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것에 관해 이야기해온 민중 예술가 임옥상의 작품과 글을 70년대부터 최근까지 연대별로 엮었다. 귀족적ㆍ대중적ㆍ민중적 의식을 포괄하는 그의 예술 세계에 이해를 돕도록 구획마다 임영방ㆍ강성원 등 이론가들의 글을 더하고 뒤편에 ‘임옥상을 말한다’와 연보를 실었다.
책소개
진실의 문턱에 다가가기 위해 우리 모두는 아파야 한다!
맞서자. 이 세계에 한 인간으로 부딪쳐 보자!
청와대 본관을 밝힌 촛불, 〈광장에, 서〉!
'약간은 불편한,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한국현대사의 기록!
20세기 한국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임옥상의 가장 뜨거운 작품들을 만난다!
한국현대사에 잊혀지지 않을 한 획으로 남은 지난 겨울, 임옥상은 주말마다 광장에 섰다. 끓어오르던 촛불의 함성은 그의 손에서 캔버스 108개, 가로 16미터 크기 대형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이 그림, 〈광장에, 서〉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의 정신에 가장 부합한다는 평을 들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지시로 청와대 본관에 걸리었다. 2016년 겨울, 광장을 밝히던 촛불은 2017년 겨울, 청와대 본관에서 빛났다.
'우리는 한 시대와 한 개인이 만나고 있는 역사의 파노라마, '시대의 예술'을 보고 있는 것이다.' (강성원 미술평론가)
대한민국 대표 민중예술가 임옥상 그가 그리고 쓴 '사람을 향한 예술'
'그러므로 나는 모든 것에 관계할 것이다. 그 어디에고 들러붙는다. 끈끈하게 들러붙어 흥건히 쏟아놓는다. 그리고 접목한다. 신성하다는 예술의 탈로 얼마나 많은 기만이 있는가. 껍질을 벗기는 것이다. 까고 뒤집어 폭로하는 것이다. 진실의 문턱에 다가가기 위해 우리 모두는 아파야 한다.
아름답고 밝은 것은 그대로 좋다. 더 나아지기 위해 어둡고 칙칙하고 질척이는 곳을 더듬으며 그곳에서 우리는 넘어지고 까져야 한다. 인습의 굴레, 역사의 층, 철학의 늪, 예술의 허위, 문명의 우상 그 모두를 헤쳐 내 눈으로 귀로 혀로 손으로 만져 느껴 보자. 맞서자. 이 세계에 한 인간으로 부딪쳐 보자.'(임옥상)
사람들은 편안한 것을 말하고자 한다. 하지만 임옥상은 불편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한다. 껄끄러운 것을 외면하지 말고 오히려 직시하자고 한다. 현실을 발언하는 그림으로 다른 의견과의 소통 가능성을 꾀하는, 강인한 생명력과 분명한 주제의식을 지닌 민중예술가 임옥상.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40여 년이 넘은 지금도 흔들림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 임옥상의 작품들을 직접 쓴 글과 함께 엮었다.
임영방, 강성원, 김윤수, 김용옥, 도정일, 성완경의 평론도 함께 실어 대한민국 최고의, 대표적인 민중예술가 임옥상 을 이해하는 데에 힘을 실어준다.
시대의 전위에서 현실을 발언하는 그림
우리가 함께 겪은 한국현대사, 공감의 역사기록화
'임옥상의 예술 세계는 우리 시대의 가장 귀족적인 의식과 대중적인(중산층적인) 의식, 민중적 의식 전부를 포괄하는 스펙트럼을 지닌다.'(강성원 미술평론가)
'임옥상의 그림에 구상과 비구상의 이분은 존재치 않는다. 그에게는 진실한 표현이 있을 뿐이며, 그 표현은 인간에 대한 사랑의 심연에서 우러나올 뿐이다.'(김용옥 철학자)
임옥상의 그림은, 극사실의 묘사로 실재감을 강조하고, 서정적 표현으로 감동을 유발시키다가 초현실적 공간으로 전환하여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미지를 중첩시키거나 대비시키는 이지적인 구성과 표정이 풍부한 감성적 호소를 능숙히 배합하는 탁월한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
그의 캔버스에서 한국 현대사는 시대의 기록으로 승화되곤 한다. 암중모색의 1970년대, 광주의 핏빛으로 얼룩진 1980년대, 산업화로 우리 전통들이 희미해져가는 1990년까지, 『벽 없는 미술관』은 한 개인의 시선을 넘어 1970~1990년대 대한민국 현대사를 살아낸 이들을 위한 생의 기록화이기도 하다.
지은이 | 임옥상
1950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미대 회화과 및 동대학원을 나와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광주교대, 전주대 미술학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민족미술협의회 대표를 지냈다. (사)세계문자연구소 대표이며, (사)평창문화포럼과 흙과 도시에서 이사로도 활동중이다. 2017년 현재 임옥상미술연구소 소장이다.
