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금동불의 특성을 파악하고, 일본 등 주변국에 어떻게 파급되었는지를 추정함으로써 역할과 위상을 조명한다. 먼저 삼국시대 소형 금동불의 실물을 조사한 뒤 복원하여 형식별ㆍ시대별 특징과 양상ㆍ계보를 파악하고, 고구려ㆍ백제 금동불의 일본 고대 조각에 미친 영향 등을 살폈다.
책소개
찬란히 꽃핀 동아시아 불교예술, 그 중심에 삼국시대 금동불이 있었다!
고대 동아시아 역사에서 불교의 전래는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종교의 차원을 넘어,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활 형태를 바꾸었으며, 동아시아 예술과 문화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불교는 초기에 중국→삼국→일본으로 전파되었으나 곧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한중일 문화 교류의 양상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었다.
문화 교류의 증거는 왜곡되기 쉬운 기록보다 원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유물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 게다가 불교문화는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파견한 사절단 외에도 민간인이나 승려에 의해 활발히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높기에 유물이 갖는 의미가 더욱 크다. 이 책은 소형 금동불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불교문화에서 삼국시대 금동불이 차지하는 위상을 되짚어보았다. 소형 금동불은 가볍고 작아서 이동이 용이했기에, 새로운 도상이나 조각양식을 전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삼국의 금동불은 처음에는 중국의 양식을 받아들이다가, 이를 고구려·백제·신라가 각기 다른 조건 속에서 독창적인 양식으로 발전시켰고, 6~7세기에는 오히려 중국과 일본의 문화에 영향을 미치며 동아시아 문화 교류의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였다.
불상 연구의 권위자이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인 저자는 금동불 자체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특징들을 통해 제작기법을 역으로 추정하고, 이를 근거로 원형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연구가 갖던 한계를 극복하였다. 그리고 삼국의 금동불이 한중일 불교문화와 예술의 가교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삼국 금동불의 위상을 6~7세기 동아시아 조각사의 핵심적인 위치로 끌어올렸다.
이 책은 국내외 연구자는 물론, 일반 독자들에게도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과 식견을 넓히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뜨거운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 삼국 금동불의 위대한 업적을 밝힌 최고의 도서
고대 동아시아 역사에서 불교의 전래 양상을 살펴보면 매우 극적이다. 4세기에 처음으로 전진의 불교문화가 고구려로 들어왔고, 4~5세기에 걸쳐 고구려·백제·신라가 각기 다른 조건 속에서 독창적인 양식을 발전시키다가, 6~7세기에 이르면 삼국의 불교 조각이 오히려 중국과 일본의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기현상이 나타난다.
그만큼 삼국의 조각은 예술적 가치가 뛰어났으며, 국내외에서 불교예술의 유행과 흐름을 주도한 것은 물론, 동아시아 문화 교류의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하였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6~7세기 동아시아 불교문화에서 삼국의 금동불이 차지하는 위상을 규명하였다. 소형 금동불은 단순히 종교적 상징물의 전파 차원이 아니라, 고대 동아시아의 문화 교류사라는 큰 흐름 속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불교문화의 교류는 단순히 어느 한쪽으로의 일방적인 이동이 아니라 상호호혜相好互惠적인 특징을 갖기 때문이다.
● 삼국 금동불, 동아시아 문화를 잇고, 주도하다!
그전까지는 불교가 처음 전래된 이후부터 5세기까지를 삼국시대 조각사의 공백기로 보았다. 그러나 국내에서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 선정인 여래좌상이 서울 뚝섬에서 출토되면서, 이 시기에도 고구려를 중심으로 선정인 여래좌상 형식이 크게 유행했음이 재확인되었다. 그중에서도 계미명 금동삼존불, 신묘명 금동삼존불은 중국불보다 기술적으로 진전된 고구려불로 추정된다.
삼국은 5세기까지 주로 중국 불상을 모방하다가 6세기부터 고유의 불상을 본격적으로 제작하기 시작했다. 즉 6세기는 한국 불교 조각이 처음 시작된 시기이자, 한국적인 조형미가 발휘되는 시기였다.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은 이를 반증하는 작품으로, 한국적인 정서와 미감이 발휘된 최초의 불상으로 손꼽힌다.
