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세기말과 세기 초를 지나며 바라본 우리 미술과 미술인, 미술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개인의 관점에서 본 미술현장을 다뤘기에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의미나 논리를 주장하지 않는다. 또 한국미술은 어떠해야 한다는 주장도 담지 않는다.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서 출발하는 미술은 결코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그 미술은 얄궂다. 세계의 얼굴이 아주 잠시 드러나는 장소다. 현대미술은 바나나처럼 외래종이지만 참으로 귀한 왕좌를 차지했고 광휘에 휩싸여 점차 현대미술을 모방하는 짝퉁 이미지를 양산해왔다. 그렇게 현대미술은 이성의 수준을 넘어서 비이성과 비합리의 경지에서 아우라를 뽐내며 우리 삶의 현실과 욕망을 풍자한다.
현재도 대안공간을 운영 중인 저자는 한국의 현대미술 전개과정을 한국의 사회경제적 환경과 연결하여 고찰하면서, 대안공간과 창작스튜디오 들의 활동과 흥망성쇠도 살핀다. 상상할 수 없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경이로운 미술시장 뉴스가 넘쳐나도 이제는 하나도 신기하지 않다. 대중들에게 현대미술이란 용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으며, 새롭게 부상하는 분야로서 현대미술의 현장은 역동적이며 뜨겁다. 이 책은 지난 10여 년 간 한국미술의 모습을 담은 기록으로서 그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책 소 개
지금 여기 한국 미술 현장 스케치
우리 미술, 미술인, 미술문화의 풍경
책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세기말과 세기 초를 지나며 바라본 우리 미술과 미술인, 미술문화의 풍경이 담겨 있다. 저자 개인의 관점에 따라 편식한 미술을 다뤘기에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의미나 논리를 주장하지 않는다. 또 한국미술은 어떠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지도 않았다.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서 출발하는 미술은 결코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그 미술은 얄궂다. 세계의 얼굴이 아주 잠시 드러나는 장소다.
혹자는 현대미술을 생각할 때 세잔의 ‘사과’를 떠올리지만 내게는 앤디 워홀의 ‘바나나’가 떠오른다.
예전에는 바나나가 참으로 귀한 과일이었다. 현대미술은 바나나처럼 외래종이지만 참으로 귀한 왕좌를 차지했고 광휘에 휩싸여 점차 현대미술을 모방하는 짝퉁 이미지를 양산해왔다. 그렇게 현대미술은 이성의 수준을 넘어서 비이성과 비합리의 경지에서 아우라를 뽐내며 우리 삶의 현실과 욕망을 풍자한다. 저자에게 바나나는 스타일로서가 아닌 실존으로서의 팝의 세계를 사는 범부의 운명을 연상시킨다. 마치 바쁘게 길을 걸으며 무언가에 몰입하다 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지는 경험처럼 말이다.
현대미술, 우리 시대의 아주 멋진 문화적 우세종
한국 사회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전후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크게 변모한다. 서울올림픽을 전후해서 해외 유학을 떠났던 이들이 90년대 중반 이후 대거 귀국하였고 그들은 한국 현대미술이 동시대적 문화와 국제적 감각을 공유하며 일거에 도약하도록 만든 주체가 된다. 세대 변화와 더불어 광주비엔날레, 인터넷 상용화 등이 상승 작용하여 그 이전까지 커다란 문화적 차이를 보였던 국내 미술과 국외 미술의 통합으로 동시대성이 가능해졌다. IMF 경제 위기로 큰 타격을 입는 듯 보였으나 불황에도 불구하고 2000년을 전후로 미술시장엔 밀레니엄 특수가 전개되었다. 그리고 2008년 예견되었던 불황이 미술시장에 닥쳤다. 하지만 오히려 이때가 실상은 비전 있는 기획과 활동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현재도 대안공간을 운영 중인 저자는 한국의 현대미술 전개과정을 한국의 사회경제적 환경과 연결하여 고찰하면서, 대안공간과 창작스튜디오 들의 활동과 흥망성쇠도 살핀다. 통계를 보면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규모는 대략 3배 이상 성장했다. 상상할 수 없는 가격으로 거래되는 경이로운 미술시장 뉴스가 넘쳐나도 이제는 하나도 신기하지 않다. 대중들에게 현대미술이란 용어는 더 이상 낯설지 않으며, 새롭게 부상하는 분야로서 현대미술의 현장은 역동적이며 뜨겁다.
