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네 번째 평론집이다. 현대미술에서 시간과 공간, 존재와 부재의 문제를 다루는 작품에 대한 작가론과 작품론으로 구성되었는데 구체적으로는 현대 미술가가 고민하는 미술작품의 존재론과 미술작품 속 인간 존재론 등을 다룬다. 여기에는 로만 오팔카ㆍ김흥수ㆍ손동진ㆍ박희선 4인의 작고 작가를 포함하여 황용엽ㆍ조덕현ㆍ이배 등 18인의 작가가 수록되었다.
먼저 100매가 넘는 분량의 평문이 배치된 '1부 삶과 죽음-시공간과 존재의 미학'에는 현대미술이 연구하는 시공간과 존재의 미학이 무엇인지 철학자의 눈을 빌어 이해하고자 했다. '2부 역사-전통과 현대화의 시공간'에서는 동양적 미학에 기초한 시공간에 대한 성찰과 현대적 계승에 대한 담론 등이 담긴 작업을 살핀다. '3부 문명-육화의 시공간'에서는 역사가 인간의 문명에 육화된 채 자리한 흔적을 탐구하는 작업을 살핀다.
뒤에는 각 글의 출전과 저자의 평론목록을 두어 폭넓은 이해의 여지를 두고, ‘따로 읽기’에 미술평론가 이선영의 메타비평을 게재함으로써 같은 주제에 대한 다른 비평적 사유를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하여 시각의 균형을 잡아준다.
책소개
현대미술과 존재 – 미술작품의 존재론, 미술작품 속 인간 존재론
이 책은 시간과 공간의 문제에 천착하고 있는 현대미술가의 작품들을 통해서 존재의 미학을 탐구한다. 이 책은 총 18인의 작가들, 즉 4인의 작고 작가(로만 오팔카, 김흥수, 손동진, 박희선)와 14인의 생존 작가들(황용엽, 조덕현, 이배 등)의 작품론, 작가론으로 구성되었다. 내용은 현대미술가가 탐구하는 ‘미술작품의 존재론’, ‘미술작품 속 인간 존재론’ 등을 다룬다. 따라서 이 책은 현대미술가들에 대한 작가론과 작품론을 통해서 미술과 존재의 미학이 시간, 공간, 존재, 부재, 역사, 문명 등의 키워드들과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를 탐구한다.
1부 ‘삶과 죽음-시공간과 존재의 미학’에서는 한 편당 100매가 넘는 분량의 논문 형식의 평문을 배치했다. 책의 전반부에서부터 현대미술이 탐구하는 시공간과 존재의 미학이 무엇인지를 철학자들의 눈을 빌어서 이해해 보고자 했다. 특히 1965년 이래 2011년 작고하기까지 지속적으로 숫자를 기록해 온 로만 오팔카(Roman Opalka)의 작품을 베르그송(Hernri Bergson)의 철학의 눈으로 살펴보고 조덕현의 초기 작품에 담긴 유목주의적 관점을 들뢰즈(Gilles Deleuze)의 철학으로 살펴본다.
이어서 이배의 작품에 담긴 숯을 매체로 한 회화, 설치 작품에 담긴 삶과 죽음의 문제의식을 조형화한 작품 연구를 통해서 시공간과 존재의 미학을 검토하다. 한편 소멸성을 주요 화두로 삼고 있는 자연미술이라는 독특한 장르에서 자연의 시공간을 탐구하는 김해심의 작품들을 통해서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에 관련한 존재의 미학을 시간과 공간의 범주를 통해서 살펴본다. 이어서 삶/죽음 자연/인간 사이의 여백의 시공간을 회화적 언어로 탐구하는 최용대의 작업을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황용엽의 회화에 나타난 인물상에 구현된 유한한 인간 실존의 문제의식을 검토한다.
