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년째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조각가인 저자의 미학과 조각론이다. 약 5년에 걸쳐 쓰인 글에는 저자의 조각과 예술에 관한 애환이 담겼다. 조각이 내면이고 글이 외면이라 말하는 저자의 생각을 ‘감각과 직관’, ‘조각으로 가는 길’이라는 두 부분으로 분류하고 정리했다.
책소개
중견 조각가 이일호의 신랄한 미학 세계와 조각론
『어느 예술가의 잠꼬대』는 중견 조각가 이일호의 미학과 조각론을 담고 있다. 40여 년간의 작품 활동과 예술가의 삶에서 반드시 거쳐야했던 고뇌의 흔적들을 언어로 풀어 독자적인 철학으로 완성했다. 초현실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작품 이미지들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선사하는 작은 덤이다. 베테랑 조각가의 예술에 대한 생각에 접근해, 조각과 예술을 느끼게 만드는 신선한 관점을 얻어 보자.
작품으로 말하는 예술가, 언어로 사유하는 예술가
예술가는 작품으로 말한다. 입을 열어 무수한 단어를 내뱉거나 종이 위에 문장을 나열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다. 이야기에 에너지를 쏟느니, 그 에너지를 모아 작품에 쏟는 게 더 현명하다. 그만큼 예술가에게는 작품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예술가는 언어로 끊임없이 생각한다. 예술가의 영감도 곧 언어를 품어 풀어낸 사유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깊어지면 작품과 예술세계도 영글어간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스로에 대한 긍정과 부정, 질문과 대답은 모든 예술가들이 사유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필수적인 언어이다.
조각가 이일호가 치열하게 고민한 예술, 그리고 조각
지난 반세기 동안 이일호 역시 ‘조각’으로 이야기했다. 나르시시즘, 에로티시즘에 젖은 초현실주의적 작품들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드러냈다. 그 과정에서 고민과 선택을 반복했다. 철저한 고독과 위압적인 강박을 느끼며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와 작업을 이어갔다.
그때마다 조각을 움켜쥐고 장고했다. 예술은 무엇이고, 예술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조각가는 무엇을 조각하며, 조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자아와 타자,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에게 무수한 질문을 던졌다. 시간이 쌓여 그의 생각은 메모와 일기로 남았다.
베테랑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미학 이야기
이 책에서는 그동안 이일호가 정리한 미학과 조각론이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함께 솔직히 펼쳐진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조각을 해야 한다.(…) 일거에 득도한다는 말은 거짓이다.” 천재 예술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기도 하며, “예술가의 영감은 어디서 오는지 도대체 알다가도 모르겠다. 짐작건대 위대한 예술의 탄생은 몽상적 환각에 사로잡힌 어느 예술가의 경이롭기까지 한 무차별적 고난의 흔적이었을 것이다.”라며‘우연과 필연’을 오가는 예술가의 운명을 고백하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의 글을 넋두리라고 표현하지만 예술을 하려는 자와 하는 자, 감상하는 자 모두에게 깨달음을 안긴다. 책 곳곳에 배치된 작품 이미지들은 이러한 글과 함께 여운을 남긴다. 결국 대중과 예술가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감은 이 책을 통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 것이다.
지은이 | 이일호
조각가. 1947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전북 군산중학교, 경기도 평택종합고등학교를 거쳐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다. 중앙일보미술대전 대상(1983)을 비롯해 다수의 수상경력을 갖고 있으며, 가나화랑 등에서 7번의 개인전을 펼쳤다. 그 외에 국내외를 넘나들며 4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현대조각회 멤버로 있다.
목차
1. 감각과 직관
직관 9 / 창조 12 / 허랑방탕 14 / 소요유 17 / 선동 20 / 텍스트 25 / 주술 28 / 허구사실 증강법 31 / 불안 33 / 빈손 37 / 순수 40 / 불완전한 이미지, 불완전한 언어 41 / 소소함 44 / 몸부림 47 / 미술 53/ 감각의 번식 58 / 자족 60 / 예술 63 / 이미지의 본질 67 / 이미지 69 / 여흥과 생존 73 / 무심 77 / 버릇 81 / 신체지도 83 / 최면화된 상상 89 / 줄탁 93 / 감각 95 / 줄타기 99 / 언어와 예술 103 / 결핍 108 / 단련 111 / 거울 보기 113 / 직관세포 118 / 자아 119 / 종결자 121
2. 조각으로 가는 길
조각의 길을 열며 127 / 그리기와 만들기 133 / 조각의 진정성 141 / 고대조각 149 / 근대조각 159 / 조각의 시대적 전환 163 / 근대조각과 현대조각의 경계 168 / 실제와 헛것 175 / 화해의 길 179 / 무엇이 조각인가 188 /공간과 매스와 이미지 191 / 공간 197 / 빛 203 / 매스 207 / 시촉각 211 / 이미지 219 / 조각의 길에서 만난 존재에 대한 자발심 229 / 거시적 또는 미시적 세계로부터 오는 상상 예감 235 / 조각의 흐름 241 / 조각가로서의 다짐 253 / 끝맺으며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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