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단지 관광지로만이 아닌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조망되길 바라며, 제주를 예술적 원천으로 삼은 15인 예술가를 소개한다. 저자는 그림ㆍ사진ㆍ판화ㆍ옹기ㆍ도예ㆍ영화 등 여러 장르의 예술가들을, 긴 시간을 들여 방문하고 만나 경청하고 깊은 존경과 애정을 담아 글로 표현했다.
책소개
제주를 예술적 원천으로 삼은 제주도 예술가 15인의 이야기
제주 섬을 예술적 화두로 삼은 예술가들의 조형 언어로 제주의 질감과 정신성을 읽어내다
설문대할망 창조 신화가 말해주듯이, 제주는 본래부터 창조의 섬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만큼 유무형의 다양한 콘텐츠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지역도 드물 것이다. 제주에서는 시선 가는 곳마다 자연이 선사해준 바다와 오름과 각양각색의 돌 등이 하나의 예술품처럼 자리하고 있다. 또한 육지와는 확연히 다른 제주의 문화와 역사가 오롯하게 존재하고 있다. 이런 제주에서 살아가는, 이런 제주에 매료되어 찾아든,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예술적 영감을 제주에서 얻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자연스런 일이다.
그렇게 찾아낸 자신들만의 모티프들을 품고 품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며 예술가들은 묵묵하게 작업해오고 있다. 그들의 독자적인 시선과 안목과 열정은 우리들에게 익숙하고 일상적인 제주와 결별하고 제주를 미적으로 조형적으로 새롭게 느끼게 해주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그러나 아직은 몇몇의 예술가들을 제외하곤 안타깝게도 제주 예술가들의 작품에 대한 관심은 미미한 실정이다.
《제주를 품다 예술을 낳다》는 그런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기획이다. 이 책을 통해 제주가 단지 관광지로서가 아니라,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조망되길 소망해본다. 이 책에 소개되는 15인의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예술 메카로서의 제주의 가능성을 가늠해보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그 15인의 예술가들을 아래에 호명한다.
강승철, 꾸밈 없는 제주 옹기에 끌려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강요배, 제주의 역사적 결과 자연적 결을 감성적 조형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고 권, 표류하고 부유하는 경계인의 시선으로 제주를 몽환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김연숙, 거문오름을 모티프 삼아 여성적 생명력이 넘치는 화풍을 선보이고 있다.
김흥구, 바다와 같은 해녀들의 삶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다.
문창배, 사색적인 제주의 시간이미지를 하이퍼리얼리즘 기법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박훈일, 황홀한 삽시간의 바다 풍경을 서정성과 서사성이 조화롭게 담아내고 있다.
부지현, 폐집어등을 활용하여 전위적인 입체 판화 작업을 대담하게 진행하고 있다.
오 멸, 뛰어난 영상적 미학이 돋보이는 드라마틱한 제주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유종욱, 독창적인 회화성을 입힌 제주 조랑말을 조각하듯이 흙으로 빚어내고 있다.
이지유, 제주의 일상적 풍경을 비틀어 은유적인 깊은 맛으로 제주를 읽어내고 있다.
하석홍, 터득한 재료학을 바탕으로 꿈꾸는 제주 돌의 미학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중옥, 크레파스를 이용하여 서귀포의 바위들을 생생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허문희, 작가의 제주 별에서 꿈꾸는 제주 이야기를 환상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홍진숙, 제주 신화가 지닌 원시적 생명성을 인간 삶과 결부시켜 작업하고 있다.
제주 문화예술 현장의 산증인 제민일보 고미 기자가 발로 뛰고 가슴으로 쓴 책
문화부 기자 시절부터 전시장을 수없이 오가며 수많은 작가들과 깊이 교감하며 작품들을 신문에 소개했던 저력은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고미 기자만큼 제주에서 작업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깊은 존경과 애정을 느끼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멀리 있는 작업실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작가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작품과 오랜 시간 조우하고 난 후, 무르익어서 비어져 나올 때까지 긴 시간을 견뎌내고서야 글로 표현해내는 저자의 자세는 예술가들이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려는 그 이상을 읽어낸다.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예술가 들이 그녀에게 보내는 무한한 신뢰는 아마도 거기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그림, 옹기, 사진, 도예, 영화, 판화 등 다방면에 걸쳐 있는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그녀만의 독법으로 유니크하게 읽어내고 있다. 글의 묘미를 느끼며 예술가에 대해 작품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는 기대 이상일 것이다.
지은이 | 고미
제주 출신.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때 애니메이션에 빠져 외국어에 탐닉했고 동시통역에 대한 원대한 꿈을 꿨다. 이루지 못한 꿈에 몇 년 목을 매다 1996년 12월 제민일보에 입사, ‘기자’라는 명함을 만들었다. 문화부를 시작으로 경제부와 정치부, 교육부, 사회부를 두루 거쳤다. 2006년 질문 많고 고집 센 성격만 꼭 빼닮은 아이를 얻으며 현재 ‘11년차 워킹맘’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여러 부서를 거쳤지만 전체 기자 경력 중 절반 이상을 문화부에서 보냈다. ‘전시장’ 에 입성하기까지 2년 가까이 문화 예술 외곽부터 훑는 수련 과정을 거쳤고 이후도 매일 배우는 마음으로 현장을 찾고 있다. 2005년 대하 기획 ‘제주잠녀’팀에 합류, 11년 넘게 필드를 지키고 있다. 지역 문화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다는 욕심으로 2010년 제주대학교 대학원 한국학협동과정에 입문, 수료했다.
<추자도 바당>(공저, 블루노트, 2012) <통사로 살피는 제주해녀>(공저, 제주도(사)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 2014) <제주해녀-역사의 고리를 연결하다>(공저, 제주도(사)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 2015) 등의 작업에 참여했다.
목차
질박한 묵묵함을 지닌 제주 옹기의 재해석_강승철
제주를 품고 사색하고 그려내다_강요배
경계에서 본 제주_고권
거문오름 안에서 길을 찾다_김연숙
바다처럼 품어준 해녀 어머니들에 대한 이야기_김흥구
풍부한 공간감으로 풀어낸 제주의 시간-이미지_문창배
바다의 오래된 기억, 서정과 서사의 균형미_박훈일
숨 멈춘 오브제에 판화적 생명을 불어넣다_부지현
소소한 일상 속에 숨겨진 드라마틱한 제주_오멸
다양한 실험 위로 제주마 달리다_유종욱
제주의 일상적 풍경을 비틀다_이지유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제주 돌의 미학_하석홍
제주의 시간을 긁고 새기다_한중옥
꿈꾸는 섬이 들려주는 환상적인 이야기_허문희
제주 신화에서 건져올린 삶의 메타포_홍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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