2부 ‘역사-전통과 현대화의 시공간’에서는 최해숙의 동양적 미학에 기초한 시공간에 대한 성찰을 살펴본다. 이어서 손동진 회화에 나타난 전통에 대한 현대적 계승에 대한 담론을 성찰하면서 역사의 의미가 오늘날 어떻게 변화해 오고 있는지를 논의한다. 이어서 김흥수의 ‘조형주의 회화’에 내재한 전통과 현대의 하모니즘에 관한 분석도 이러한 논의를 또 다른 차원에서 이어 간다. 박희선의 ‘역사 원형의 조각적 해석’, 김성기의 ‘전통 구상조각의 미래적 모색’과 더불어 최창봉의 ‘전통 매체의 서구적 변용’에 대한 탐구는 이러한 논의들을 간결한 분량에 함축적으로 재성찰하는 장이 된다.
3부 ‘문명-육화의 시공간’에서는 역사가 인간의 문명에 육화된 채 자리한 흔적들을 탐구하는 미술가들의 작업을 살펴본다. 먼저 텍스트를 조각체로 변환하는 이재옥의 조각으로부터 현대인에 대한 성찰을 투사하는 전신덕의 조각적 설치를 탐구한다. 이어서 정충일의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회화에 등장하는 인간과 신 사이에 순환하는 존재적 미학을 탐구한다. 나아가 윤영화의 회화와 다양한 설치 영상 작업들 속에서 인간이 인간에게 남기는 유산 시리즈에 담긴 피조된 인간이 만들어가는 시공간과 그 역사를 조망한다. 이어서 이탈의 작품에 나타난 천박한 육질의 것과 고귀한 이상의 무엇이 교차하는 자폐적 지성’의 개념을 탐구하면서 인간/신의 시공간과 존재의 미학을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공간 속에서 건축적 공간 개념을 탐구하는 손몽주의 공간 드로잉, 혹은 공간 설치 작품들을 살펴보면서 종국에 남겨진 인간의 기억과 그것의 개입이 야기한 시공간의 미학과 존재적 미학을 논의한다.
3부 뒤에는, ‘출전’, ‘따로 읽기’ 그리고 ‘부록’ 코너를 마련했다. 특히 ‘따로 읽기’ 코너는, 편협한 필자의 비평적 사유를 메꾸고 같은 주제에 대한 다른 비평적 사유를 독자들과 함께 살펴보기 위해서 이 책에 대한 미술평론가 이선영의 메타비평을 게재했다. 아울러 이 책에 대한 짧은 서평들과 추천의 글도 실었다. 책의 뒷부분에 실린 이 글들이 이 책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비평적 역할을 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책의 의미1 : 예술 작품의 존재론
이 책은 예술 작품의 존재에 관한 질문들을 던진다.
광고와 대중 매체가 예술의 모습을 한 채 횡행하고 대중예술과 예술이, 미디어와 예술이, 일상과 예술이 구분조차 불가능해져 보이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예술 작품이 지니는 존재적 의미와 미학이 무엇인가를 이 책은 되묻는다. 특히 시각예술로부터 청각과 촉각 등 오감각에 호소하는 융복합예술의 지평으로 다리를 건너고 있는 현대미술의 장에서 예술 작품이라는 존재는 무엇인지를 고찰한다. 필자는 그것이 전통적인 매체로 간주되는 회화, 조각에서 오늘날에는 어떻게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살피고자 했다.
책의 의미2 : 예술 작품 내 인간 존재론
이 책의 또 한 축은 사람에 관한 것이다.
존재의 미학은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많은 예술가들이 예술 작품을 통해서 오랜 세월 탐구해 온 주제이다. 죽음을 향해 살아가는 한시적인 개별 인간 주체들의 존재가 삶의 시공간의 지평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만 복잡다기한 ‘예술 작품/인간의 존재 미학’은 임시적 인간 존재와 영원성의 현현, 시간의 한계와 비시간성의 출현과 같은 삶의 시공간의 문제 뿐 아니라 그것의 한계를 사뿐히 넘어선다. 물리적 시공간의 개념으로부터 확장하고 현실계의 지평을 넘어서는 ‘어떠한 곳’에서 우리는 예술가들이 탐구하는 예술 작품 속 인간 존재를 발견하려는 희망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바로 예술이 우리를 구원하는 본원적 힘일 것이다.
결론 및 후속 책 예고
필자의 결론은 예술은 종교와 같은 차원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풀어 말해, 그것은 무의식적인 공모로 만들어진 완전 범죄의 ‘사기(詐欺)’이거나 이전 세대로부터 작금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구원을 갈망하는 ‘신앙(信仰)’인 것이다.
