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컨설턴트인 저자가 11명의 예술 애호가를 만나 그들의 컬렉션과 예술에 대한 마음을 인터뷰해 묶었다. 3대째 컬렉션을 이어오고 있는 가족,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은 프랑스인 컬렉터, 대형 아트페어 전시기획자 등 인물들이 컬렉터의 삶과 현대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책소개
보다 사다 모으다 품다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큰손, 아트 컨설턴트가 만난 유럽의 컬렉터
20세기 현대미술계의 산증인이자 컬렉터로서 미술사에 전설이 된 페기 구겐하임. 데이미언 허스트를 후원하고 [센세이션]을 기획해, yBa(young British artists) 작가들을 일약 현대미술 스타로 만든 찰스 사치. 이들은 자신의 컬렉션을 바탕으로 미술관을 세운 슈퍼컬렉터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뉴욕을 토대로 빌바오, 베를린 등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으며, 사치 갤러리는 yBa 작가들을 단숨에 현대미술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그만큼 이들의 취향과 안목은 현대미술을 정립하는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았으며, 이들에게 발탁된 예술가의 이름을 빼놓고는 현대미술사의 흐름을 설명하기 힘들다.
이뿐만이 아니다. 예술사는 곧 메세나(mecenat), 패트런(patron)의 등장과 함께 쓰였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컬렉터가 존재한다. 르네상스 시대 든든한 후원자였던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 프랑스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선물한 프랑수아 1세, 17~18세기 유럽의 왕실 컬렉션과 궁중 화가들, 20세기를 대표하는 거장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등을 대중에 알린 앙브루아즈 볼라르. 이들은 예술가의 활동을 지원하고 예술가와 예술작품을 후대에 남기며 컬렉터로서 훌륭한 몫을 해냈다. 이렇듯 예술가가 작품으로 세상을 바꾸고 표현한다면 컬렉터는 그런 예술가를 움직이고 세상에 새로운 작가의 출현을 알린다.
예술, 그 자체가 일상인 사람들
컬렉터는 수집이란 행위에서 예술작품을 선택하고, 선택한 작품들에서 하나의 맥락을 이끌어가며 자신의 컬렉션을 구축해간다. 이 과정에서 컬렉터는 숨어 있는 작가를 발굴해 세상이라는 무대에 올리기도 한다. 오랜 기간 유럽에서 아트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지은이는 현대미술에 매료된 11명의 예술 애호가를 만나 그들의 컬렉션과 예술에 대한 마음을 인터뷰해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국내 미술시장을 떠올리면 미술품에 ‘투기’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예술 애호가들은 결코 비자금을 마련하거나, 재산을 불리기 위해 작품을 수집하지 않는다. 저자는 직접 컬렉터의 집을 방문하여 그들의 집 안 곳곳을 일일이 촬영했다. 독자에게 그들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예술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순수한 기쁨을 전달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들은 생활 일부와도 다름없는 예술작품을 기증하거나 전시를 통해 자신이 얻은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
책에는 3대째 컬렉션을 이어오고 있는 가족,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은 프랑스인 컬렉터, 마티스 박물관의 관장, 대형 아트페어의 전시기획자 등 다양한 국적과 직업의 컬렉터들에게 컬렉션을 시작하게 된 동기, 작품을 구입하는 이유, 작가와 작품에 대한 기호, 작품을 선별하는 기준이나 조언 등을 물으며 컬렉터와 현대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여기에 덧붙여진 컬렉터 개인의 개성이 반영된 이야기는 자연스레 유럽의 컬렉터 역사는 물론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터뷰를 통해 전해지는 이들의 컬렉션에 대한 열정은 우리를 현대미술을 감상하고 사랑하는 법으로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현대미술을 즐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
현대미술 컬렉터이자 예술 애호가인 이들에게 컬렉팅은 하나의 여행이자 모험과도 다름없다. 그들은 자신에게 많은 대화를 유도하는 작품이라면 그것을 사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자신이 소장한 작품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내비친다. 큐레이터의 알쏭달쏭한 작품 설명이 아닌 작품을 진정 즐기는 11명의 개성 강한 인터뷰이의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더 이상 현대미술이 어렵거나 경외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컬렉터』는 예술 애호가들이 보내는 초대장이자 아트 컨설턴트인 지은이가 큐레이팅한 전시다. 파격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벨기에 작가 빔 델보예(Wim Delvoye), 터너 상을 받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조각가 토니 크랙(Tony Cragg), 미술시장의 블루칩 줄리 머레투(Julie Mehretu), 아르테 포베라 운동의 중심 작가 주세페 페노네(Giuseppe Penone), 중국의 대표적 현대 미술가 아이웨이웨이(Ai Weiwei) 등 아트페어나 비엔날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약 60여 명 작가의 작품을 한 권에 담아 감상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하기 전 소개되는 컬렉터 클럽의 이야기와 미술시장에 대한 개론은 자칫 불친절하고 낯설어 보이기 쉬운 현대미술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는 작품과 작가가 놓인 시대적 맥락을 함께 알았을 때 작품을 보다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록으로 삽입된 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한 여러 컬렉터의 이야기는 어떻게 예술작품이 우리 일상으로 들어와 일상에 변화를 주었는지 작가와 컬렉터의 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게 돕는다.
