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구의 방법론으로 이미지에 접근한 글이다. ‘미술’만으로 엮이지 않을, 경계 없이 다양한 오늘의 ‘현대미술’을 논하는 과정에 ‘미학적인 것’ㆍ‘정치적인 것’ㆍ’윤리적인 것’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고자 했다. 여기서 페미니즘 인식론과 젠더 관점이 실마리 역할을 해준다. 낯선 접근법일 수 있지만 시각예술이 곧 우리 이야기로 읽힌다.
책소개
페미니즘 연구자가 문화이론으로 읽어주는 시각예술
우리를 둘러싼 이미지들
미학과 정치, 윤리적 쟁점 사이에서 깊게 들여다 보다
“인상 깊은 첫 만남에서부터 한 편의 글로 정착이 될 때까지 여기 언급한 작업들은 모두 긴 시간 심미적 지각과 사유의 멋진 동반자들이었다. 작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작가들과 함께 한 시간은 내밀하고도 유쾌한 공모의 시간이었다.” -프롤로그 中
젠더 관점과 페미니즘 인식론을 통해 보는 이미지
책의 구성은 총 6장과 구성되었고, 일반 독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미지들을 문화연구의 방법론으로 보고 분석하는 시각을 배울 수 있다.
“문화예술과 정치경제의 이데올로기적 관계를 추적하는 문화연구의 간학문적 방법론은 ‘미학’의 독자적인, 다시 말해 고립된 문법체계 안에 머물러 있는 한국의 예술 논의에 생산적이고 창발적인 방식으로 탈주선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미학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그리고 ‘윤리적인 것’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좀 더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이 관계를 드러냄에 있어 늘 비판적 날카로움의 지지대 역할을 한 것은 페미니즘 입장과 젠더 관점이다.”
이러한 젠더 관점과 페미니즘 인식론을 통해 저자는 “지구지역화 시대에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장소/성과 타자/성, 포스트 모더니티, 포스트 콜로니얼의 시공간, 디지털 구술문화로서의 스토리텔링, 무엇보다도 여성미학의 가능성”을 주요하게 탐색한다.
문화예술과 정치경제의 이데올로기적 관계를 추적하는 방법론
1장은 ‘장소/성과 미학’은 신자유주의적 지구화 시대에 지구적인 것의 타자가 된 지역적인 것의 문제를 장소/성의 관점에서 살핀다. 특히 지난 20~30년간 미술계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되었던 공공미술을 주목하면서 장소/성 성찰의 중요한 미학적 표현으로 본다.
2장 ‘사진 ‘이미지’: 재현의 비판적 자리와 탈재현의 새로운 정치학’은 사진의 역사를 배경으로 실재와 재현의 관계를 탐색하는 한편, 시선의 윤리학을 질문하며 이러한 맥락 속에서 사진 ‘이미지’의 몇몇 사례를 살핀다.
3장 ‘페미니즘 미학의 실천’은 여러 세대의 여성 아티스트 작업에 주목한다.
4장 ‘젠더 관점으로 포스트 민중미술 거슬러 읽기’에서는 아트 작업이 사회와 역사에 개입하는 방식과 태도, 정당성 등을 젠더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고민한다.
5장 ‘번역, 전이, 혼종의 시대’는 21세기를 특징짓는 시공간의 압축과 거의 일상화된 이동/이주, 그리고 전지구화된 삶의 패턴이 야기하는 질문들에 주목한다.
마지막으로 6장 에필로그 는 한국 사회를 깊은 슬픔에 가라앉게 만들었던 세월호 참사라는 공적 역사와 저자 본인이 사고로 긴 시간 병원에 유폐되어야 했던 사적 역사의 씨줄 날줄이 형성한 정동으로 구성된다.
지은이 | 김영옥
어려서부터 그림 앞에 앉아 있길 좋아했다. 형태와 색에 반해 종이와 크레용을 사랑했고, 중학교 2학년 때 미술반에 들어오라는 초대를 받았지만, 미술은 돈만 많이 들고 자립은 보장하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화가로의 문은 일찍이 닫혔다.
