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화단의 중견 미술비평가이자 전위예술가이며 대학교수인 저자의 지면과 세미나 등을 통해 발표했던 글들을 수정, 보완, 증보한 비평집이다. 책 제목의 글로컬리즘은 글로벌리즘과 로컬리즘의 이상적인 결합을 희구하는 저자의 마음이기도 하다. 총 4부로 나누어졌으며, 1부에는 아시아 미술 현황을 짚어나가고 1960년대부터 한국미술의 전개상을 설명한다. 2부에는 글로컬리즘과 지역의 문화적 대응에 관련하여, 3부에는 라틴 아메리카(상파울루 비엔날레)의 미술 동향에 대한 성취와 한계를 가늠한다. 4부는 혼성의 시대와 장르 간 경계 허물기, 뉴미디어 아트의 확산과 계보 찾기 등 2천 년대 초반의 한국 현대미술의 풍경을 그렸다. 30여 년 전부터 비평과 전시기획 활동을 시작해 제1, 3회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 제5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커미셔너,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 등을 거친 저자의 경험과 의견이 책에 실렸다.
저자는 서양에서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용어로 아시아에 대한 대중적 편견이 조장됐지만, 이제는 아시아의 구매력에 주목하는 등 인식 변화가 생겼다고 바라보며, 오늘날 미술이 국제적인 흐름 속에서 호흡하는 동시에 지역적인 특성 역시 온전히 보존해야 한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실려 있다.
책 소 개
글로벌한 동시에 로컬한 현대미술
우리 화단의 중견 미술비평가이자 그 자신 전위예술가이며 대학교수인 윤진섭이 그간 여러 지면과 세미나 등을 통해 발표했던 글들을 모아 새 비평집을 출간했다.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도서출판 사문난적」이 발행한 이 비평집의 이름은 《글로컬리즘과 아시아의 현대미술》! 올해 한국미술평론가협회 주관으로 서울과 수원에서 개최된 제47차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 총회 및 학술행사의 조직위원장을 지내기도 한 저자는 이 비평집에서 특히 아시아의 현대미술과 라틴 아메리카(상파울루 비엔날레)의 미술 동향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그 성취와 한계를 가늠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의 미술이 국제적인 흐름(글로벌리즘) 속에서 호흡하는 동시에 또한 지역적인 특성(로컬리즘) 역시 온전히 보존해야 한다는 저자의 관점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책의 제목에서 사용된 ‘글로컬리즘’이라는 용어는 바로 이러한 글로벌리즘과 로컬리즘의 이상적인 결합을 희구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머리말’에서
나는 30여 년 전, 비평과 전시기획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아시아 미술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70년대 중반, 「S.T」 그룹을 중심으로 전위미술 활동을 하면서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와의 교류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였는데, 정작 그 꿈이 실현된 것은 90년대 초반이었다. 1993년, 중국과 수교를 한 지 1년 뒤, 북경을 방문하여 리 시엔팅을 비롯한 인 슈앙시, 왕광이 등 중국의 미술인들과 전시와 세미나를 통해 교류를 하였다. 제3회 광주 비엔날레의 특별전 중 하나로 열린 「한 · 일 현대미술의 단면전」은 한국의 단색화와 일본의 모노하를 문화비교적 차원에서 분석한 전시였다. 그때 처음 명명한 「Dansaekhwa : 단색화」란 용어가 처음에는 생소하였으나, 지금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고유명사가 되었으니 무한한 보람을 느낀다.
1994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제미술평론가협회 총회와 이듬해의 마카오 총회 및 학술대회에 기조 발제자로 참가한 경험은 나에게 있어서 국제적인 감각을 기르는 좋은 기회였다. 특히 마르셀 뒤샹 연구의 권위자인 티에리 드 뒤브를 비롯하여 피에르 레스타니, 오늘날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한 아니쉬 카푸어 등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미술계 인사들이 대거 초대된 마카오 총회는 내게 매우 유익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비단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호주 등 환태평양 국가들에까지 시선을 돌리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 지역의 많은 인사들과 다양한 친분을 유지할 수 있었다.