삼국은 중국으로부터 특정한 조각양식과 도상을 받아들이되, 이를 우리의 정서와 미감에 맞게 취사선택하였다. 일례로 도상 면에서는 독립적인 반가사유상 형식, 보주를 받든 관음보살상 형식, 충남 태안과 서산의 두 마애삼존불과 같은 독특한 구도의 삼존불 형식 등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형식이 삼국시대 말기부터 통일신라 초기까지 유행했다. 특히 6세기 후반에서 7세기 초반에 걸쳐 동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린 금동 일광삼존불은 삼국에서 그 틀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 일본의 불교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백제와 고구려 금동불
6세기에 백제는 불교미술의 전성기를 맞았다. 북조와 고구려 및 낙랑, 그리고 남조 등의 다양한 양식을 수용한 백제는 이를 발전시켜 신라와 일본에까지 전파하였다. 특히 일본 최초의 본격적인 불교 사원 아스카데라飛鳥寺 건립에 영향을 미치며, 일본 고대 문화의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 일본 훼룡문계 화염광배나 호류지 헌납보물143호 금동삼존불 또한 형식과 제작기법 면에서 백제 조각과 일치성을 보여 백제에서 주조되어 일본에 전해졌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삼국 중 가장 먼저 불교를 받아들인 고구려는 6세기 말부터 도교가 우세해지면서 불교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오히려 일본 야마토 왕조와 고구려 승려와의 교류는 전보다 증가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볼 때, 당시 고구려 불교문화는 도교에 밀려 쇠퇴한 것이 아니라 백제와 신라, 나아가 바다 건너 일본으로 옮겨가 활로를 모색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호류지 몽전 목조관음보살입상, 호류지 금당 석가삼존상과 무자명 석가삼존상, 비도리식非止利式 금동불, 아스카불 등에서 고구려 불상의 양식과 형식의 유사성이 엿보여 그 영향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이윽고 삼국시대 불상은 7세기로 접어들면서 그 모양이나 모습이 크게 바뀌기 시작한다. 정신성을 강조하던 이전의 모습에서 벗어나 형태에 주안을 두는 방식으로 변모되어 아름다운 예술미의 극치를 이루게 된다.
● 금동불 연구의 한계를 뛰어넘은 대작
지금까지 삼국시대 금동불의 제작기법과 조형성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다룬 글은 있었지만, 소형 금동불 전체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자료나 근거를 제시한 연구는 없었다. 우선 원형을 잃어버린 상이 많고, 상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기가 어려우며, 지역적 특성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정한 유형의 금동불에는 일정한 형식의 제작기법이 따르며, 이는 곧 그 상의 양식이나 조형성으로 연결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금동불에 나타나는 여러 특징들을 통해 제작기법을 추정하고, 이를 근거로 원형을 추적하였다. 더불어 삼국시대 금동불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중국 금동불의 예가 적다는 문제를 일본 아스카 조각과의 비교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완하였다. 덕분에 그간의 연구가 갖던 한계를 극복하고, 삼국시대 금동불의 가치를 동아시아 조각사 교류의 핵심적 위치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삼국시대 조각에는 다양한 문화적 뿌리가 공존하고 있다. 특히 고구려와 백제의 조각은 국제성이 강해서 남조나 북조는 물론이고, 상호 간의 교류를 통해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융합하고, 이를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시킨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삼국의 금동불은 국외로도 활발히 퍼져 나갔는데, 일본의 초기 불교 조각에 나타나는 새로운 문화 요소들을 통해, 역으로 삼국시대 내부의 변화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다.
● 최고 전문가의 내공을 한 권에 담다!
