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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서지총서 11)시대의 얼굴 : 잡지 표지로 보는 근대 = The faces of magazines in modern Korea iconography, history and politics

  • 청구기호658.30911/서665ㅅ;2016
  • 저자명서유리 지음
  • 출판사소명출판
  • 출판년도2016년 4월
  • ISBN9791159050558
  • 가격33,000원

상세정보

근대기에 발행된 잡지의 표지 이미지에 대한 연구를 담았다. 이는 미술사적 연구이면서, 잡지라는 미디어의 역사이자 당시 사람들의 삶과 욕망을 대중의 이미지로 해석하는 시각 문화사이기도 하다. 189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전반에 이르기까지 흐름을 국내잡지와 외국잡지의 표지를 포함한 총 391장의 방대한 이미지로 살펴본다.


책소개

잡지의 표지, 잡지의 얼굴이라는 이미지 공간
잡지는 논설, 지식, 담론, 정보 그리고 이미지의 집약체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미지를 통해서 자기를 상상하고 세계를 이해한다. 잡지는 매순간 새로운 이미지가 등장하고 사라지는 근대적 시각환경을 구성하는 중요한 장치였다. TV가 없었고 영화는 극장엘 가야만 했으며 미술전시는 드물었던 시절, 흑백의 신문을 제외하고 잡지는 다색의 이미지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유일한 매체였다.
무엇보다도 근대기 잡지는 계몽의 의무감으로 충만했던 지식인들이 근대화의 전장에 나서기 위해 필수적인 무기와도 같았다. 지식인들은 열악한 경제적 상황과 엄혹한 검열제도 속에서도 새로운 주체를 기획하고 가치와 이념, 담론과 정보를 집약하여 잡지에 담아냈다. 이때, 잡지의 표지는 발행자가 기획하는 주체의 이미지를 담아내는 정치적 시위의 공간이었다.
표지는 잡지의 ‘얼굴’이다. 조선시대의 책들은 표지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근대기 책의 표지는 독자의 시선을 가장 먼저 끌어들여 자신을 알리고 구매를 자극하는 특권적인 공간이다. 잡지의 표지는 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획하는 새로운 주체―신소년, 신여성, 혁명적 대중, 민족적 투사의 얼굴을 제시하는 공간이었다. 요컨대, 잡지 표지의 이미지는 잡지의 얼굴이면서 동시에 잡지가 기획하는 주체의 얼굴이기도 했다.

근대 잡지 이미지로 역사의 흐름을 추적한 연구서
「시대의 얼굴-잡지 표지로 보는 근대」는 근대기에 발행된 잡지의 표지 이미지에 대한 연구를 담아낸 것이다. 최초의 잡지 「친목회회보」와 「독립협회회보」로부터 시작하여, 최남선의 신문관이 발행한 「소년」과 「청춘」, 1920년대 잡지 발행을 주도한 개벽사의 「부인」과 「신여성」, 「어린이」, 1930년대의 사회주의 잡지와 동아와 조선 양대 언론자본이 발행한 「신동아」와 「조광」, 전시 체제기 관제 잡지에 이르기까지, 189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전반에 이르는 근대 잡지의 흐름을 표지 이미지라는 시각의 창을 통해서 살펴보았다.
이 책을 통해서 독자는 근대기에 발행된 잡지의 역사를 일별해 볼 수 있으며, 동시에 표지 이미지에 들끓었던 새로운 시대와 주체에 대한 당대인의 욕망을 읽어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미지를 분석하는 미술사적 연구이면서, 잡지라는 미디어의 역사를 쓴 것이며, 대중매체 이미지를 통해서 근대인의 삶과 욕망의 흐름을 추적하는 시각의 문화사를 구성한 것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국내잡지 58종과 외국잡지 20종의 표지를 포함하여 총 391장의 방대한 양의 컬러 이미지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독자를 이미지의 근대극장으로 초대한다.
이 책은 이제까지의 근대 문화사 연구에서 다루지 않은 대중적 미디어 이미지라는 영역을 풍부한 자료를 통해서 세밀하게 분석했다는 데 의의를 둔다. 특히, 잡지라는 계몽의 매체가 이미지를 통해 담아내고자 했던 시대의 이념과 가치의 사례들을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제시했으며, 일본과 소련, 미국 등 외국의 대중적 이미지가 직접적으로 잡지 표지에 흘러드는 동시대적 국제성의 역동적인 양상을 포착했다. 이 책은 한국의 근대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통로로서 대중적 미디어 이미지라는 흥미로운 세계를 제시하고 있다.