아트피플, 아트홀릭, 아트러버
2015년 10월, 김환기 화백의 「19-Ⅶ-71 #209」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한국 작가 사상 최고가인 약 47억2천만 원에 낙찰되며, 국내 미술시장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불황에도 미술시장에서는 낙찰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컬렉터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미술사 속 대가들의 수천 억짜리 작품을 구입하는 세계적인 부호의 경우 매스컴을 통해 소개되지만, 박물관의 회고전이나 특별전을 위해 작품을 대여해준 소장자의 개인 정보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 전시관의 작품 정보에 개인 소장자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볼 때마다 자꾸 궁금증이 생긴다. ‘이렇게 난해한 작품을 왜 구입했을까?’ ‘이 컬렉터는 어떤 사람일까?’ 하고 작품을 보며 그 사람을 상상해본다.
_「프롤로그-미술시장 들여다보기」에서
예술작품을 소유하는 것은 곧 그 ‘가치’를 품는 것과 다름없다. 컬렉터들은 좋은 작가를 알아보고 진심으로 감상하고 즐기는 관객이면서 동시에 좋은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든든한 후원자다. 이들에게 예술작품은 더 이상 박물관 수장고에 박제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 밀착해 있는 존재이자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친구와 다름없다. 여기 소개된 컬렉션을 통해 컬렉터들의 예술작품에 대한 열정과 온기가 또 다른 아트 바이러스로 옮겨지길 바란다.
지은이 | 박은주
어느 날 아버지는 군복을 벗고 새롭게 집 짓는 일에 도전하셨다. 거실 바닥에는 큰 모눈종이가 있었고, 건축 청사진 앞에서 부모님이 머리를 맞대는 풍경을 보며 자랐다. 미술대학 지망생 친구들과 아틀리에에서 함께 화가를 꿈꿨으나 일찍이 재능이 없음을 깨달았다. 아쉬움 때문이었을까, 1990년대 초 연이은 유럽 여행 중 파리에 발목을 잡혔다. 신청한 프랑스 비자가 너무 빨리 나와 프랑스어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채 파리행 비행기를 탔다. 머물게 된 곳은 루브르 박물관 앞 장 자크 루소 거리의 아파트였다. 그 순간 예술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성심여대(현 가톨릭대)에서 경영학을, 파리 제13대학(Paris Nord University)에서 국제경제학을 공부했다. 예술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고자 파리 국립예술사학교(GRETA)와 고등예술연구원(IESA)에서 예술사, 컨템퍼러리 아트, 미술시장을 공부했다. 갤러리와 경매장에서 유럽의 저명한 아트 컨설턴트들에게 경험을 전수했으며, 월간 『아트 프라이스』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현재 컬렉터들의 기호를 살펴 작품을 선별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 궁극적인 삶의 목표이자 기쁨이다.
목차
프롤로그 - 미술시장 들여다보기
1장 - 미술, 사고 모으다
수집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
곰가죽 클럽
컨템퍼러리 아트
왜 동시대 작가의 작품인가
아트 컨설턴트, 컬렉터의 눈
컬렉터를 위한 멘토링
피에르 스텍스와 컬렉터 클럽
2장 - 컬렉터, 예술을 일상으로 옮기다
조지나Georgina, 온 마음을 다해 작품을 감상하는 법
자크Jacques, 삶을 풍요롭게 하는 컬렉션
마리 로르Marie-Laure, 컬렉션이 남긴 의미
앙드레 르 보젝Andre Le Bozec, 함께 나누는 행복
카르팡티에Carpentier,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장 마크 르 갈Jean-Marc Le Gall, 나를 성장하게 하는 에너지
3장 - 컨설턴트, 미술시장을 디자인하다
아미 바락Ami Barak, 컬렉션은 컬렉터의 거울
마리 크리스틴 제나Marie-Christine Gennart, 작품을 알리는 기쁨
파트리스 드파프Patrice Deparpe, 기증으로 운영되는 박물관
마이클 울워스Michael Woolworth, 에디션의 의미
세르주 티로시Serge Tiroche, 작가와 컬렉터를 잇다
Art Impact - 작가와 컬렉터
이자벨 봉종과 그녀의 작품을 소장한 컬렉터
에필로그 - 컬렉션, 모험과 열정의 기록
감사의 글
이미지 크레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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