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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철의 내 이야기로 그린 그림)아홉 마리 금붕어와 먼 곳의 물

  • 청구기호650.4/안16ㅇ
  • 저자명안규철 지음
  • 출판사현대문학
  • 출판년도2013년 10월
  • ISBN9788972756811
  • 가격18,000원

상세정보

미술, 철학, 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치열하게 작업해온 저자의 에세이, 월간 ≪현대문학≫에 4년간 연재해온 글과 그림 53편을 모아 엮은 책이다. 이 책에는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깊은 물음의 시선, 그리고 예술가의 정체성을 탐구하면서 그 자신이 예술가로 변모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책 소 개

끊임없이 미술, 철학, 문학의 경계를 초월하며 치열하게 작업해온 예술가 안규철이 에세이 『아홉 마리 금붕어와 먼 곳의 물』을 펴냈다. 월간 《현대문학》에서 2010년 1월호부터 4년간 ‘안규철의 내 이야기로 그린 그림’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과 그림 쉰세 편을 단행본으로 내놓은 것이다. ‘의자의 안부’, ‘다섯 개의 질문’, ‘모래의 힘’, ‘단 하나의 책상’, ‘아직 쓸어야 할 마당’의 다섯 개 장으로 구성된 이 에세이는 독자로 하여금 한 권의 책으로서, 매달의 지면이 주는 것과는 또 다른 새로운 호흡으로 연장되어 보이는 그의 글과 그림을 음미할 수 있게 한다. 비단 예술가로서의 안규철을 알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집어 들어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글귀와 사유하는 그림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
『아홉 마리 금붕어와 먼 곳의 물』은 안규철이라는 한 예술가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그리는 궤적이다. 예술과 예술가에 대해 깊은 물음의 시선을 던지고, 예술가의 정체성을 탐구하면서, 그가 예술가로서 변모해가는 과정이 오롯하게 담겨 있다. 《현대문학》 연재 당시의 제목이었던 ‘내 이야기로 그린 그림’이 시사하듯이, 그리고 안규철이 “우리는 궁극적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자 하는 것이다”(103쪽)라고 말했듯이 이 책에는 그 자신의 이야기 위에 한 점 한 점 그림이 켜켜이 쌓였다.