잡지 표지 이미지로 보는 근대
잡지 표지의 이미지들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 빠르게 변화했다. 한때 받아들여질 수 없었던 이미지가 몇 년 후엔 기꺼이 수용되었다. 표지의 이미지는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며, 독자들과의 가상의 협상의 테이블을 거쳐서 선택되었다. 이미지는 지식인 남성을 위한 잡지보다 여성과 아동을 위한 잡지에, 학술지나 동인지보다 노동자와 농민 등 보편적 대중을 위한 잡지에 필수적이었다. 무엇보다도 표지는 첨단의 디자인 양식이 소개되는 전시의 장이었다. 아르누보, 아르데코, 러시아 아방가르드 등 유행하는 동시대 그래픽 디자인의 첨단의 양식이 세련된 문화자본으로 독자들을 자극했다.
잡지 역사의 초기, 인쇄매체 자체가 귀했던 1890∼1900년대에 회보나 학보의 표지 이미지를 장악했던 것은 대한제국의 국가상징물인 태극기와 한반도의 지도 이미지였다. 식민지화의 위기 속에서 우승열패의 지정학적 인식을 담아 붉게 칠해진 대한지도는 「대한자강회월보」등의 표지에 실려서 애국적 열정을 불러일으킬 것을 호소했다.
국가만이 급박하게 되뇌어졌던 이 시기에 새롭게 스스로를 대한제국의 신대한 소년으로 분장하고 잡지 체재의 주체화 전략을 구사했던 것은 신문관의 잡지 「소년」이었다. 「소년」의 ‘해상소년’과 1910년대 「청춘」의 ‘호랑이청년’은 해상대한의 지정학적 이념과 ‘한반도형태론’을 가져와 민족주의적 주체를 창출하려한 신문관의 이미지 전략을 담아냈다. 신문관의 잡지와 책의 표지는 동시대 아트 앤 크래프트, 아르누보 디자인 양식을 수입하는 발빠른 감각을 보여주었다.
1920년대 잡지계를 주도한 계몽기관인 개벽사가 발행한 잡지 표지에는 여성과 아동의 이미지가 꽃처럼 피어났다. 「부인」과 「신여성」에는 규방을 나와 쓰개치마를 벗어던진 구여성이 트레머리 검정치마의 지적인 여학생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드러난다. 이후 「신여성」이 보여주는 섹슈얼리티를 발산하는 과감한 모던걸의 이미지는 동시대 일본 화장 상품 디자인의 감각과 직결되는 것이기도 했다. 방정환이 주재한 잡지 「어린이」는 서양의 상업화된 낭만적 아동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가져와 조선아동과 결합시켜 근대적 아동의 얼굴을 제시하려 했다.

1930년대 특유의 표지 이미지 양식을 보여주는 것은 사회주의 잡지였다. 표지에는 소비에트 러시아의 제도와 문화를 보여주는 사진과 노동자 대중의 투쟁적 이미지가 가득했다. 「집단」, 「대중」, 「해방」 등 성인 잡지 외에 아동잡지 「별나라」와 「신소년」의 표지에도 동시대 소련의 잡지와 포스터에서 볼 수 있는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디자인 양식과 시위하는 ‘프로소년’의 불온한 이미지가 등장했다. 이미지는 이미 대중적 지식으로 자리잡은 사회주의 사상을 전파하고 소년단 운동으로 독자들을 이끌었다.

1930년대의 시사종합잡지들은 식민지 조선을 이끌 남성주체를 내세워 독자들을 계몽했다. 「신동아」, 「동광」, 「삼천리」 등은 민족의 미래를 기획하는 신화적 투사, 민족의 자본을 수립할 현대적 건설자, 극기와 인내로 국토를 오르는 등반가의 이미지를 표지에 실었다. 한편, 시각적 강장제이자 취미와 오락의 기호로서 여성의 이미지를 표지에 제시하여 남성독자의 시선을 이끌기도 했다. 스스로를 교양과 취미를 담지한 볼거리 대상으로 분장하는 근대잡지의 상업적 성격이 이 시기에 대두되었다.

1940년대 전반, 식민지 정부가 언론시장을 통폐합하고 발행한 대규모 물량의 관제잡지의 표지에는 국민복을 입고 일사불란하게 열을 지어선 준군사적 주체의 이미지가 독자들을 황국신민되기로 강제했다. 처음 공개되는 「매신 사진순보」의 컬러 표지는 식민지 조선의 전시 스펙터클을 만들어냈으며, 농촌을 파고 든 관제잡지 「가정지우」, 「반도지광」에는 일본의 관제잡지 표지와 유사하게 증산 노동을 미학화하는 이미지가 실렸다.