전시를 본다
3부에서는 저자가 직접 기획 혹은 비평한 전시, 그리고 강홍구, 현태준, 안드레 세라노, 매튜 바니 등 국내외 현대미술 작가들과 작품에 대한 글을 모았다. 그리고 요즘도 대도시의 길거리 어디에서든 불쑥 마주칠 것만 같은, 아이콘으로서의 앤디 워홀로 책을 마친다.
잠시 짬을 내어 전시장으로 가볼 일이다. 일기를 쓰거나 댓글을 달거나. 아니면 그냥 사는 생각을 하다가 잠이 들어도 그뿐이다.
지은이 ㅣ 김노암
회화와 미학을 전공하였고, 미술 현장에서 전시 기획과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고, 개인전을 5회 열었다. 1998년 처음 큐레이터로 입문하였다.
여러 예술축제에서 전시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1999~2005)의 운영위원, 헤이리판페스티벌(2007), 청계예술축제(2008) 등의 예술감독, KT&G상상마당의 전시감독(2007~2010)을 역임했고, 현재 문화역서울284의 예술감독으로 있다.
(사)비영리전시공간협회 대표, 대구예술발전소 운영위원, 한국영상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껏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휴, 창작스튜디오 휴+네트워크, 웹진 이스트브릿지(
www.esat-bridge.net)를 운영하고 있다.
목 차
개인적인 너무나 개인적인
1 미술로 생각하다: 미술 에세이
‘추리닝’ 찾는 시절의 인상
미래의 예술과 하나의 가설
말문이 트인 남자의 골상학
수의 망상
금지된 것과 훔쳐본 이미지
그림 없는 그림
세상이 넌지시 들려준 쓸모 있는 신념들
동그라미의 불편한 진실
천일야화 上 : 왜 미술 뉴스는 문화란이 아니라 사회란이나 정치란을 선호할까?
천일야화 下 : 말은 부끄러웠고 뜻은 허리를 굽혔다
숨죽이는 일상의 미적 경험들
바나나 리포트
2 미술과 함께하다 : 미술 시평
한국 현대미술의 전개와 변화
한국화는 현대미술인가?
예술 정책은 구휼인가?
대안공간 괴짜경영론
비위 좋은 사람
전시 이면에 자리하는 비전과 욕망
불투명한 기대를 헤쳐가는 자기 신뢰
메세나 또는 이기적 유전자 선용하기
빨래터와 빨랫감
때마다 찾아오는 축제는 축복인가 재해인가?
3 미술을 느끼다 : 미술 감상
이것이 대중미술이다 _ 2012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기획전
서교육십의 비밀일기 _ 2009 인정게임
수련자는 어떻게 지옥의 문을 통과했나! _ 강홍구展
다방, 낭만과 현실을 담는 매체 그리고 심미적 공간 _ 김창겸展
아저씨의 양지 _ 현태준展
파괴의 몽상 _ 신기운展
보라매 댄스홀 _ 정연두展
레드 후라이드 치킨 _ 고승욱展
친디아 현대미술의 빛과 그림자 _ 《차이나 게이트》展 & 《헝그리 갓: 인도 현대미술》展
불투명한 관람기 _ 2006상하이비엔날레
아름다운 시체의 몽상 _ 안드레 세라노
메스껍고 낯설고 불편한 _ 매튜 바니
중심과 주변 _ 대안공간의 미술
자본의 환영 그리고 우상에 등 돌리기 _ 도미니크 뮬렘
내 친구 앤디 스토리 _ 앤디 워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