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들려주는 ‘예술 3부작’ 중 첫 이야기다. 2014년부터 2년여에 걸쳐 진행된 강의 내용을 정리하고 300여 점의 도판을 담아 완성된 책은, 시대순으로 회화와 문학ㆍ연극ㆍ발레ㆍ오페라 등의 예술 영역 전반을 다루고 있으며 각 장의 말미에는 작게 ‘꼭 들어볼 곡’도 두어 예술사를 어렵지 않게 여러 감각으로 접하도록 했다.
책소개
역사가 창조한 예술, 예술이 변화시킨 역사 이야기. 예술의전당 인문아카데미의 인기 강의를 책으로 만나다
이 책은 2년여에 걸쳐 진행된 예술의전당 인문아카데미의 강의 내용을 정리하고 300여 점의 도판을 담아 완성되었다. 수많은 수강생들을 매주 불러 모은 강의인 만큼 눈에 쏙쏙 들어오는 흥미진진한 예술과 역사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목차는 시대순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경이롭게 진행된다. 고대 이집트를 다룬다고 해서 스핑크스나 피라미드에 관한 내용만을 예상한다면 큰 오산이다.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이 1980년대에 벌인 루브르 박물관 재건 사업에서 거대한 박물관에 뚜렷한 입구가 없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유리 피라미드부터 1791년 모차르트가 마지막으로 작곡한 《마술피리》가 고대 이집트를 무대로 했다는 사실, 그리고 1798년부터 1801년 사이에 있었던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이 어떻게 사라진 이집트 문명을 되살렸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역사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시야를 넓혀 줄 것이다.
명작들에 담긴 시대의 눈
우리는 살면서 무수한 예술 작품들과 마주친다. 물론 각자가 감동을 받는 지점은 다르지만, 작품 속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들이 많을수록 더 큰 울림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뛰어난 예술 작품들은 그 시대의 정신과 감수성을 훌륭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모르고 예술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반쯤 가려진 작품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이 책은 예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로 ‘역사’를 택했고, 동시에 역사를 통찰하기 위한 수단으로 ‘예술’을 택했다. 흔히 영화나 그림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은 실제로 바다 건너 미국에서 벌어진 영국과의 독립 전쟁에서 영향을 받았고, 미국에서 생겨난 자유, 평등, 인권 같은 이념들이 프랑스로 흘러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에서도 그 같은 내용들이 표현되었다. 18세기 중반에 프랑스를 휩쓸었던 장식적인 로코코 경향에 대한 반발로 예술은 사회적 이념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었고, 그중 가장 성공을 거둔 작품이 자크루이 다비드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다. 이 작품은 이념과 예술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시 프랑스 대중들이 처음으로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혁명 이후 영웅으로 떠오른 나폴레옹을 지지하던 베토벤이 나폴레옹을 위해 작곡한 교향곡 3번 <영웅>의 사연도 흥미롭다. 이 곡의 원래 제목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였지만,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은 베토벤은 크게 실망해 제목을 <영웅-한 위대한 인물을 추억하며>로 수정했다고 한다.
이렇듯 모든 예술 작품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 이야기는 바로 세계의 역사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다 보면 예술은 역사가 되고, 역사는 예술이 된다. 그림 한 점, 음악 한 곡마다 그들이 지닌 사연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세계의 역사는 저절로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장르를 넘나드는 예술과 역사의 콜라보레이션
『예술, 역사를 만들다』는 예술서 혹은 역사서로만 구분 지을 수 없다. 더욱이 회화, 음악, 문학, 연극, 발레, 오페라까지 다루고 있어 예술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갖추고 있다. 이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한 권에 담을 수 있는지 궁금할 수도 있지만, 역사와 예술의 연결고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장르 간의 구분은 사라지고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지닐 수 있다. 한 예로, 19세기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달라진 여성들의 삶은 드가나 툴루즈로트레크의 그림 <세탁부>에서 드러나고,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에도 당시 궁핍했던 젊은 여성들의 생활이 그대로 이어진다.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재미있는 예술 이야기’로, 누군가에게는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로, 혹은 ‘그림도 보고 음악도 듣는 책’으로 다가갈 것이다. 어떻게 구분되는지는 상관없다. 다만 예술은 우리의 삶과 떨어질 수 없고,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를 기록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이 책은 보여 주고 있다.
“사람들에게 가장 큰 만족감을 주는 예술 작품은 동시대의 지식과 감성, 즉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다.” _자크 바전(역사학자)
지은이 | 전원경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런던 시티 대학교 대학원에서 예술비평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월간 『객석』과 시사주간지 『주간동아』의 문화팀 기자로 일하다가 다시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제대학교 겸임교수이며 서울, 천안, 대전 예술의전당 아카데미에서 강의하고 있다. 2001년 문화관광부 우수도서로 선정된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를 비롯해서 『예술가의 거리』, 『런던, 숨어 있는 보석을 찾아서』, 『짧은 영광, 그래서 더 슬픈 영혼』, 『런던 미술관 산책』, 『목요일의 그림』 등 예술과 역사, 문화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다양한 책을 썼다. 어린 시절부터 막연히 동경했던 예술 작품들의 세계를 말과 글로 전달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을 늘 감사하고 있다.
『예술, 역사를 만들다』를 시작으로 해서 유럽의 여러 도시와 그 도시들이 낳은 걸출한 예술가들을 분석하는 『예술, 도시를 만나다』(가제), 그리고 뛰어난 예술 작품이 어떻게 인간을 위로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예술, 인간을 말하다』(가제)의 ‘예술 3부작’을 계획 중이다.
목차
들어가며
01 고대 이집트: 영원을 꿈꾼 왕과 여왕들
02 그리스와 로마: 정복자 혹은 침략자
03 초대 기독교: 영원한 삶에 대한 믿음
04 비잔틴과 콘스탄티노플: 잊혀진 제국
05 중세, 십자군과 고딕: 기괴한 혹은 성스러운
06 르네상스: 꽃의 도시에 찾아온 봄
07 오페라와 연극, 발레의 시작: 무대가 열리다
08 종교 개혁: 분열된 유럽
09 절대 왕정과 바로크: 내 주는 강한 성이오
10 로코코와 계몽주의: 귀족과 시민들이 꽃피운 예술
11 18세기의 유럽: 터키는 왜 예술가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나
12 프랑스 대혁명: 혁명, 유럽에 퍼지다
13 독일 음악과 낭만주의: 검은 숲을 방랑하는 ‘겨울나그네’
14 이탈리아 통일과 오페라: 비바 베르디!
15 산업 혁명: 파리의 보헤미안, 낭만에 빠지다
16 인상주의 미술과 표제음악: 햇빛과 물결을 예술에 담다
17 예술 산업의 성장: 직업 예술가와 컬렉터의 등장
18 빅토리아 시대: 섬나라 영국의 이상한 퇴보
19 미국과 러시아: 두 개의 변방
20 예술 속의 제국주의: 먼 나라 일본에 대한 동경
21 20세기 초의 예술: 1913년, 위대한 마지막 1년
22 1·2차 세계대전: 불안에 빠진 유럽
참고 문헌
부록 연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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