「시대의 얼굴」에서는 근대인들이 꿈꾸었던 주체의 다양한 이미지들과 새로운 디자인 감각들을 잡지 표지로 만나볼 수 있다. 표지 위의 얼굴이 발산하는 다양한 표정과 외침은 당대의 독자를 자극하여 새로운 이념과 가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도록 만들었다. 표지의 이미지들은 항상 어느 정도는 현실과의 사이에 ‘틈’을 지니고 있었다. 표지의 얼굴, 그 이미지가 지닌 틈이야말로 욕망을 자극하여 새로운 시대를 향하도록 충동하는 지점이었다. 표지 이미지의 욕망과 대중의 욕망이 만나는 순간, 비로소 역사가 움직이고 시대가 변화할 수 있었다. 잡지의 얼굴, 표지를 풍부하고 자세하게 분석한 이 책을 통해서 독자는 근대를 만들어낸 이미지의 힘을 확인하고, 현 시대 미디어가 만들어낸 시각적 환경을 통찰할 시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 서유리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 근대미술사 연구자이다. ‘미술’ 외부로 시선을 넓혀 근대기 대중의 시각적 삶과 매체 위 이미지의 흐름에 관심을 갖고 잡지 표지 이미지의 세계를 탐험했다. 논문으로는 「1910~20년대 한국의 풍경화 연구」, 「전위의식과 한국의 미술운동」, 「딱지본 소설책의 표지 디자인 연구」, 「한국 근대의 기하학적 추상 디자인과 추상미술담론」 등을 썼다. 공저로 「한국 근대미술과 시각문화」(조형교육, 2002), 「한국미술 100년」(한길사, 2006), 「시대의 눈」(학고재, 2010)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 _ 시대의 얼굴을 조망하기
서론 _ 잡지의 표지, 안면성의 정치학

1장 국가와 청년의 이미지 _ 1890~1910년대 잡지 표지
1. 식민지화의 위기와 국가 표상의 폭발적 등장-회보와 학보의 표지
1) 지정학적 위기의 표상, 대한지도
2) 애국적 열정의 대상, 태극기
2. 주체의 기획과 새로운 디자인의 시도-신문관의 잡지와 1910년대
1) 잡지의 시각적 주체화 전략
2) 민족주의적 신화와 남성 주체의 표상
(1) ‘해상소년’의 등장
(2) 잡지 독자층의 분화 전략과 새로운 주체 이미지의 상상
3) 서양 근대 디자인 양식의 도입 : 미술공예운동과 아르누보

2장 여성과 어린이의 등장 _ 1920년대 잡지 표지
1. 계몽의 주체와 첨단의 모더니티-여성잡지의 표지
1) 1920년대까지의 여성잡지 표지 훑어보기
2) 계몽의 주체에서 감각의 전위로 : 『부인』과 『신여성』의 표지
(1) 구여성과 신여성의 만남 : 『부인』
(2) 내적 성찰의 여학생에서 감각의 전위로 : 『신여성』
2. 이상적 어린이의 상상과 모범적 학생의 훈육-아동잡지의 표지
1) 천사와 꽃 같은 존재 : 『어린이』의 이념적 아동 이미지
2) 운동, 학습, 놀이하는 학생 : 『신소년』의 모범적 학생 이미지

3장 노동자 대중과 신화적 투사의 이미지 _ 1930년대 잡지표지
1. 노동자 대중의 등장과 유토피아로서의 소비에트 러시아-사회주의 잡지의 표지
1) 노동자 대중, 소비에트 러시아를 희망하다
(1) 혁명적 노동자 대중의 이미지 : 『집단』
(2) 이상적 국가 소비에트 러시아 : 『대중』
(3) 노동자 대중의 이미지와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디자인 : 『해방』, 『시대공론』
(4) 의지적 주체와 역사적 전진의 이미지 : 『우리들』, 『전선』
2) 무산소년, 세계와 투쟁하다 : 사회주의 아동잡지의 표지
(1) 무산소년 주체를 형상화하기 : 『신소년』
(2) 소비에트 유토피아를 희망하라 : 『별나라』
2. 신화적 투사로서의 남성과 취미의 기호로서의 여성-시사종합잡지의 표지
1) 민족의 투사와 건설자가 되라 : 시사종합잡지의 남성 이미지
(1) 수양하는 주체와 시사적 스펙터클의 스크린 : 『동광』
(2) 투사, 건설자, 등산가, 스포츠맨으로서의 남성 : 『신동아』
(3) 고대의 신화적 투사와 등산가로서의 남성 : 『삼천리』
2) 취미오락의 시각적 강장제 : 시사종합잡지의 여성 이미지
(1) 민족주의적 취미의 기호로서의 여성 : 『삼천리』
(2) 취미오락의 지표로서의 여성 : 『별건곤』
(3) 교양 있는 시사문예의 지표로서의 여성 : 『사해공론』
(4) 전쟁 속 위안으로서의 여성 : 『조광』

4장 전시 국민 만들기 _ 1940년대 전반 관제 잡지 표지
1. 전쟁의 홍보와 전시 국민 만들기-『매신 사진순보』
2. 근대적 농촌여성과 노동의 미학화-『가정지우家庭の友』, 『반도지광半島の光』

결론 _ 이미지의 욕망과 역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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