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4천 년 경의 신석기 토기 선각화에서 현재의 디지털회화에 이르기까지 전 역사를 통시적 맥락에서 체계화하고자 하는 『한국회화통사』 총서의 첫 권이다. 한국 회화사가 탄생하고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신석기와 청동기시대 회화부터 통일신라와 가야ㆍ발해 회화까지를 다뤘다. 한국 회화사 연구에 그림의 탄생부터 창출과 향유, 형성의 실상을 밝히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회화 분야를 미술사적으로 특화해 기술하고 있다.
1부 선사회화에서는 신석기와 청동기 시대의 반구대 암각화뿐 아니라 토기와 청동기의 그림과 문양에 이르기까지 회화적 요소를 찾아 분석했다. 저자는 한편 이 형상들이 문자를 사용하기 전의 표의 적인 그림으로서, 초월적인 힘을 지닌 신령이나 정령과 소통할 수 있는 주술성 및 영매성의 매개적 기능으로 제작ㆍ전개되었다고 지적한다. 2부 고대 회화에서는 고구려ㆍ백제ㆍ신라와 통일신라시대 회화는 물론 극소수 남아있는 낙랑ㆍ가야ㆍ발해의 그림을 다뤘다. 고분벽화 등 회화가 비교적 풍부한 삼국시대의 경우 기존 미술사에서 참고하지 않는 사료들이나 최신 연구자료를 통해 당시 상황을 보다 미시적으로 파악하고, 상징과 도상 및 조형적 특징과 당시의 생활상을 추정하며 지역별ㆍ시대별 변화와 영향관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책소개
『선사·고대 회화』는 ‘한국회화통사’ 시리즈 중 첫째 권으로, 한국회화사가 탄생하고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선사와 고대 회화를 다룬 개관적 연구서이다. 1부 ‘선사 회화’는 신석기와 청동기시대의 반구대 암각화뿐 아니라 토기와 청동기의 그림과 문양에 이르기까지 회화적 요소를 찾아 상세히 분석한다. 2부 ‘고대 회화’에서는 고구려, 백제, 신라 및 통일신라시대 회화는 물론 극소수 남아있는 낙랑, 가야, 발해의 그림도 다룬다. 고분벽화 등 회화가 비교적 풍부한 삼국시대의 경우 기존 미술사에서 참고하지 않은 사료들이나 최신 연구자료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보다 미시적으로 파악하고, 상징·도상·조형적 특징과 더불어 당시의 생활상을 추정하며, 지역별·시대별 변화 및 영향관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한국회화통사’ 시리즈는 선사시대에서 현대까지 한반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회화사의 전모를 통시적·공시적으로 개관하는 연구 총서이다. 근대 이전의 전통회화만을 다룬 기존의 분단형 개설서와 달리 기원전 4천 년경의 신석기 토기 선각화에서 현재의 디지털 회화에 이르기까지 전 역사를 통시적 맥락에서 체계화한다. 또한 근대의 내셔널리즘에 의해 일국적으로 구성된 국사형 미술사가 아니라 동아시아 또는 세계사적 시각에서 국제적 관계를 공시적으로 파악하여 서술한다. 근대적인 창작주의에 따른 부조적 개설에서 벗어나 회화와 관련된 이미지와 텍스트를 망라하여 그 제작과 소비, 제도와 이론 등의 전모를 통해 변천과 발전의 단계성과 시대상의 실체를 규명하려는 것이다. 본 총서는 선사·고대, 중세 전기(고려), 중세 후기(조선 전기), 근세(조선 후기), 근·현대 등 모두 5권으로 구성되어 차례로 출간된다.
■ 지금까지 출간된 한국미술사 관련 책들 가운데 선사, 고대시대 미술은 개괄적으로 기술되거나 극히 적은 분량으로 다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회화통사’ 총서의 제1권으로 『선사·고대 회화』가 나온 것은 반가운 일이다. 더욱이 한국의 선사, 고대시대 회화 분야만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연구서임을 감안할 때 그 가치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저자는 한국회화사 연구가 그림의 탄생부터 창출과 향유, 형성의 실상을 밝히고자 하는 의지에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의 문화와 예술이 그렇듯이 그림 역시 역사적 관계와 과정을 통해 이룩되고 다양한 요소에 의해 변화하며 현재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식민주의 사관과 반식민주의 사관, 또는 내셔널리즘과 모더니즘 등에 의거한 이데올로기적 구성이 아니라, 한국회화 형성사의 전 과정을 실상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한국회화사의 지형도를 재구축하려는 이러한 연구는 한국의 미술이나 문화의 보편성, 즉 광역성, 특수성 및 전통성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함께 동아시아 통합회화사 구축의 기초 작업으로 긴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선사 회화 - 시초에 글씨와 그림은 한 몸
한국에서는 신석기문화와 청동기문화를 영위하던 선사시대에 평면미술 작업으로서의 회화 행위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대체로 토기와 바위, 청동기의 표면에 새겨서 묘사한 그림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반구대와 천전리, 영남지역의 암각화 등이 그것이다. 한반도의 선사인들은 신성시하던 기물이나 바위의 표면에 자신들 생존의 소망 등을 담아 형상을 새기며 회화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 형상들은 대상물의 전체적인 모습을 요약한 또 다른 차원의 평면성을 지닌 도상으로서의 조형적 특징을 지닌다. 신비롭고 수수께끼 같은 이 도상들에는 원시미술과 결부된 사냥예술과 제의예술 등의 뜻이 담겨 있으며, 신화적 혹은 민속적이나 사회풍속적 측면에서 해석되기도 한다. 한편으로 저자는 이 형상들이 문자를 사용하기 전의 표의적인 그림으로서, 초월적인 힘을 지닌 신령이나 정령과 소통할 수 있는 주술성과 영매성의 매개적 기능으로서 제작되고 전개되었다고 지적한다.