저자는 불상 연구의 권위자이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으로서 우리 금동불을 연구하고, 그 위상을 높이는 데 막대한 공헌을 했다. 1990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삼국시대 불상 특별전인 「삼국시대 불교 조각」전의 큐레이터로 전시를 기획?진행하였고, 2015년에는 「고대불교조각대전」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를 준비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대 불교조각 명품 210여 점을 모아 선보였다. 두 개의 전시 모두 우리 불상을 수면 위로 끌어내고, 새롭게 조명한 성공적인 전시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 역시 앞선 전시와 비슷한 목적으로 집필되었다. 그동안 자료와 연구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불상들, 특히 삼국시대 금동불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널리 알리고자 한 것이다. 미술사학 전공자이자 불상 연구자로서, 오랜 세월 불상을 조사해 온 저자의 이력과 관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특히 이 책은 2015년 일본 와세다 대학 문학학술원에서 발표된 저자의 논문을 바탕으로 하여 전문성과 깊이를 더한다. 연구자는 물론이고,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우리 금동불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지은이 | 곽동석
곽동석은 불상 연구의 권위자이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실장이다. 2015년 3월 일본에서 발표한 논문「三國時代の金銅佛の復元的硏究」로 일본 와세다 대학 문학학술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논문은 불교문화 전파 루트에서 삼국시대 금동불이 차지하는 가치를 규명하고, 그 위상을 동아시아 조각사의 핵심적인 위치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곽동석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으로 활동하기 전에도 미술사학과 관련된 다양한 이력을 쌓았다. 부산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학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했고, 동국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와 학예연구관을 거쳐, 국립공주박물관과 국립청주박물관 그리고 국립전주박물관 관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저서로는 『금동불』, 『한국의 미-불교 조각 1, 2』(공저)가 있으며, 논문으로는 「금동제 일광삼존불의 계보」, 「고구려 조각의 대일교섭에 관한 연구」, 「연기지방의 불비상」, 「고려 경상鏡像의 도상적 고찰」 등이 있다.
목차
머리 장: 동아시아를 사로잡은 한국 불상의 힘
제1장 삼국시대 금동불의 초기 모습을 찾아서
1. 금동 선정인 여래좌상, 불교 조각을 이끌다
1) 유형에 따른 특징
2) 도쿄예술대학 소장 금동 선정인 여래좌상
3) 서울 뚝섬 출토 금동 선정인 여래좌상
4) 상현좌 선정인 여래좌상
2. 기년명 금동불, 고대 조각사의 기준을 제시하다
1) 최초의 기년명 금동불, 연가7년명 금동여래입상
2) 계미명 금동삼존불
3) 신묘명 금동삼존불
제2장 삼국시대 금동불의 주요 형식과 제작기법
1. 금동일광삼존불의 유형을 살피다
1) 일주식
2) 본존별주결합식
3) 삼존별주결합식
2. 금동반가사유상의 전형 형식과 주조기법
1) 전형 형식
2) 주조기법
3. 금동불 제작기법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1) 통주식과 중공식의 활용
2) 삼국시대 말기의 새로운 양상
제3장 금동일광삼존불을 통해 삼국시대 금동불의 계보를 밝히다
1. 금동일광삼존불의 본존과 협시들
2. 양식으로 제작지를 추정하다
3. 삼국시대 금동일광삼존불의 계보
1) 난징 지역과의 관계
2) 산둥 지역과의 관계
3) 형식상의 차이
4. 금동일광삼존불의 기원과 전개 과정
제4장 고구려 금동불이 일본 조각에 미친 영향
1. 고구려 조각과 호류지 몽전 구세관음상의 관계
2. 도리양식 금동불의 뿌리는 어디인가?
3. 비도리양식 금동불에 남은 고구려불의 자취
4. 일본으로 뻗어 나간 고구려 불교문화
제5장 백제 금동불이 일본 조각에 미친 영향
1. 용의 생명력을 담은 백제 훼룡문계 화염광배
1) 훼룡문계 화염광배의 여러 양상
2) 백제 훼룡문계 화염광배의 특징
3) 조각사적 의의
2. 호류지 헌납보물143호 금동일광삼존불의 원류를 찾아서
1) 조각 양식과 형식 비교
2) 제작기법상의 차이
3) 국적을 추적하다
3. 호류지 금당 석가삼존상과 백제 조각의 관계
1) 백제 금동일광삼존불 관련 최근 자료들
2) 좌상 형식 일광삼존불의 전형, 계유명 불비상
3) 일광삼존불 형식을 공유하다
마무리 장: 동아시아 불교 예술의 중심에 선 ‘삼국시대 금동불’
보론: 연기지방의 불비상-통일신라 초기까지 이어진 백제의 조각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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