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란 말이 이렇게 흔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던 시절 그 시절을 지나, ‘한국 디자인’은 어떻게 변해왔는지 돌아본다. 1983년부터 90년대 후반까지 디자인 전문 잡지 《월간디자인》 편집장으로 일하며, 온갖 시행착오와 극적인 변화로 가득했던 20세기 한국 디자인 현장을 지켜본 지은이가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책 소 개
언제나 우리 곁에 있던 ‘그때 그 디자인’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 포니
친구는 역시 옛 친구, 맥주는 역시 OB!
삼성의 오벌 마크, 엘지의 미래의 얼굴
1988 서울올림픽과 호돌이
오늘을 만든 어제의 디자인을 들여다보다
포니, 호돌이와 함께 달리던 시절을 지나
‘디자인’이란 말이 이렇게 흔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포니’와 ‘호돌이’의 등장에 그저 박수 치던 그때 그 시절을 지나, 수출 위주의 성장 일로를 달리면서 ‘한국 디자인’은 어떻게 변해왔는지 돌아보는 책이다. 1983년부터 90년대 후반까지 디자인 전문 잡지 『월간디자인』 편집장 및 출판사 ‘디자인하우스’의 편집주간으로 일하며, 온갖 시행착오와 극적인 변화로 가득했던 20세기 한국 디자인 현장을 곁에서 지켜본 지은이가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1부 어제를 만든 오늘의 디자인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 포니, 한국 최초의 CI였던 OB 맥주 레이블,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삼성과 엘지의 CI 변천, 그 밖에도 제법 큰 호응을 얻었던 식탁용 가위 디자인 캠페인, 서울지하철 CI, 88서울올림픽의 휘장과 마스코트, 픽토그램과 포스터 디자인 과정 등 한국 디자인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들의 뒷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눈부시게 발전한 디자인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이런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2부 그때 그 책들 이야기
1980~90년대 디자인 현장에서 일했던 지은이가 직접 참여하거나 작업 과정을 지켜보았던 책과 잡지에 관한 이야기를 모았다.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쓴 새로운 영어책, 한호림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가 출간 당시 선풍적인 반응을 얻었던 배경, 『행복이 가득한 집』, 『월간공예』 등의 창간 스토리,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 등 중요 외서들을 번역, 출간하면서 겪었던 뒷이야기가 흥미롭게 이어진다. 특히, 오랜 세월 한국 디자인 발전의 자양분 역할을 해온 잡지 『월간디자인』에 대해서는 ‘한국 디자인계의 조선왕조실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그 의미와 가치를 새삼 일깨워준다.
그 밖에도 디자인 교과서의 스테디셀러로 유명한 정시화의 『현대디자인연구』, 지은이가 직접 참여한 우리나라 최초의 디자인 문고 ‘시각문화문고’ 시리즈, 머리카락을 한 올 얹은 표지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던 김영희의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 등 그 시절을 기억한다면 알 만한 책들에 얽힌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3부 ‘디자인’이란 새로운 가능성
1980년대는 한국 디자인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다. 서울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이벤트도 있었고,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들의 스펙트럼을 넓혀준 BIM트리엔날레(1979), 1983년 KBS에서 방영한 [세계는 디자인 혁명 시대](6부작), 1984년 새해 벽두를 깨우던 백남준의 TV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 한국 디자인 발전의 요람 역할을 한 한국디자인포장센터와 상공미전, ‘정치와 디자인’이 하나의 테마로 받아들여진 1987년의 대통령 선거 등 크고 작은 기회가 연이어 찾아왔다.
“[세계는 디자인 혁명 시대]는 디자인계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선진국에 비해 디자인 수준이 뒤떨어지고, 기업의 디자인실 규모도 보잘것없었던 우리나라 산업계에 이 프로그램이 던진 충격은 엄청났다. 나아가 디자인의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디자인을 패션이나 도안 정도로만 알고 있던 시절에 방영된 이 획기적인 프로그램은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디자인 개념을 새로이 확립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우리 사회가 일으킨 인식의 전환은 잊어서는 안 될, 놀라운 사건이었다.”
_본문 134쪽 중에서
지은이는 1980년대 디자인계에서 일어난 중요한 사건들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산업계를 넘어 대중 전반으로 확산된 ‘디자인’에 대한 개념, 그것이 가진 놀라운 가능성의 인식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게 해준다.
4부 ‘변화’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인, 편집 디자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디자이너들의 면면을 둘러본다. 안상수체를 개발하며 스타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한 그래픽 디자이너 안상수, 우리가 흔히 보아온 유수의 기업 CI(신세계, 한국통신, 한솔제지, KBS 등)를 만든 디자이너 정준, 한국 편집디자인의 선구자들이라 할 수 있는 이상철(『뿌리깊은나무』 아트 디렉터)과 황부용(『월간디자인』 아트 디렉터), 북 디자이너로서 일가를 세운 정병규, 한국 최초의 UI(University Identity)라 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 심벌마크를 디자인한 비운의 산업 디자이너 이병현 등 타이포그래피, 광고,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한 대표적 디자이너들의 작업과 의미를 뒤돌아본다.
