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저자가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나눈, 미술과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다. 예술품을 바라보며 어떤 반응과 감흥을 느끼는지, 미술품을 어떻게 경험하고 감상하는지 대화를 따라가 보면, 예술은 아름다움 자체가 아닌, 그 아름다움이 자신을 통해 발현될 때 진정한 예술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책 소 개
당신도 예술의 ‘아마추어amateur’인가?
“오래된 프랑스어 ‘아마추어amateur’는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래 ‘어떤 것을 사랑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현대 영어에서는 ‘비전문가’를 가리킵니다. 필립과 나는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만 본래적인 의미에서 둘 다 예술의 아마추어입니다. 우리는 예술을 사랑합니다.” - 서문 중에서
여기 예술을 사랑하는 두 남자가 있다. 평생 예술에 대한 글을 써온 저명한 비평가 마틴 게이퍼드와 3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장 필립 드 몬테벨로다. 삶의 대부분을 미술을 바라보며 보낸 두 사람이 함께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미술과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미술관 관장 필립은 자신이 근무하던 미술관을 벗어나 예술 작품을 보고, 평소 미술에 관한 글을 쓰던 마틴은 평론가로서 작품을 바라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순전히 자유로운 감상자이자 예술을 사랑하는 ‘아마추어amateur’로서 예술을 감상한다.
예술품을 바라보며 어떤 반응과 감흥을 느끼는지, 미술품을 어떻게 경험하고 감상하는지 이들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예술은 아름다움 자체가 아니라 그 아름다움이 자신을 통해 발현될 때 진정한 예술이 될 수 있음을 깨달게 된다.
나를 유혹하는 미술을 찾아 떠나는 세계 여행
《예술이 되는 순간》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관장 필립 드 몬테벨로와 저명한 미술평론가 마틴 게이퍼드가 세계 각지에 있는 유명 미술관과 예술 작품을 찾아가 그들이 눈으로 보고 느낀 솔직한 감정을 담은 책이다. 두 사람은 미술과 미술관에 관한 고리타분한 이론을 제시하는 것을 잠시 접어두는 대신 오로지 예술 작품의 감상에만 몰두했다. 필립과 마틴의 공동 프로젝트는 미술사나 미술 비평이 아니라 예술 감상의 공유를 실험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역사나 이론이 아닌 미술을 보는 실질적인 경험을 이해해보고자 한 것이다. 필립과 마틴의 이 특별한 여행은 그림과 조각, 미술로 가득한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시작해 르네상스와 고딕 조각 작품으로 유명한 바르젤로 미술관을 거쳐 유럽에서 가장 풍부한 회화 컬렉션이 있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 하는 런던의 영국 박물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각국의 유명 컬렉션들로부터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예술 작품이 보관된 곳으로 이어진다.
잊혀진 미술 작품, 그 새로운 발견
이 책의 중요한 발견들 중 하나는 우리가 사랑하는 미술 작품들 중 많은 것들이 원래는 미술관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저자들은 미술 작품이 ‘미술관’ 안으로 들어옴으로써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종교적 건축물의 일부로 만들어진 그림이나 조각들이 미술관으로 옮겨져 하나의 독립된 작품이 되어 감상되면서 발생하는 ‘미술(관)과 관람객의 관계’, 그리고 ‘미술관에서 미술을 본다는 것(행위)’에 대한 성찰이 눈에 띈다.
이 책은 또한 미술관에 있는 작품들이 가진 고유의 가치(색채, 질감 등)가 관람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관람객들은 부득이 미술관이라는 곳을 찾아가야만 작품을 접할 수 있는데, 현대의 미술관에서는 종종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미술을 보는 환경, 즉 빛이나 관람객의 수, 관람객 개인의 건강 상태나 기분에 따라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미술관이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대하는지 여러 미술관들을 찾아다니며 그 의도와 성공 정도를 판단한다.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은 전문적인 미학 서적이라기보다는 대중적인 미술(관)학에 관한 책이다. 저자들이 다루는 미술가들 중에는 유명한 작가들뿐만 아니라 ‘스타성’이 부족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도 많다. 친절한 설명을 통해 잊혀진 작가들의 숨겨진 매력과 가치를 새로이 알 수 있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기쁨이다.
세계 3대 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이끌어온 필립 드 몬테벨로 관장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ropolitan Museum of Art)은 미국 최대 미술관이자 파리의 루브르 미술관, 런던의 영국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미술관으로 손꼽힌다. 이 미술관이 유서 깊은 유럽의 미술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고대에서부터 현대미술 그리고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질 높은 예술품을 확보하고 학문적으로 귀중한 소장품을 급속도로 늘려왔기 때문이다. 설립 이후 세계 미술관의 지형도를 새로 그려온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규모와 내용 면에서 세계 굴지의 종합 미술관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그 선봉에 필립 드 몬테벨로 관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필립 드 몬테벨로 관장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시니어 큐레이터로 시작해 관장이 된 다음 1977년부터 2008년까지 31년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이끌어왔다.
지은이 ㅣ 마틴 게이퍼드 (Martin Gayford)
〈스펙테이터(Spectator)〉와 〈선데이 텔레그래프(Sunday Telegraph)〉의 미술평론가를 거쳐 현재 〈블룸버그 뉴스(Bloomberg News)〉의 수석 미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고흐 고갱 그리고 옐로 하우스(The Yellow House: Van Gogh, Gauguin and Nine Turbulent Weeks in Arles)》, 《사랑에 빠진 컨스터블: 사랑, 풍경, 돈 그리고 훌륭한 화가 만들기(Constable in Love: Love, Landscape, Money and the Making of a Great Painter)》, 《푸른색 스카프를 맨 남자: 뤼시앵 프로이트의 초상화를 위한 모델을 서다(Man with a Blue Scarf: On Sitting for a Portrait by Lucian Freud)》를 저술해 호평을 받았다.
지은이 ㅣ 필립 드 몬테벨로 (Philippe de Montebello)
필립 드 몬테벨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재임했던 관장이다. 그는 프랑스 미술 아카데미의 회원이자 레지옹 도뇌르 훈장의 수훈자이며 종종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문화 정책에 대한 조언을 통해 전 세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뉴욕대학교 예술대학의 피스크 킴볼Fiske Kimball 교수이자 프라도 미술관의 명예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이 ㅣ 주은정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일리야 카바코프의 설치에 나타난 제도 비판]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천년의 그림 여행》(공역), 《피트 몬드리안 - Taschen 베이직 아트》, 《다시, 그림이다 - 데이비드 호크니와의 대화》, 《내가, 그림이 되다 - 루시안 프로이드의 초상화》 등이 있다.
목 차
머리말 -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노란색 벽옥 입술
1 피렌체의 오후
2 홍수와 키메라
3 바르젤로 미술관에 빠지다
4 장소성
5 두초의 성모
6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카페에서
7 웅장한 컬렉션
8 예술적인 감성 교육
9 루브르 미술관에서 마음을 잃다
10 군중과 미술의 힘
11 프라도 미술관의 천국과 지옥
12 히에로니무스 보스와 타인들과 함께 미술을 보는 지옥
13 티치아노와 벨라스케스
14 시녀들
15 고야: 외도
16 루벤스와 티에폴로, 그리고 다시 고야
17 로테르담: 미술관과 불만
18 마우리트하위스 미술관의 스타 찾기
19 이것을 어디에 두겠습니까?
20 파리의 우림 탐험
21 영국 박물관의 사자 사냥
22 대중정에서의 점심 식사
23 파편들
수록 작품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