그림 「어린 시절 창가에서」를 통해서는 자신을 지금의 삶으로 이끈 어린 시절을 더듬어가고(“그때 나는 처음으로 세상이 하나의 책처럼 읽을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놀라운 책은 읽고 또 읽어도 항상 새롭고 끝이 없었다.” 43쪽), 그림 「커튼 뒤에서」를 통해서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다(“초상화와 묘지의 장식조각, 그리고 기념비들은 삶이 아무 흔적도 없이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내가 나 아닌 다른 존재가 되고 버려지고 잊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의 산물이다. 예술이 하는 일은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두려움을 다루는 일이다.” 62쪽). 또한 그림 「의자의 안부」를 통해서는 예술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던 순간을 떠올리고(“그 이름 없는 예술가는 나무 의자 하나를 화분에 심고 가꾸면서 그 의자가 잃어버렸던 나무의 본성을 기억해내서 다시 자라는 것을 상상하는 사람이었다.” 28쪽), 20년의 세월이 지나고 난 후의 삶을 돌아보며 반성하기도 한다(“내가 그것을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것을 부끄러워하며 의자가 아직도 그 화분 속에 있는지, 그 불가능한 꿈을 포기하고 다시 누군가의 의자로 되돌아가버린 것은 아닌지를 물었다. 아침저녁으로 화초의 안부를 묻듯이 이 질문들이 매일 새롭게 던져졌어야 했다는 생각이 가슴을 친다.” 29쪽).
그뿐만이 아니다. 그림 「추락」(“허공에 던져진 모자가 땅바닥으로 떨어지는 예정된 결말이 제거됨으로써,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공회전 상태가 끝없이 이어지는 영화, 어떤 극적인 요소도 들어 있지 않은 이야기를 만들어보려는 것이다.” 131쪽)이나 그림 「구름」(“수많은 구름 사진들을 참조하고 수시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석고 모형을 깎고 사포질을 했다. 어떤 것은 감자 같았고 어떤 것은 돌멩이 같았다. 이 작업의 역설은 그 어떤 것과도 닮지 않아야 구름 비슷한 것이 된다는 사실이다.” 150쪽), 그림 「뒤로 걷는 구두」(“이 간단한 트릭을 이용해서 출발했던 지점이 도착 지점으로 되거나, 눈밭 한복판에서 종적 없이 사라져버리거나, 어디선가 느닷없이 시작되는 발자국들을 만들 수 있다. 추적자를 따돌리고 과거와 현재를 뒤섞거나 뒤집을 수 있다. 과거를 지울 수도 있고 과거 속으로 달아날 수도 있다.” 196쪽) 등에서는 예술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마주하게 된다.
아울러 그림 「먼지」(“내가 먼지를 싫어하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운명을 일깨우기 때문이라고 나는 주장하고 싶다. 그것은 언젠가 내 옷이었고 내 살갗이었고 내 책이었다. 그것들은 이제 닳아서 가루가 되었고 돌이킬 수 없이 세계 밖으로 추방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95쪽)나 그림 「수업」(“중요한 것은 새로운 삶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현재를 견딜 수 없어 한다는 사실일지 모른다.” 209쪽) 등을 통해서는 사물의 이면을 좇고 일상의 경계를 탈피하려는 시도 또한 포착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는 이에 그치지 않으며, 그림 「Arbeit macht frei」(“일자리 창출, 실업 대책이 전 세계적 과제인 이 시대에도 이 구호는 유효하다. 재난과 위기가 일상이 된 세상에서 일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굶주림과 가난, 질병과 불행에 대한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일하는 수밖에 없다.” 25쪽) 등에서 보듯이 현 세태를 향해 예리한 시각을 빛내기도 한다. 


지은이 ㅣ 안규철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했고 대학 졸업 후 7년 동안 중앙일보 《계간미술》에서 기자로 일했다. 1988년부터 1995년까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학교에서 수학했고, 재학 중이던 1992년에 첫 개인전을 열면서 미술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일곱 차례의 개인전과 여러 기획 전시회를 통해 일상적 사물과 공간 속에 내재된 삶의 이면을 드러내는 작업을 발표해왔다. 서구 현대미술의 체험을 기록한 『그림 없는 미술관』, 사물에 관한 이야기 『그 남자의 가방』, 테이블에 관한 드로잉과 생각을 묶은 『43 tables』를 썼고, 1997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로 있다.


목 차

책머리에

1 의자의 안부
달콤한 내일|잎|어둠의 책상|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의자의 안부|아홉 마리 금붕어와 먼 곳의 물|사물을 위한 여백

2 다섯 개의 질문
어린 시절 창가에서|다섯 개의 질문|자기 고백을 위한 가구|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나선형의 벽|두려움의 종류|공항의 사물들|쥐스킨트의 방|새해 소망|그러나 그래도 그렇지만|모방과 착각|매미의 두 인생|다른 방법

3 모래의 힘
먼지|그리운 맛|두려움에 대하여|유리병 속의 편지|보이지 않는 작품|대위법|떠나는 사물들|모래의 힘|이별

4 단 하나의 책상
직전의 시간|필담|마음속의 지평선|거절당한 사랑 이야기|구름 메시지|구름이나 한 점|실패하지 않는 일|동시대라는 감옥|단 하나의 책상|단 하나의 연필|3인칭의 그림|돌의 종류

5 아직 쓸어야 할 마당
먼지 드로잉|변신|움직이는 신|양의 탈을 쓴 늑대/늑대 탈을 쓴 양|뒤로 걷는 구두|행위예술가|나는 괜찮아, 아이 엠 오케이|새로운 삶|그림의 속도|삼각대|주사위는 던져졌다|아직 쓸어야 할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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