오늘의 한국 디자인은 어디쯤 와 있을까?
쉴 새 없이 달리다 보면, 뒤를 돌아보기 어려워진다. 얼마나 나아갔고, 어떻게 변했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면 역사는 제몫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미래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이정표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면에서, 20세기 한국 디자인의 변화상을 근거리에서 지켜본 지은이가 크고 작은 일화들을 되살려 담아둔『그때 그 디자인』은 한국 디자인사의 작은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은 산업과 미술의 융합이다.
이 세상에 불변하는 것은 없다. 불변하는 것은 모든 것이 항상 변한다는 사실뿐이다.
햇빛에 바라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이런 명언들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오랜 세월 디자인 관련 미디어에서 일하며 겪은 경험과 남기고 싶은 한국 디자인 이야기를 글로 썼다.
오늘의 한국 디자인은 고도산업화를 거치면서 압축 성장, ‘잘생긴’ 한국, ‘스마트 코리아’ 시대를 맞이했다. 이 책에 바로 그 한국 디자인의 터닝 포인트, 에포크 메이킹이라 할 만한 사례들을 골라 담았다. 그 시절의 그 디자인을 돌아보며,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과 옛것을 배워 새로운 것을 이해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일깨우고 싶었다.”
_서문 중에서
지은이 ㅣ 박수호
디자인 전문 출판사 ‘시각문화사’ 설립에 참여하고 편집장으로 일했다.
1983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월간디자인』편집장, 디자인하우스 편집주간으로 활동하면서, 20세기 한국 디자인이 어떻게 발전하고 변모하는지 근거리에서 지켜보았다.
옮기고 지은 책으로 『새로운 세대의 그래픽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 『우끼는 짬뽕어 달인』 등이 있다.
목 차
그때 그 디자인을 돌아보며
오늘을 만든 어제의 디자인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
_조랑말 ‘포니’의 탄생
친구는 역시 옛 친구, 맥주는 역시 OB!
_한국 최초의 CI
삼성의 ‘오벌 마크’와 엘지의 ‘미래의 얼굴’
_글로벌 브랜드로의 첫걸음
지하교통 시대의 서막을 열다
_서울특별시지하철공사 CI
우리 디자이너들은 잠자고 있는가?
_식탁용 가위 디자인 캠페인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_서울올림픽과 디자인 1: 휘장과 마스코트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
_서울올림픽과 디자인 2: 픽토그램과 포스터
그때 그 책들 이야기
디자이너가 쓴 영어책, 베스트셀러가 되다
_한호림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표지에 머리카락이 있던 그 책
_‘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 김영희 열풍
우리나라 최초의 디자인 문고
_시각문화문고 시리즈
한국 디자인 발전의 자양분
_『월간디자인』의 의미와 가치
디자인 교과서의 스테디셀러
_정시화의 『현대디자인연구』
세계 디자인 통사를 다룬 명저
_필립 B. 멕스의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
‘디자인’이 가득한 집을 위하여
_『행복이 가득한 집』 창간 스토리
한국 잡지 편집 디자인의 새로운 이정표
_『뿌리깊은나무』와 한글 타이포그래피
‘윈도’가 없던 시절, 새로운 편집 프로그램을 만들다
_DTP 이전의 편집 시스템
한국 디자인의 원형 탐구
_‘문화와 디자인’ 세미나
김치처럼 정성 들여 담근 ‘김치 인문학’
_『김치 천년의 맛』을 만들기까지
어린이 그림책은 어린이의 시각으로
_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에 관한 최초의 담론
이미지와 재미있게 만나는 법
_‘재미마주’와 우리 그림책
한국판 미술공예운동을 꿈꾸다
_『월간공예』의 시작과 끝
‘디자인’이란 새로운 가능성
TV는 디자인을 싣고
_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KBS 〈세계는 디자인 혁명 시대〉
‘굿모닝 미스터 오웰’
_1984년 백남준 TV 쇼
한국 최초의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_1979년 BIM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
역사적 사건을 기록한다는 것
_‘올해의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돌아본 1983년
한국 디자인 근대화의 요람
_한국디자인포장센터와 상공미전
정치와 디자인의 함수관계
_선거 전략과 디자인
‘흔들어주세요’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다
_1세대 카피라이터 이낙운
디자인대학의 이름값과 정명
_국민대학교 ‘조형대학’의 의미
국내 최초의 디자인 전문 구인·구직 사이트
_초이스원
미래의 경쟁, 디자인에 달려 있다
_기업 경영 전략으로서의 디자인
젊은 디자인 현장
_디자인대학 졸업작품집
‘변화’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
스타 디자이너의 탄생
_그래픽 디자이너 안상수
한국 편집 디자인의 선구자들
_아트 디렉션의 최초 도입
한 디자이너가 우리 사회에 남긴 흔적
_디자이너 정준
한국 출판 디자인사의 한 장
_북 디자이너 정병규
우리나라 최초의 UI 디자인
_산업 디자이너 이병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