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창출한 겸재 정선이 비단에 그린 총 21점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경산수화, 고사인물화, 산수인물화 등 다양한 화제(畵題)를 다룬 이 화첩은 정선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현재 화첩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 보관 중이다.
책 소 개
≪겸재정선화첩≫은 독일 상트 오틸리엔(St. Ottilien)수도원의 노르베르트 베버(Norbert Weber, 1870∼1956) 총아빠스(대원장)가 1925년 한국 방문 중에 수집하여 독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화첩은 2005년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80년 동안 소장했다. ≪겸재정선화첩≫은 1975년에 당시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유준영 전 이화여대 교수가 처음으로 발견하고 그 이듬해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국내에 그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화첩을 반환받기 위한 왜관수도원 선지훈 신부의 노력으로 2005년 10월 22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이 ≪겸재정선화첩≫을 한국의 왜관수도원에 영구대여의 형식으로 반환했다. 이 소중한 화첩은 1980년 초 보전처리를 위해 잠시 뮌헨으로 이관되었을 때와 왜관수도원으로 돌아온 후 각각 한 차례씩 두 차례나 화재에 회진될 뻔한 위기를 천우신조로 넘긴 바 있어서(이 책에 실린 선지훈 신부의 글 참조) 문화재의 안전한 보존에 대한 경각심을 절감하게 한다. 현재 화첩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 보관 중이다.
≪겸재정선화첩≫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를 창출한 겸재 정선(1676∼1759)이 비단에 그린 총 21점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경산수화, 고사인물화, 산수인물화 등 다양한 화제(畵題)를 다룬 이 화첩은 정선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21점의 작품 중에서 금강산의 전체 경관을 담은 〈금강내산전도〉와 내금강의 명소인 〈만폭동도〉, 외금강의 명소인 〈구룡폭도〉 등 금강산 그림 3폭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정선은 내금강의 전체 경관을 담은 「금강내산도」를 9점이나 남길 만큼 금강산을 즐겨 그렸는데, 이 화첩의 「금강내산전도」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747년 작품인 ≪해악전신첩≫의 「금강내산도」와 상당히 흡사하여, 정선의 말년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태조 이성계가 성장기를 보낸 함흥의 고향집에 손수 심었다고 전하는 소나무를 그린 〈함흥본궁송도〉와 대동강변의 연광정을 중심으로 평양성을 재현한 「연광정도」는 정선이 직접 가보지 않고 그려 실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함흥본궁송도〉는 1756년 함흥에 다녀온 조선후기 문신인 박사해(1711∼1778)가 자신의 문집인 ‘창암집’에서 “본궁을 방문한 적이 없는 정선에게 본궁송을 그려달라고 청했더니 자신의 설명만 듣고도 실제로 본 듯이 묘사해냈다”고 전하고 있다.
고사인물화 중에는 북송대의 임포(967∼1028), 장재(1027∼1077), 사마광(1019∼1086)의 한가로운 은거의 즐거움을 다룬 「고산방학도」, 「횡거관초도」, 「노재상한취도」 등이 대표적이다.
화첩이 반환된 이후 ≪겸재정선화첩≫의 21점 작품 모두가 일반에 공개되고, 관련 자료 및 연구가 집대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의 글과 작품해설을 곁들인 『왜관수도원으로 돌아온 겸재정선화첩』은 80년 만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온 문화재의 의미를 독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ㅣ 안휘준
2013년 현(現)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 문화재청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초대 이사장.
서울대학교 고고인류학과(문학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미술사학과(문학석사, 철학박사) 졸업.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박물관장 역임. 우현상, 동원학술대상, 보관문화훈장, 대한민국문화유산상, 옥조근정훈장, 세종문화상, 용재학술상 등 수여.
주요 저서로 『한국회화사』(일지사, 1980), 『한국 회화사 연구』(시공사, 2000), 『한국미술의 역사』(시공사, 2003)(공저), 『미술사로 본 한국의 현대미술』(서울대학교출판부, 2008), 『개정신판 안견과 몽유도원도』(사회평론, 2009), 『청출어람의 한국미술』(사회평론, 2010), 『한국 그림의 전통』(사회평론, 2012), 『한국 미술사 연구』(사회평론, 2012) 등 다수가 있음.
지은이 ㅣ 박은순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한국미술사 전공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덕성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교육과학기술부 인문사회학술위원회 위원, 역사학회 이사, 온지학회 부회장, 한국미술사학회 및 미술사연구회의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미술사학회 총무이사 및 이사, 문화재청 및 서울시 문화재전문위원, 뉴욕주립대 연구원 및 강사, 일본 세이조대학교 객원교수, 도쿄대학교 외국인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지은이 ㅣ 유준영
1935년에 태어나 쾰른대학 철학부 미술사학과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남대 미술교육과 부교수(1977-1980),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예술연구실 및 한국학대학원 부연구원(1980-1984), 문화재전문위원(1977-1997),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교수(1984-2001)를 역임했다.
주요 논문으로 '조선시대 산수화가 정선 연구(CHONG SON, ein Koreanischer Landschaftsmaler aus der Yi-Dynastie)'(1976), '구곡도의 발생과 기능에 대하여'(1981), '조형예술과 성리학 - 화음동정사에 나타난 구조와 사상적 계보'(1984), '화가 정선의 경학과 사회적 분신'(1991), '20세기초 노베르트 베버(Nobert Weber)의 한국미술품 수집과 비평'(1996), '정선의 '사공도시품첩'연구'(이종호와 공동집필, 2001) 등이 있다.
지은이 ㅣ 조인수
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뒤, 경치 좋은 용인의 호암미술관에서 십여 년 동안 아름다운 미술품에 둘러싸여 행복하게 일했다. 모름지기 뛰어난 미술품은 동서양의 구분이 없고 전통과 현대가 막힘없이 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의 교수로 있으면서 옛 그림을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을 맡아 소중한 그림을 보존하는 데 힘을 보태기도 한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고 또 보는 버릇이 있다. 지은 책으로 《위대한 얼굴》(공저), 《그림에게 물은 사대부의 생활과 풍류》(공저)가 있고, 초상화와 도석화, 미인도에 대한 논문을 여러 편 썼다.
지은이 ㅣ 선지훈
왜관수도원 신부
지은이 ㅣ 케이 E. 블랙
전 미국 덴버미술관 동양미술부 연구원
지은이 ㅣ 에카르트 데게
전 독일 킬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지은이 ㅣ 박정애
중앙대학교 강사
목 차
발간사
작품해설
박정애, 조인수
논고
안휘준
돌아온 문화재 어떻게 할 것인가-왜관수도원 소장 《겸재정선화첩》을 중심으로
유준영
《겸재정선화첩》의 발견과 노르베르트 베버의 미의식
선지훈
《겸재정선화첩》의 귀환 여정-사랑과 존경과 신뢰가 담긴 이야기
박은순
왜관수도원 소장 《겸재정선화첩》에 대한 고찰-산수화를 중심으로
조인수
돌아온 보물, 돌아보는 성현-왜관수도원 소장 《겸재정선화첩》의 고사인물화
케이 E. 블랙.에카르트 데게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소장 정선의 진경산수화
영문 초록
영문 작품해설
부록
관서, 도인, 화제
《겸재정선화첩》 귀환 연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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