목차
나의 삶, 나의 그림 세계
나는, 내 그림은, 그것들에 대하여
1970年代
왜 우리는 유화를 그리는 걸까 / 캔버스를 살 돈이 없어, 겨우겨우 그린 그림 / 순서 없는 세월 / 나는 나의 식민지성을 극복하고자 한다 / 영은문을 헐고 / 독립문을 세우다 / 살아있는 땅, 어머니인 땅 / 몸짓 / 동그라미를 그린다 / 전 국토를 시장으로, 삼천리 강산을 광고판으로 / 나는 ‘색(色)’ 썼다 / 거울 앞에 서는 일, ‘나’ 와 직면하는 일의 어려움 / 땅 위에 직접 그리다 / 성난 나무를 보라 / 그저 맨몸으로 지켜만 보고 있는 선한 이들 / 누가 우리의 땅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 말하지 않는 자연과 선을 긋는 사람들 / 나는 그림 그린다. 숨쉬기 위해, 살기 위해 / 우아한 만남, 더러운 악수 / 병든 새싹, 뒤틀린 시대의 상처 / 혁명은 불이다 / 아아, 모두 함께 부는 새 시대의 나발들 / 가난한 마을의 평화, 어두운 밤 창가에 고요히 스며드는 슬픈 사랑 / 신 새벽, 부릅뜬 눈으로 지켜보는 희망 / 코끼리 같은, 가위눌린, 어둠의 시대에서 / 광주는 어떤 말도 허락하지 않았다 / 1980년의 나무 /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불길한 우리 모두의 진실 /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긴다, 어떤 예외도 없이 / 우리들의 놀라운 ‘안보적 상상력’
1980年代
“꽃밭에는 꽃들이 한 송이도 없네” / 두 나무 /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아픔 / 우리 민족의 원형은 무엇인가 / 도깨비 / 어룡도와 전통연습 / 우울한 시대의 우화 / 나의 자리는 누가 비워준 자리인가
불안한, 차마 눈부신 아름다움 / 늘 푸른 나무처럼 언제나 푸르게 살고 싶다 / 자화상, 그날의 기록
하루를 먹어치우고 / 들어라, 저 노오란 보리들의 아픈 비명 소리를 / 그리운 가족 / 밥의 소중함과 사람에 대한 사랑 / 밥 속엔 생명과 죽음이 함께 있다 / 노동이란 무엇인가 / 우리는 동물인가, 아닌가
육이오, 그 후 우리는 늙었다 / 행복한 그림 읽기 / 분단 국가, 대한민국 남자의 일생 / 현대사, 의문사
변두리에는 봄볕도 비껴간다 / 거대한 무우와 농민들 / 멀리 백산은 이제나 저제나 저기 저렇게 있는데
세계화와 보릿고개 / 칼과 나무 / 붉은 흙의 아들, 전봉준 / 영원한 고향 / 우리동네 사계 / 이 땅의 어른, 문익환 목사 / 김용택 시인의 섬진강에 카메라를 들고 나타난 미국인
아프리카현대사
1부 아프리카 대륙
2부 유럽 사회에 온 아프리카 인
3부 미국 사회에서의 아프리카 인
1990年代
시간을 담는 그림 / 젊은 시절, 나는 오만했다 / 꽃과 칼, 살아남은 자의 아픔 / 노을이 지는 달동네 / 웅덩이, 숨구멍인 어머니인 웅덩이 / 상극과 상생 / 나는 대지에서 꿈을 꾸었고 힘을 얻었다 / 서울로 향하는 사람들 / 세월이여, 세월이여 / 죽어서 눈을 감을 수 없을 만큼 가슴에 못이 박히다 / 아! 육이오 / 동구 밖 당산나무 아래에서 / 동학과 천주교, 죽창과 십자가 / 관념과 실천–눈은 어디에 달렸는가 / 여선생님 / 쓰러진 동지에게 / 김지하, 한 시대의 신화 혹은 우리들의 상처 / 목포 거리 / 아직도 자신이 사람인줄 믿고 있는 자들 / 성한 것이 없는 산 / 사랑 / 탐라 가는 길 / 그대여 일어나라 / 대지를 떠받치는 두꺼운 손, 그 손의 쓸쓸함 / 슬픔도 일지 않았다 / 당신과 함께 살아갈 줄 알았습니다 / 물은 그리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 1995년 한국, 그 육체의 기록・I / 1995년 한국, 그 육체의 기록・II / 1995년 한국, 그 육체의 기록・III /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 당연히 / 세상을 밝히는 손 / 추락하는 시대에 대한 증언 / 죽음은 또 다른 자유를 위한 시작임을 / 시원(始原) / 우리에게 허용된 자유는 오직 장사치의 자유뿐인가 / “사람들 사이에 사이가 있다. 양쪽에서 돌이 날아왔다” / 일어서는 땅–불 / 일어서는 땅–물 / 숲의 눈물 / 우리들 미래의 희망인 보살님들 / 좌초된 희망 / 아! 아! 아! 문민시대 / 우리는 쿠바를 비웃었다, 미국처럼 / 광주는 끝나지 않았다 / 가슴속에 남아 있는 못다 한 말, 그리고 새로운 표현 양식 / 손을 펴야 꽃이 핀다 / 다섯 손가락 / 할머니의 손 / 함께 찾아가는 희망 / 생명이 아닌 쾌락과 퇴폐의 자리 / 누워서 하늘을 보라 / 한 생명과 사람이 깃들이는 공간 속으로 / 통일을 위하여 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 젊은이, 젊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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