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들이 진행한 큐레이터 10여 명 인터뷰를 엮었다. 이들은 국내 미술계에서 15-20년의 경력을 갖는 동시에 국공립ㆍ기업 미술기관의 매니저, 연구원, 정책가, 비평가로도 활동 경험이 있다. 이들을 통해 큐레이터와 미술계를 현장 밀착적으로 파악하고, 최근 20년간 우리 미술계가 겪은 구조 변화의 추이를 보여준다.
책소개
이 책은 지난 1년간 비평가 고동연과 전 쌈지스페이스 제1큐레이터이자 비평가인 신현진이 국내 미술계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온 10여명 안팎의 큐레이터들을 만나서 인터뷰한 내용을 엮은 것이다.
국 ㆍ 공립, 기업 미술기관의 매니저, 연구원, 정책가, 비평가로도 활동한 인터뷰 참여자들은 대중매체를 통해서 포장되어온 피상적인 큐레이터의 모습이 아니라 스스로 경험하고 겪어온 큐레이터와 한국 미술계의 실상을 파헤친다.
현재 우리는 큐레이팅을 미술관 밖에서도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백화점에 가서 큐레이팅된 상품을 쇼핑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회변혁을 위한 시각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소셜큐레이터’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책의 인터뷰 글은 저자가 만난 10여명의 큐레이터들이 확장된 큐레이터의 업무에 적응하고 개발하는 활약상을 보여고 있다.
이를 통하여 큐레이터로서의 앞날을 꿈꾸는 차세대 주역들은 선배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택했던 문제해결의 전략을, 일반 독자들은 최근 20년간 신자유주의의 영향권 아래에서 한국 미술계가 겪은 구조적 변화의 추이를 알 수 있게 된다.
“실은 다른 작가 분들한테서 선생님이 펀드레이징(fund raising)의 귀재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거기에 대해서 여쭤볼 수 있을까요?”
“큐레이터가 기획료를 받아야 한다면 적정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2016년 현재, 가볼 만한 전시를 만드는 40대 큐레이터의 숫자가 왜 열 명도 안 되나요? “
“기관 밖에서 큐레이터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저는 선생님이 하도 어시를 오래해서 인지도 있는 사람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미술계에서 자리를 잡아가려나보다 생각하고 있었어요.”
“지금 하시고 있는 일을 기획으로 간주할 수 있나요? 그러면 큐레이터는 관두신 건가요?”
“예술을 조금 더 자본주의에, 혹은 자본주의나 관료주의를 예술에 조금 더 가깝게 하는 ‘앞잡이’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세요?”
-책 중에서-
1장 큐레이터의 역할이 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큐레이터를 상상할 때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그러나 21세기에 와서 순수예술에 대한 정의나 범위가 상시 바뀌고 있듯이 이제는 큐레이터가 관련된 예술분야가 시각예술뿐 아니라 공연예술, 대중예술 등 문화전반을 포함하게 되었다. 따라서 1장에서는 현재든 과거든 큐레이터로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보았다.
그 중에서 자신의 전시에 무엇보다도 예술가처럼 큐레이터의 독창적인 시각을 불어넣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현 경기도 문화재단의 김종길 실장, 지난 10년간 광주 비엔날레에서 예술계 내부와 비예술 분야의 관계자들 사이에 소통할 수 있는 지점들을 소통으로 풀어내고 이제는 예술정책가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미희 기획팀장, 1990년대 말에는 대안공간, 2000년대 후반부터 문화사회적 기업의
형태를 갖춘 예술단체를 일구어온 김성희 교수, 마지막으로 큐레이터를 그만두고 문화기획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디어 이미지와 콘텐츠를 공기업 등에 제공하는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신윤선씨의 속사정을 담았다.
2장 협업하며 창조하다: 큐레이터와 작가
전시는 작가 뿐 아니라 전시와 연관된 기획자, 코디네이터, 기관 관계자들이 모두 합심해서 만들어내는 공동창작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창작열에 불타는 참여 작가들과 기획자 사이에서 각종 사건들이 터진다.