고대 회화 - 그림은 형과 색을 이용해 사물과 같은 모양으로 나타내는 것
이 책의 특징은 한국의 회화 분야를 미술사적으로 특화해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대 회화로의 전환기에 해당하는 낙랑 회화를 체계적으로 보완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저자는 고대 시기 제국의 형성과 성장에 주요했던 ‘말’이 그림으로 등장한 것에 의미를 두고, 고대 회화의 발전을 주도한 인물화와 함께 말그림 기술에도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한반도에서 고대 회화는 고조선 출신의 후손 위만이 세운 위만조선 때부터 대두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한나라의 문화가 유입된 이후 본격화되었다. 특히 이 시기 낙랑의 회화는 400년 동안 전개되며 고대 회화로의 전환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고대의 그림은 선사시대의 주술적 요소와 사유를 신령스러운 제재로 나타내어 지속시키는 한편, 조상과 부처 및 신선을 비롯한 성현의 신위와 행적을 장엄화·영구화하고 문자 해독 능력이 제한된 피지배층이나 일반 신도들을 교화하기 위해 붓과 채색을 사용해 사물의 형상과 닮은꼴의 형사적인 양식을 추구했다. 이와 같은 고대의 사실풍 형사는 전문화된 기량을 지닌 화공들에 의해 추진되었으며, 7세기 중엽 전후해 고대 인도의 천축훈염법인 요철 화풍을 신묘하게 구사하여 성취한 신라의 솔거에 의해 달성된다.
지은이 | 홍선표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한국회화사를 전공했으며, 일본 규슈대학교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에서 「근세 한일회화교류사 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 했다.
일본 문부성 일본국제문화연구센터 특별 초청연구원, 국립 현대미술관 운영위원, 문광부 학예사운영위원, 문화재위원, 미술사연구회·한국미술사교육학회·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한국미술사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이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석좌교수이며, (사)한국미술연구소 이사장, 『미술사논단』 발행인 겸 편집인이다.
1979년 이래 300여 편의 논고를 통해 조선시대 회화사를 비롯한 한국의 전통회화와 근대회화의 통시성과, 동아시아 회 화와의 관계성 및 통합성을 연구해 오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시대회화사론』(1999, 월간미술 학술대상, 문광부 우수학술도서, 교보문고 주관 전문가가 뽑은 1990년대 100권의 저서), 『고대 동아시아의 말그림』(2001), 『한국의 전통회화』(2009), 『한국근대미술사』(2009, 한국미술저작상), 『조선회화』(2014, 우현학술상) 등이 있다. 공저로 『근대의 첫 경험: 개화기 일상문화를 중심으로』(2006), 『동아시아미술의 근대와 근대성』(2009), 『한국근대미술의 대외교섭』(2010) 등이 있다.
목차
I. 선사 회화
신석기와 청동시시대 회화
토기의 문양그림 / 반구대 암각화 / 천전리 암각화 / 영남지역의 기하학 도형 암각화
II. 고대 회화
낙랑 회화
1. 고구려 회화
1. 고분벽화의 발생과 초기양식
1) 안악3호분과 4세기 후반의 고분벽화
안악3호분 벽화
서측실의 묘주상과 부인상 / 동측실의 취사도와 가내시설 / 전실의 의장대 및 고취대와 수박도 / 현실 악무도 / 화랑 행렬도 / 천장의 천문도와 연화문
4세기 후반의 고분벽화
2) 덕흥리 고분과 5세기 전반의 고분벽화
덕흥리 고분벽화
전실 벽화 / 현실 벽화 / 천장부 벽화
5세기 전반의 고분벽화
2. 평양권과 집안권 고분벽화와 중기양식
1) 평양권 고분벽화
2) 집안권 고분벽화
3. 사신도 고분벽화와 후기양식
1) 평양권의 사신도 고분벽화
2) 집안권의 사신도 고분벽화
2. 백제 회화
1. 한성시기
2. 웅진시기
송산리 6호분의 사신도 / 무령왕릉의 문양그림
3. 사비시기
능산리 동하총의 고분벽화 / 사찰 터 출토의 벽화편 / 백제금동대향로 장식문양의 회화 경향 / 외리 출토 문양전의 산수문
3. 신라 회화
고대회화로의 전환과 채전의 설립 / 솔거의 활약과 요철화풍의 완성 / 선각화와 공예화 및 천마도 / 순흥 지역의 고분벽화
4. 통일신라 및 가야·발해 회화
1. 통일신라 회화
새로운 회화활동과 중세로의 이행 / 성당 양식의 성행
2. 가야·발해 회화
가야 회화
발해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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