이 책에는 설치, 미디어아트의 장에서 활동하는 작가론도 다루고 있지만, 디지털 사진이나 영상 등 뉴미디어아트 계열의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는 작가들을 제외했다. 다음에 출간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다음의 책, 『기억, 상상, 허구의 시공간과 현대미술』(가제)에서 구체적으로 소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지은이 | 김성호
파리1대학교에서 미학 전공으로 미학예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모란미술관 큐레이터, 미술세계 편집장, 성남문화재단 전문위원, 쿤스트독미술연구소장, 중앙대 겸임교수, 2008창원아시아미술제 전시감독, 2014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전시총감독, 2015바다미술제 전시감독으로 일했다. 『큐레이터 이원일 평전』(사문난적, 2015),『창작의 커뮤니케이션과 미술비평』(다빈치기프트, 2008), 『주류와 비주류의 미술현장과 미술비평』(다빈치기프트, 2008) 외 다수의 공저와 논문이 있다. 현재 국제미술평론가협회, 한국미술평론가협회, 한국큐레이터협회 회원으로서 미술평론가와 독립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목차
감사의 말
프롤로그_미술과 존재의 미학
제1부 삶과 죽음 - 시공간과 존재의 미학
1장 로만 오팔카_지속과 삶의 시공간 …·…·…·…·…·…·……··…·…·…·…·…·…·…·…· 19
I. 들어가는 글 - 상상 / II. 묘사 : 인생의 프로그램 / III. 진술 : 오팔카와 현대미술에서의 시간성 / IV. 비교 : 오팔카의 시공간과 베르그송의 지속 / V. 작품 분석 : 오팔카의 유니테와 베르그송의 불가분의 지속 / VI. 작가 분석 : 오팔카의 의지적 윤리와 베르그송의 개방적 도덕 / VlI. 나오는 글 - 평가
2장 조덕란 유목주의와 부재의 시공간 ·…·…·…·…·…·…·……··…·…·…·…·…·…·…·…· 69
I. 들어가는 글 / II. 조덕현의 주드폼 전시 / III. 시간 / IV. 공간 / V. 팩션의 시공간과 존재 / VI. 나오는 글
3장 이배_죽음 이후의 탄생과 존재의 시공간 …·…·…·…·…·…·……··…·…·…·…·…·…·119
1. 들어가는 글 / II. 죽음으로부터 - 숯의 메타포 / III. 삶으로 - 숯과 검정의 연금술 /IV. 사물로부터 인간으로 - 불과 빛 / V. 형태의 변형과 운동 - 획의 풍경 /VI. 죽음 이후의 탄생 - 창작의 겹과 염 / VlI. 나오는 글 - 존재의 시공간
4장 김해심_생성, 소멸하는 자연의 시공간 …·…·…·…·…·…·……·…··…·…·…·…·…·…·151
I. 들어가는 글 / II. 한 작품으로부터 / III. 자연과의 대화 / IV. 자연과 환경 사이의 교감 /V. 나오는 글 – 느린 숭고
5장 최용대_삶/죽음 사이의 여백의 시공간 …·…·…·…·…·…·…·……··…·…·…·…·…·…·181
I. 들어가는 글 / II. 삶/죽음 - 시적 언어의 세계 / III. 인간/자연 - 공존의 사이 세계 /IV. 검정/하양 - 숲 / V. 비움/채움 - 허물기로서의 붓질과 ‘여백 아닌 여백’ /VI. 나오는 글 - 보이지 않는 그 무엇
6장 황용엽_유한한 인간 실존과 시공간 …·…·…·…·…·…·……………··…·…·…·…·…·…·201
I. 들어가는 글 / II. 한계적 인간 상황 – 우울한 숙명의 역사 / III. 한계적 인간 상황 - 무리 속의 고독 / IV. 유한을 향한 인간 실존 - ‘죽음’ 앞에서 / V. 나오는 글 – 우리의 실존 찾기
2부 역사-전통과 현대화의 시공간
7장 최해숙-원,동양 전통의 시공간에 대한 성찰 …·…·…·…·…·…·……………··…·…·…217
