 〈내 사랑 지니〉
내게 거짓말을 해봐 | 조문기 〈의심〉
소소하지만 도움이 되는 권란 기자의 미술관 산책 노트
나의 다정한 작은 미술관(도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