2007년, 브라질의 상파울루에서 열린 AICA 총회에서 부회장에 당선된 일은 비평 및 전시기획과 관련, 하나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이때부터 나의 시선은 세계 속의 아시아, 그리고 한국에 초점이 맞춰지기 시작하였다. 내게 있어서 전시기획과 비평은 양날의 칼과도 같다. 내게 있어서 그것들은 늘 따라다녀야 되는 겹이고 결이다.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조명한 「포천 아시아 미술제」의 창설, 「한 · 아세안 정상회의」의 일환으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아세안 대표 미술인들과의 회동은 아시아 미술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는 이런 인연들을 소중한 자산으로 간직하고 있다.
올해 서울과 수원에서 열린 제47차 국제미술평론가협회 총회 및 학술행사는 내가 국제적으로 가일층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국미술평론가협회의 숙원사업이기도 한 이 행사의 조직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나는 많은 보람을 느꼈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미궁에 빠진 미술비평Artcriticism in a Labyrinth’이었는데, 3개의 소주제 가운데 하나가 ‘아시아의 현대미술에 관한 담론들’이었다. 이는 특히 이 책의 내용과 깊은 관련이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은 참고하기 바란다.
지은이 ㅣ 윤진섭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학과에서 문학석사 학위를, 호주의 웨스턴 시드니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전시기획으로는 「한일현대미술의 단면전」(제3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시립미술관), 「공간의 반란 : 한국의 입체, 설치, 퍼포먼스 1967-1995」(서울시립미술관), 「가상의 경계 : 한중 미디어 아트의 오늘 전」(북경, 한지연 컨템퍼러리 스페이스), 「한국의 단색화」(국립현대미술관), 「단색화의 예술」(국제갤러리」, 「K-P.O.P - Korean Contemporary Art」(MOCA TAIPEI) 등 약 70 여회의 국내외 전시기획을 했으며, 제1, 3회 광주 비엔날레 큐레이터, 제50회 상파울루 비엔날레 커미셔너, 인도 트리엔날레 커미셔너(2004), 제3회 서울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 금강자연미술 비엔날레 총감독, 제1회 포천 아시아 미술제 조직위원장 겸 전시 총감독, 서울 국제행위예술제 총감독 겸 운영위원장,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행위예술의 이론과 현장》(진경, 2012), 《점심, 마음에 점을 찍다》(신원, 2010), 《한국의 팝아트》(에이앤에이, 2009), 《몸의 언어》(터치아트, 2009), 《한국 모더니즘 미술 연구》(재원, 2000), 《현대미술의 쟁점과 현장》(미진사, 1997), 《미술관에는 문턱이 없다》(재원, 1997, 《행위예술감상법》(대원사, 1995) 외 다수의 공저가 있으며. 현재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 부회장,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고문, 제47회 국제미술평론가협회 한국 총회 및 학술대회 조직위원장, 호주 시드니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목 차
머리말
제1부 60-80년대 한국미술의 전개
60-70년대 실험미술의 성과와 반성
60-70년대의 한국 전위미술
1970년대 단색화에 대한 비평적 해석
새로운 미술의 등장 - 70년대 미술의 전개와 화단사적 의미
1980년대 한국 행위미술의 태동과 전개
제2부 글로컬리즘과 지역의 문화적 대응
아시아의 풍경을 찾아서
속續 아시아는 불타고 있는가?
아시아 미술의 현황과 미래적 비전
글로컬리즘과 지역의 ‘국제 아트 이벤트’
아시아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단상
문화의 스밈과 섞임, 그리고 짜임
떠오르는 용, 아태지역의 전위작가들
지역미술의 향방과 과제를 위한 제언
아시아 미술의 중흥과 미래적 전망 「좌담」
제3부 상파울루 비엔날레, 라틴문화의 거점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관한 소고小考
상파울루 비엔날레, 라틴문화의 거점
글러벌 자본의 논리와 미술제도의 위기
제4부 네상스가 만들어낸 시대의 천재들
혼성의 시대와 장르간 경계 허물기
탈脫 미술관의 모색과 다양한 기획전의 증가
뉴미디어아트의 확산과 계보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