색과 형태를 향한 사랑은 이미지 전반과 재현에 관한 관심으로 확장되었고 이후 늘 무언가를 보며 읽으며 살았다. 손 대신 눈이 과잉으로 일을 했던 시간들. 페미니즘의 자리가 없었으면 이 시간들은 공허하거나 자폐증 증상을 보였을 것이다.
페미니즘의 아리아드네의 실이 인도하기에 즐겁고 의미 있는 산책들이었다. 앞으로도 이미지와 재현은 나의 유쾌한 학문으로 남을 것이다.
그동안 쓴 책으로는 《노년은 아름다워-새로운 미의 탄생》 외에 《밀양을 실다》(공저), 《우리 모두 조금 낯선 사람들-공존을 위한 다문화》(공저), 《발터 벤야민-모더니티와 도시》(공저)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미학적인 것, 정치적인 것 그리고 윤리적인 것
1장. 장소(성)과 미학
01 동두천 프로젝트:
지구화 시대, 개입으로서의 예술실천과 장소의 문제 ― 정은영·김동령
02 잃어버린 장소를 찾아서: 촉지적 시각과 새로운 심미적 성찰성 ― 임민욱
03 장소 만들기의 정치학과 스토리텔링 : 용산 관련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2장. 사진 ‘이미지’: 재현의 비판적 자리와 탈재현의 새로운 정치학
04 새겨진 정체성: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몸의 현상학 ― 김준
05 불화하는 젠더, 정체성의 학교: ‘복장 속의 실존Being/Existence’에 깃든 두 가지 ‘되기Becoming’ ― 배찬효
06 ‘그녀’의 자리, 사진의 사회적 자리 ― 정지현
07 카메라의 눈, 그녀들의 속삭임에 시선을 돌려주다 ― 김진희
08 광경scape-scope, 그리고 그녀의 바다 ― 신미혜
3장. 페미니즘 미학의 실천
09 손들의 공동체: 예술가의 직관, 페미니즘과 공명하다 ― 윤석남
10 기억을 향한 기록들의 몽타주: 그녀의 카메라, 그리고 사진 속/밖의 여성들 ― 박영숙
11 보라, 이 소녀들을: 소녀 미학, 소녀 월드 속으로 ― 류준화
12 말 걸기address로서의 미술: ‘걸개그림’에서 ‘지워지다’까지 ― 정정엽
13 여성 삶에 바치는 헌사: 채색화의 재구성과 여성 장인의 손 ― 정종미
14 〈여성국극 프로젝트〉와 당대 페미니즘 아트 ― 정은영
15 방, 방을 낳다: ‘방’의 사회·공간적 현실과 재현의 정치학 ― 윤석남
16 문화정치학의 관점에서 본 여성노동과 젠더 레짐 : 여성노동자투쟁 다큐멘터리를 중심으로
4장. 젠더 관점으로 포스트 민중미술 거슬러 읽기
17 페니스 파시즘을 조롱하다: 뱀과 남자, 탈유기체적 신체 ― 정복수
18 멜랑콜리, 키치의 몸을 입다: 포스트 민중미술의 복화술 ― 김상돈
19 포스트 콜로니얼 기억의 정치학: 끝나지 않은 전쟁과 젠더 ― 고승욱
번역, 전이, 혼종의 지대
20 절대 고독, 차이, 아트 그리고 ‘좋지도 나쁘지도 이상하지도’ 않은 비평: ― 김홍석
21 유랑하는 침대, 전이하는 의미, 생성하는 기억의 성좌 ― 태이
22 접촉지대 피부: 미메시스의 능력 회복을 위하여 ― 김미루
23 비非/장소, 비非/인간, 비非/이야기: ‘거미의 땅’을 만나는 한 방식 ― 김동령·박경태
24 지우다/지워지다/쓰다: ‘얼굴’의 윤리학 혹은 ‘괴물-이웃’의 정치학 ― 조현아
에필로그
25 위험사회 난민의 안전한 노년의 꿈 ― 옥인 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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