오랫동안 특정한, 혹은 한정된 작가군과 협업해 온 전 아트스페이스 풀의 김희진 디렉터와 20대부터 30대 초반에 이르는 작가들을 소개하여 온 ‘기고자’의 대표 임다운씨, 국내 미술계에서 대표적인 미디어 아트 관련 대안공간인 아이공의 운영자이면서 여전사로 불리우는 김장연호씨. 이렇게 세 큐레이터의 경험담을 토대로 작가와 기획자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관심사를 지닐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차이점을 극복해야 만하는 당위성, 현실적인 상황, 그리고 다양한 해결책을 알아본다.
3장 전문직 큐레이터의 사회적 현실
실상 현실에서 큐레이터의 삶은 2014년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미생>의 계약직 사원 ‘장그래’의 처지에 더 가깝다. 큐레이터의 전문성이라는 것이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들에게 낯선 개념이고, 이러한 상황은 국내에서 문화예술과 관련하여 그나마 활발하게 사업을 벌여오고 있는 대기업의 홍보팀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순한 스펙(학벌, 집안적 배경) 이외에 미술계 큐레이터의 전문성을 미술계 외부의 인사들이 객관적으로, 그리고 단시간에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이에 대한 금전적인 보상 기준이 제대로 잘 마련되어 있지도 않다. 예술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김희진, 큐레이터와 대기업 마케팅부에서 일하는 큐레이터 비비안 순이 킴씨, 그리고 김종길 실장이 들려주는 사례들을 통해 큐레이터의 사회적 현실을 살펴볼 수 있다.
4장 전통적인 기관 밖의 큐레이터들
현대미술의 중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잘 알려진 국공립 미술기관이나 상업화랑이 아닌 제3의 공간이 전시장으로 떠오르거나 특정한 기관에 귀속되지 않은 큐레이터들이 미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안 혹은 신생이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면서 제3의 전시공간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하여 고군분투하고 있는 전통적인 기관 밖의 큐레이터/운영자들을 인터뷰 대상으로 삼았다. 외국의 대안공간을 국내에 정착시킨 김성희 교수, 유명 상업화랑을 거치지 않고서도 작가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자 갤러리 킹을 설립하게 된 바이홍 전 디렉터, 시각예술보다는 공연예술과의 밀접한 연관성 속에서 미술계로 유입된 큐레이터인 아카이브 봄의 윤율리의 이야기다.
5장 Staying Alive: 큐레이터로 살아남기
이러한 제반 사회적 여건들에서 젊은 큐레이터들이 궁극적으로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선배와 동료들의 조언을 모아 보았다. 김성희 교수와 김희진 큐레이터, 그리고 가장 젊으면서 ‘겸손’의 덕목을 강조한 이대형 감독을 통해 “큐레이터로 살아남기” 위한 이야기를 듣는다.
“큐레이터의 성공담만으로는 부족하다. 상업화랑이 아닌 비영리, 독립 기관들에서 활동해 온 큐레이터들의 생생한 현장 경험담! 10평 미술공간에서 비엔날레 큐레이터까지밀레니움의 역동기를 살아남은 직업큐레이터와의 1인칭 다이얼로그! ”
큐레이터의 현실적인 문제에 접근한다
국내에서 발간된 큐레이터에 관련된 도서들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내용은 없다. 그동안 저자들이 해온 이론 공부와 경험을 비교하면서 책으로 엮어 봐야겠다고 시작된 책이 『Staying Alive- 우리시대 큐레이터들의 생존기』다. 전통적인 미술관이나 잘 알려진 상업 화랑이 아닌 외부 공간에서 활동하여 온 큐레이터들의 경험담, 혹은 그동안 큐레이터로 성장해 온 세세한 경험담이 큐레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단순히 큐레이터로 성공하기가 아니라 '살아남기(Staying Alive)'다
현재 각종 문화재단, 미술관, 화랑에서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큐레이터를 채용하는 경우 대부분이 계약직이거나 급료나 처우가 낮아서 입사해도 1-2년 안에 그만두기가 십상이다. 흥미로운 점은 문화예술 기관들 자체도 젊은 미술계 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에는 지나치게 열악하다. 근데 더 흥미로운 점은 그렇게 대우도 안 좋고 전문성이 보장되어 있지도 않은데 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젊은 큐레이터들이 없을까 하는 점이다. 이 책이 단순히 큐레이터로 성공하기가 아니라 '살아남기(Staying Alive)'라는 제목을 지니는 것도 그 때문인 것이다.