I. 들어가는 글 / II. 전통 모색이 도달한 동양적 사유 / III. 한국적 토양에 그린 십이지의 순환적 시간관 / IV. 나오는 글 - ‘원’의 형상_‘하나’의 시공간
8장 손동진_전통의 시공간과 개성적 현대화 …·…·…·…·…·…·……………··…·…·…·… 227
I. 들어가는 글 / II. <낙토〉시리즈의 시기적, 양식적 구분 / III. <낙토〉이전, 경주로부터 - 전통의 재발견 / IV. <낙토〉이후, 한국으로부터 - 전통의 개성적 현대화 / V. <낙토〉시리즈의 조형,추상미와 생명력 / VI. 나오는 글 - 전통 시공간의 현대적 계승
9장 김흥수_전통과 현대의 하모니즘 …·…·…·…·…·…·………………··…·…·…·…·…·…·257
I.들어가는 글 / II. 추상과 구상 사이의 공간_조형주의 / III. 음과 양 사이의 시공간_태극적 조형 /IV. 생명력의 인간 존재_누드 / V. 나오는 글_젊은 정신의 하모니즘
10장 박희선_역사 원형의 조각적 해석…·…·…·…·…·…·…………………··…·…·…·…·…·275
I.들어가는 글 / II. 자연과 인간이 합일된 인간조각,상황조각 / III. 소통을 모색하는 역사조각 /IV. 생명력의 재료를 통한 한국적 본성 / V. 나오는 글_기념비적 상투성과 형식의 매너리즘
11장 김성기_전통 구상조각의 미래적 모색 ·…·…·…·…·…·……………………·…………287
I. 들어가는 글 – 형상, 재현, 탈재현 / II. 심리의 공간 - 인체조각과 인간조각 / III. 한국 전통 조각의 원형 / IV. 나오는 글 – 전통 구상조각의 미래적 모색
12장 최창봉-전통매체의 서구적 변용 ·…·…·…·…·………………………………·………… 297
I. 들어가는 글 / II. 끝없는 화두 – 전통과 현대 그리고 동양과 서구 / III. 나오는 글 - ‘틈새’를 통한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
3부 문명-육화의 시공간
13장 이재옥_문명의 텍스트, 역동적 서체 조각 ·…·…·…·……………………………………309
I. 캘리그라피 - 찰나적 시간과 비움의 공간 / II. 서체 조각 - 상상의 시공간과 역동적인 리듬
14장 전신덕- 현대문명에 직립한 현대인의 욕망 ·…·…·…·………………………………… 319
1. 자체 발생적 인간학 / II. 직립과 순환의 현상학 / III. 하이퍼 - 리얼리티 그리고 인간 존재의 버거운 현실 / IV. 무거운 꽃 : 껍데기로부터 시를 갈망하다.
15장 정충일_순환, 인간과 신의 시공간 ·…·…·…·………·…·…··…………………………… 335
I. ‘물과물’ : 물로서의 물 / II. 분리된 것들로부터의 복구 : 물로서의 인간 실존 / III. 사물의 존재 양태 : 존재자의 실존 / IV. 복구적 순환 : 유신론적 실존 / V. 순환하는 빛 : 인간학을 탐구하는 회화
16장 윤영화_유산, 역사와 피조된 인간의 시공간 ·…·…·………·…·…··……………………351
I. 아담의 유산 - 원죄로부터 / II.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III. ‘성/속’ 내 성소 /IV. 절망을 뚫고 피는 꽃들
17장 이탈_신의 사랑과 인간 평화의 시공간·…·…·…………·…·…··…………………………365
I. 역설의 시작 – 천박한 고깃덩어리 / II. 역설의 메타포 - 자폐적 지성 / III. 신에게 드리는 기도
18장 손몽주- 표류, 기억의 시공간 ·…·…·…·………·……·…··…………………………… 375
I. 표류의 풍경 / II. 분석적인 공간으로부터 감각장의 공간으로 / III. 표류의 운동과 표류로
에필로그_현대미술에 남겨진 존재론적 과제
출전
따로 읽기_이선영의 메타비평
따로 읽기_짧은 서평과 추천의 글
부록_김성호 평론 목록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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