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업계에 유행하는 착한 디자인 현상을 소개한다. 착한 디자인의 일종인 에코디자인, 호혜디자인, 도시를 위한 디자인 등 디자인 전형을 제시하고 착한디자인의 주요 쟁점을 선정해 비평적 시각에서 착한 디자인의 모습을 조명하고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도 수록하고 있다.
책 소 개
지구를 지키는 착한디자인, 세상을 구하는 착한디자인.
어느 날부터인가 디자인 앞에 ‘착한’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갈피를 잡기 힘든 현상이다. 디자인이 착해졌다는 것일까? 착해졌다는 것은 어떤 변화가 생겼다는 것일까? 착한디자인의 진정성은 과연 무엇일까? 그 말에 진정이 있기는 한 것일까?
이런 물음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
[특징]
1장에서는 착한디자인이라는 현상을 소개했다.
2장에서는 근래에 발견할 수 있는 착한디자인의 전형을 주제별로 제시했다. 여러 책과 매체를 통해 이미 많은 사례들이 소개되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다루지는 않았다. 다만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을 상기시켜서 전체적인 흐름을 짚어보고자 했다. 또한 착한디자인의 전형이라고 할 분야에서 현재 활동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도 더했다. 매체에서는 취재 방향에 맞추어 사람들을 소개하기 때문에 그들이 활동하는 이유와 지향점을 온전히 전해 듣기는 어렵다. 그래서 청춘을 걸고 자신들이 세운 가치관을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단편적이고 낭만적인 것으로 왜곡된 것을 바로 잡고 싶었다.
3장에서는 착한 노력에 담긴 몇 가지 갈래의 근원이 될 만한 주요한 시도를 대표적인 인물과 함께 설명했다. 그 속에 담긴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2장에서 언급한 사람들의 주장과 연결시키려 했다. 이것은 착한디자인의 역사적 정당성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가진 진정성과 치열함을 다시 돌아보자는 것이다.
4장은 착한디자인의 쟁점을 뽑아서 우리가 믿고 있던, 또는 믿고 싶은 사실을 하나씩 비평적 시각에서 풀어보았다.
5장에서 결론에 해당하는 몇 가지 과제들을 정리했다.
[편집자의 말]
“착한디자인이라는 명칭으로 특정한 디자인 활동을 포괄하는 순간, 복잡한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어 갈등 없이 너무 쉽게 마음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이런 질문을 품은 채 착한디자인에 대한 애정과 의혹의 시각을 하나씩 풀어간다.
그렇다고 거두절미하고 착한디자인을 하는 것, 그리고 그런 수식어가 없더라도 나눔과 기부,
호혜의 선한 의지로 디자인하는 모든 활동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그것이 부풀려지고 왜곡되는 것은 반대한다는 것이다.
2012년 말에 ‘착한’이 붙은 드라마, 책, 페스티벌이 즐비했다. 낱말이나 개념이 유행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한쪽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비정상적인 관계로 왜곡되는 것에 대해 주시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이 책이 착한디자인을 둘러싼 왜곡을 드러내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변화를 꿈꾸는 이들의 선한 의지가 정교하게 다듬어져서 실천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사회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으면 좋겠다.
도덕적 판단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판단 기준으로 현실을 보면, 나머지는 모두 문제가 있다고 치부하기 쉽다. 시각을 넓혀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옳다고 생각한 것이 정말 옳은 것인지 통시적이고 공시적으로 판단해보아야 한다. 고민과 갈등을 포기하고 은연중에 채택한 방법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제를 생각해보고 정말로 디자이너의 역량을 더 나은 곳에 사용하고 싶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착한 게 잘못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착하다는 표현이 둘러싸고 있는 석연치 않은 지점들이 있다. 따라서 착한디자인으로 대표되는 난맥상을 짚어내는 것은 디자이너에게나 디자인을 바라보고 활용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자의적인 해석의 오류를 줄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착한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착한’의 진정한 의미를 담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은 디자이너에게만 향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디자인이 무엇이라고 말하거나 또 무엇이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까지 향하는 물음일 것이다. 디자이너는 오래전부터 뭔가 기여하려고 해왔다. 공동체를 위해, 세계를 위해. 시대마다 당대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변화를 요구했고 그것을 철학, 기술, 예술, 정치로 비전을 세우는 노력이 지속되었다. 오늘날 디자인 분야의 ‘착한’ 노력은 이렇듯 지난 세기에 고군분투한 이들로부터 근원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지은이 ㅣ 김상규
서울대학교와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퍼시스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껏 의자를 디자인하고 있다. 전시에도 관심을 갖게 되어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는 동안 <Droog Design> <한국의 디자인> <Laszlo Moholy-Nagy> 등의 전시를 기획했으며, 2013년 현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디자인학과 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디자인론』 『어바웃 디자인』 『의자의 재발견』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사회를 위한 디자인』 등이 있다.
목 차
Ⅰ 서론: 착한디자인이 왔다
1 '착한' 것들이 늘고 있다
2 '착한디자인' 현상
3 디자인의 도덕성을 따지다
4 디자인을 향한 비난
Ⅱ 사례: 오늘날의 주장과 활동
1 그린 디자인, 에코 디자인
2 호혜의 디자인: 나머지 90퍼센트를 위하여
3 도시 빈민을 위하여: 노숙자에 대한 태도
4 재난 대응
5 아이디어 모으기
인터뷰
노네임노샵
리블랭크 채수경 대표
문화로놀이짱 안연정 대표
그래픽디자이너 윤여경
Ⅲ 원류: 일찍이 그들은 주장했다
1 노자와 디자인의 속성
2 윌리엄 모리스와 노동의 기쁨
3 간디와 자급자족 공동체
4 슈마허와 좋은 노동
5 레이첼 카슨과 환경운동
6 버크민스터 풀러와 지식의 총화
Ⅳ 논쟁: 착한디자인 다시 보기
1 착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2 지구를 살린다는 것: 생태학적 접근, 그리고 소비주의 비판
3 공정하다는 것: 공정무역, 윤리적 디자인
4 누군가를 위한다는 것: 제 3세계를 위한 자선
5 좋은 일을 한다는 것
6 지속 가능하다는 것
7 올바르다는 것: 정치적 올바름과 반자본주의
8 적고 단순하고 싸다는 것: 미니멀리즘, 노멀리즘
9 세상을 바꾸겠다는 것
Ⅴ 결론: 남은 과제
1 아스펜의 교훈,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2 디자이너에게 책임을?
3 노동으로서의 디자인
4 나와 이웃을 위한 디자인
5 사회적 호감과 디자인의 내면화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