기관보다는 기관 밖에서 일해 온 독립 큐레이터 분들의 인터뷰이다
이 책은 현장 경험이 15년 이상에서 20년 이상 되는 분들 위주로 섭외해서 인터뷰를 진행한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어떻게 성공해야 한다든지, 혹은 어떻게 한국 미술계가 큐레이터에 대한 처우가 개선되어야 한다든지 등의 이상주의적인 논조의 책이 아니다. 실제 경험을 토대로 좋은 의도를 지닌 큐레이터들이 현실을 직시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목적이어서 현장경험치가 좀 되는 큐레이터들 위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울러 기관보다는 기관 밖에서 일해오신 독립 큐레이터들이 주된 대상이다.
국내 미술계의 구조 속에서 큐레이터의 역할을 살펴본다
‘부잣집 딸내미들의 이야기’, ‘성공한 큐레이터의 이야기’가 아닌 최근 국내 미술계의 구조 속에서 큐레이터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그리고 큐레이터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떠한 마음의 각오를 해야 하는지 현실을 직시하는 차원에서 쓴 책이다.
지은이 | 고동연
전후 미술사와 영화이론으로 뉴욕 시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아트 2021의 공동디렉터(2008-2010), 신도 작가지원프로그램(시냅, 2011-2014)의 한국 심사위원, 그리고 지난 8년간 국내외 창작센터, 미술관의 멘토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였다.
또한 동아시아 현대미술에서 대중소비문화나 역사적 기억과 관련된 논문들을『통섭 아시아문화연구지(Inter-Asia Cultural Studies)』(2010, 2013, 런던), 『사진과 문화(Photography and Culture)』(2015, 런던) 등에 발표해 왔다. 최근 발간된 저서로는 2015년 30대 후반 국내 작가들의 인터뷰를 모은 『응답하라 작가들』(2014, 서울: 스페이스 오뉴월), 『팝아트와 1960년대 미국사회』(2015, 서울: 눈빛)등이 있다. 현재 『소프트파워에서 굿즈까지: 1990년대 이후 동아시아 현대미술』을 집필 중이다.
지은이 | 신현진
권위를 뺀 미술비평의 내용을 담은 소설을 쓰겠다는 밀리언셀러 소설가 지망생으로 2013년에는 연재소설 『미술계 비련과 음모의 막장드라마』가 테이크아웃 드로잉이 발행한 신문에 실렸다.
다른 한편, 신자유주의와 현대미술의 제도적, 그리고 존재론적 관계를 고민하는 글을 쓴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적 체계이론의 맥락에서 본 대안공간과 예술의 사회화 연구」로 2015년 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미술현장에서 쌈지스페이스 제1큐레이터, 전 SAMUSO: 전시실장, Asian American Arts Center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했다.
목차
프롤로그 : 큐레이터로 살아남기 위한 ‘진짜’ 입문서 /고동연 ㆍ 신현진
1장 큐레이터의 역할이 변하고 있다
예술정책가로서의 큐레이터 /안미희
예술생태계와 사회적 기업 ‘캔’ /김성희
비평가와 큐레이터, 그 차이와 접점 /김종길
나는 큐레이터를 그만두었다 /신윤선
2장 협업하며 창조하다 큐레이터와 작가
큐레이터의 역할, 그리고 작가의 역할 /김희진
젊은 큐레이터와 작가들의 관계 맺기 /임다운
작가나 스태프는 신념을 공유하는 벗 /김장연호
3장 전문직 큐레이터의 사회적 현실
아웃 소싱의 고용방식 /김희진
전문계약직 큐레이터의 직위 /김종길
대기업 후원기관의 큐레이터 /비비안 순이 킴
4장 전통적인 기관 밖의 큐레이터들
미술시장 보충공간으로서의 사루비아다방 /김성희
갤러리킹의 예술대중화 프로젝트 /바이홍
아카이브 봄의 탄생과 통섭의 시대 /윤율리
5장 Staying Alive 큐레이터로 살아남기
큐레이터의 행정력 /김성희
자신만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김희진
플랫폼을 제공하는 쉐도우 /이대형
인터뷰 참여 큐레이터 소개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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